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奉泰弘(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를 기리며

    광우병 暴亂 등 고비마다 온 몸을 던져 싸운 애국투사의 명복을 빈다.


    裵振榮(월간조선 기자)     



    우파운동가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53세.
    몇 년 전부터 암으로 투병 중이었고,
    얼마 전부터는 위중하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 ▲ 故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
    ▲ 故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

    얼마 전 보수인사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그 얘기가 나왔다.
    그때 나는
    “좌파들은 자기 쪽 사람이 죽으면 [민주시민장]이니
    뭐니 하면서 크게 하는데,
    우리도 봉 대표가 세상을 떠나면,
    [애국국민장]으로 크게 모셔야 한다”

    말했었다.

    봉(奉_ 대표를 알게 된 것은
    11년쯤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아마 노무현이 당선된 후,
    대선 선거부정 의혹을 제기하는 우파 젊은이들의 모임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종로 사직공원 근처의 한 식당에서 만났던 것 같다.
    이 얘기 저 얘기 끝에
    “生業으로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애견잡지를 한다”고 대답했다.

    이후 10년.
    애국운동의 현장에는 늘 그가 있었다.

    그는 생긴 것과 마찬가지로,
    [장판교의 장비]였다.

    노무현 정권 시절인 2005년 남북축구대회 때에는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앞에서 태극기 사용을 가로막는 盧 정권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종북시위대가 던진 돌에 머리를 다쳤지만,
    피를 흘리면서도 시위를 계속 했다.
    2008년 광우병폭란 때에는
    청계광장 시위대들 앞에서 당당하게 광우병 시위가 왜 엉터리인가를 지적하다가,
    멱살잡이를 하기도 했다.
    겉멋 든 얼치기 좌파들이 헛소리를 하면,
    그는 반드시 고소 고발로 응징했다.

    봉 대표는 정치에 뜻이 있었다.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한 적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투사](鬪士)보다는
    명사(名士)-박사(博士),-고시족을 편애하는 한나라당에
    가방 끈 짧은 그가 끼어들 자리는 없었다.

    그래도 꿈을 이루어보겠다고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괄괄한 성격 탓에 구설에 오른 적도 있었다.

    한번은 우파시민단체를 하고 있던 친구가
    “봉태홍 대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봉태홍 대표 안 좋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긴 하다.
    하지만 2008년 광우병 폭란 때,
    광화문 한 복판에서 좌파들과 멱살잡이 하면서 싸운 것은
    봉 대표밖에 더 있나?

    한나라당 사람들이나
    우파시민운동 한다던 교수들, 변호사 등
    정말 대한민국으로부터 혜택 받고
    대한민국을 위해 나서야 할 사람들이
    모두 몸 사리고 있을 때,
    봉 대표만큼 투쟁한 사람이 누가 있나?

    광우병 폭란 때 싸운 그거 하나만 가지고도
    나는 봉 대표를 높이 평가한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만한 투사가 없다.
    봉태홍은 애국자다.”


    그 친구도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했다.

    봉태홍 대표는
    매일 아침 이-메일로
    <라이트 코리아>의 활동을 알리거나
    종북좌파를 규탄하는 성명을 보내오곤 했다.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잠깐이나마
    나라 걱정하는 얘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던 그가 언제부터인가 소식이 뜸해졌다.
    그리고 그가 아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한 번 문병을 가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실행을 못하고 있었는데,
    결국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병석의 그를 찾아보지 못한 게 미안하다.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우파운동을 한다는 것은 봉태홍처럼 사는 것이다.
    돌팔매질 당하고,
    멱살 잡히고,
    구치소 가면서,
    온갖 중상을 받으면서 사는 게
    우파운동가다.

    이른바 아스팔트우파들이
    종북좌파들과 박 터지게 싸운 덕에
    정권을 잡은 자들이 호의호식하고 있을 때,
    아내가 근근이 벌어오는 돈으로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게 애국우파다.
    좌파에서 전향한 뉴라이트 지식인들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청와대로, 정부로, 여의도로 진출할 때,
    [수구꼴통]이니,
    [아스팔트우파는 품위가 없다]느니 하는,
    경멸과 조롱을 당하는 게 아스팔트 우파다.

    어쩌다 정치에 뜻을 두고 한나라당(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해도
    노무현 좌파 정권 아래서 잘 나가던 영혼 없는 관료 나부랭이들에게 밀려
    그가 낸 공천서류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가 버리기 일쑤다.

