아베에 등 돌리는 국제정세, 우리 정부-국민 나서야 할 때용서받는 독일과 외면당하는 일본...책임지는 자세의 차이
  • 1945년 1월 27일.
    나치의 유대인 강제 수용소가 있는 아우슈비츠를 소련군이 점령한다.
    2차 세계 대전 동안 유대인 학살이 이어진 [홀로코스트]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당시 풀려난 유대인은 7천여명.
    UN은 이를 기념해 지난 2005년,
    1월27일을 홀로코스트 추모일로 정했다.
    나치의 홀로코스트가 인류의 치욕적인 사건으로 기록된 이후.
    독일은 수십년간 반성에 반성을 거듭한다.
    "전쟁의 책임이 이전 세대에 있다고 하더라도
    독일 국민이 [집단책임]에서 면책될 수 없다."
       - 1985년 바이츠세커 대통령


    "우리 독일인은
    [쇼아(히브리어로 재난이라는 뜻. 홀로코스트를 의미)] 때문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희생자와 생존자, 그리고 그들이 살아남도록 도와준 사람들에게 머리 숙인다."
       - 2008년 메르켈 총리 이스라엘 의회에서


  • ▲ 폴란드 바르샤바에 유태인 위령탑에 무릎을 꿇은 빌리 브란트 전서독 총리 ⓒ 자료사진
    ▲ 폴란드 바르샤바에 유태인 위령탑에 무릎을 꿇은 빌리 브란트 전서독 총리 ⓒ 자료사진
     
  • ▲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유태인 수만 명을 학살한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 추모관을 찾아 헌화하는 모습. ⓒ 연합뉴스
    ▲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유태인 수만 명을 학살한 다하우 나치 강제수용소 추모관을 찾아 헌화하는 모습. ⓒ 연합뉴스

    독일은 실제로 피해보상금 지급은 물론
    영토 반환과 공통의 역사교과서 편찬 등
    뼈아픈 과거사 반성을 했다.

    독일 정부가
    홀로코스트 피해보상금으로 쓴 돈은
    현재까지 700억달러(약 80조원)에 이른다.

    거듭되는 반성에 주변국도 조금씩 마음을 열었고
    지금의 독일은 다시 유럽의 정치적-경제적 맹주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 ▲ 독일 나치 정권의 유대인 대학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국제 홀로코스트 기념일 행사가 27일(현지시간) 독일과 폴란드에서 각각 열렸다. 사진은 독일 베를린의 연방하원(분데스탁)에서 열린 기념식에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왼쪽부터)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갔었던 러시아 작가 다닐 그라닌(95), 노르베르트 람메르트 하원의장이 도착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 독일 나치 정권의 유대인 대학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국제 홀로코스트 기념일 행사가 27일(현지시간) 독일과 폴란드에서 각각 열렸다. 사진은 독일 베를린의 연방하원(분데스탁)에서 열린 기념식에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왼쪽부터)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갔었던 러시아 작가 다닐 그라닌(95), 노르베르트 람메르트 하원의장이 도착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반성 없는 일본
    홀로코스트와 비교되는 일본의 마루타.
    2차 대전 당시 일본은
    만주 하얼빈에서 매년 600명을 생체실험 대상으로 이용하고 죽였다.
    소련의 일제전범재판 결과 희생자는 3천여명에 이른다.
    여기에 위안부와 남경대학살까지.
    "성적 에너지를 합법적으로 해소할 장소가 없다면
    용맹한 군인들의 에너지를 제어할 수가 없다."
       - 하시모토 오사카 시장


    그러나 일본은 반성하지 않는다.
    한일 축구 경기마다 등장하는 욱일승천기.
    그들은 자신들의 과거를 당당하게 여긴다.
    "침략에는 정의가 없다.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으로
    일본 지도자로서는 아주 당연하다."
       - 아베 일본 총리


    오히려 식민지배가 우리 나라에 공헌을 했다는 궤변을 늘어놓는가 하면,
    "조선의 발전에 일본이 대단히 공헌했다는 점이
    영국의 인도 지배와는 전혀 다른게 아닌가."
       - 마루야마 일본 자민당 의원


    한국인 뼈속에 한을 서리게 만든 위안부 문제에
    입에 담지 못할 망언을 쏟아 낸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쟁 지역에는 (위안부가) 있었으며
    독일·프랑스 등에도 있었다. 

    한국이 일본만 강제 연행했다고 주장하니까 이야기가 복잡한 것."
       - NHK 모미이 가쓰토 회장


    "일본에는 한국인 매춘부가 득실하다"
       - 니시무라 신고 일본 중의회 의원


  • ▲ 아베 일본 총리 ⓒ 연합뉴스
    ▲ 아베 일본 총리 ⓒ 연합뉴스
    용서받는 독일, 퇴출당하는 일본
    입닫고 반성한 독일이 유럽의 맹주로 부상한 반면,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직면했다.
    역사인식 문제로 일본과 대립각을 세운 중국은
    최근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2배로 증축하기로 했다.
    미국 하원은
    일본군 군대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과를 요구하도록
    국무장관에게 촉구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미 통과된 [결의안]보다 한층 수위가 높은 [법률]을 만든 것은
    더 이상 일본의 안하무인을 두고 볼 수 없다는 미국 사회의 여론이다.
    미국 만큼은 자기 편일 줄 알았던 아베 총리는 곤란한 지경에 빠졌다.
    아시아 순방을 준비 중인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일본 방문을 하지 않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국제사회에서
    2차 세계 대전에 대한 일본의 반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을 전망이다.
    일본 왜 반성하지 않나?
    사실 깊숙히 들여다 보면
    독일 역시 100% 반성의 태도만 있는 건 아니다.
    독일은 그동안 범죄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나치]이며,
    독일 국가-국민과는 별개로 보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입장은 독일 역시 [나치]의 피해자라는 논리로 이어진다.
    "세계 대전 이후
    구 독일령에서 독일인이 추방된 것은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사실은 인식되어야만 한다."
    - 메르켈 총리, 2009년 2차대전 개전 70주년 기념식전에서


    따지고 보면 일본의 적반하장도
    독일처럼 [우리도 피해자]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다.
    그리고 그런 인식의 중심에는 미국이 있다.
    2차례에 걸친 원폭 투하는
    일본으로 하여금 [가장 큰 피해는 일본이 받았다]는 의식을 심어줬다.
    독일에 비해 흐지부지로 끝난
    일본 전쟁 책임 청산 과정도
    종전 후 일본을 점령한 미국이 선택한 것이었다.
    일본 전범들을 살려
    동북아 냉전에 대비한 방패로 쓰려 했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큰소리 한번 못치고
    일본에 의존한 [경제 개발]에 급급했던 우리나라의 책임도 크다.
    집권하면 [미국 다음 일본]을 방문했던 역대 대통령과 달리
    여전히 "사과 먼저"를 말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일 외교 이후
    국제사회의 태도가 급격히 달라진 것이 좋은 예다.
    이런 국제사회의 동조는
    유럽 17개국이 채택한 <홀러코스트 부인 금지법>과 같은
    일본의 반성을 강요하는 [명문화]된 법안도 기대하게 만든다.
    유태인 학살이 실제로 그리 심각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영국의 역사학자 데이비드 어빙
    이 법에 의해 징역 3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표현의 자유의 원조국가 영국에서 이뤄진 일이다.
  • ▲ 아베 일본 총리 ⓒ 연합뉴스
    안타깝지만 이제와서 일본의 반성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독일의 일반 국민도 아직은
    [나치의 잘못은 우리의 잘못]이라는 말은 쉽게 하지 못한다.
    이미 70년간 반성없는 일본이 다시 생각을 고쳐먹는다 해도
    그 결과가 일반국민의 여론으로 나타나기까지는
    100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그때는 이미 직접적으로 피해 입은 사람은 진짜 역사 속으로 사라진 뒤다.
    미국 의회에서도 통과된 [북한인권법]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한
    우리 의회와 정부가 머리를 찧으며 반성하고
    우리 국민도 [마루타]와 [위안부]를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