    봉태홍 대표의 부음과 함께,
    500일 동안 옥인교회에서 탈북자 북송반대농성을 벌이다가
    공무집행방해로 4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강재천씨가 벌금을 못 내서
    80일간 노역장 유치처분을 받았다는 소식이 들어왔다.

    그는 변호사에게
    “누구도 내 벌금을 대납(代納)해 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봉태홍-강재천 씨 뿐이 아니다.

    잘 나가는 골프강사였던 장기정 <자유청년연합> 대표는,
    우파 운동 10년 동안 전과(前過)만 생겼다.

    봉태홍 대표의 빈소에는 내일 저녁에나 찾아가야겠다.
    거기 가면 아스팔트우파들이 많이 와 있겠지.
    소주 좀 마실 것 같다.

    착잡하다.
    봉태홍 대표의 冥福(명복)을 빈다.


  • ▲ 故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


     
     <주> 아래는 2007년 6월29일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가 낸 성명이다.


    2005년 8월 14일. 월드컵 상암경기장 앞에서 자유진영 단체 회원들과 함께 태극기를 어린이와 행인들에게 나눠주다가 대한민국 경찰에 의해 들고 있던 태극기 수기 수백 개를 강탈당하고, 나는 주변에서 태극기 배포를 비난하는 친북분자가 던진 얼음물병에 맞아 이마가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응급조치는커녕 경찰에 의해 두시간 이상을 포위, 감금당한 적이 있다.

    대한민국 땅에서 대한민국 국기인 태극기가 경찰에 의해 처참하게 유린당한 ‘태극기 수난사’이며 대한민국 경찰에 의한 ‘태극기 강탈 사건’이다. 당시 경찰서장과 현장 경찰 간부 2명을 고소했지만 검찰이 무혐의 처리했다. 태극기 강탈과 불법감금이 무혐의가 된 것이다.

    지난 5월 17일, 남북철도를 시험운행 하는 날, 문산 역사 앞에서 “국군포로·납북자 송환없는 남북철도 연결 반대”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태극기를 펼쳐 드는 순간 경찰들은 즉각 태극기를 빼앗아 역사 화단 속에 처박아 버린 일도 있다. 그 때도 남북철도 연결 기념행사가 끝나는 시간까지 두시간여동안 경찰에 의해 포위, 감금당해야 했다.

    2005년 8월 8일 당시 국무총리인 이해찬은 '(인공기)훼손 또는 소각한다든가 하는 행위에 대해 정부가 관대하게 넘길 때는 지났다”면서 8.15기념 남북공동행사기간에 인공기 소각행위에 대해 “아주 단호한 조치를 취하도록 경찰에 지시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 때 나는 보수단체 몇몇 회원들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보수단체의 인공기 소각 행위´가 있을 경우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이해찬 당시 총리의 발언에 대해 ‘인공기 비호 이해찬 총리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인공기를 소각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당시 나는 “인공기 소각 행위를 처벌하려면 ´북한 형법´으로 처벌하라” “인공기 비호하는 이해찬은 북한 총리인가?”라며 “인공기 소각행위에 대한 강력처벌을 운운하면서 인공기를 비호하고 대국민협박성 발언을 한 이총리를 규탄한다”고 했다.

    그 후 1년이 훨씬 지난 시점에 검찰로부터 집시법 위반으로 벌금30만원의 약식명령 통지가 날아왔다.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인공기를 소각하려 했던 당시 기자회견을 경찰이 문제 삼아 인지수사를 했고 검찰은 집시법 위반으로 벌금을 부과한 것이다. 인공기 소각을 달리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어 집시법으로 약식 기소한 것이다.

    “아주 단호한 조치를 취하도록 경찰에 지시해 주기 바란다”라고 한 총리의 말에 알아서 긴 것인지는 몰라도 대한민국 경찰로서는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한 것이다. 경찰의 태극기 강탈과 불법감금은 무죄이지만 인공기 소각은 범죄가 된 것이다.

    벌금 30만원. 적다면 적은 금액이라 법원에 왔다 갔다 하는 번거로움이 귀찮다면 내고 말수도 있다. 그러나 인공기 소각행위를 범죄행위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단 1만원의 벌금도 내서는 안된다고 판단하고 친김정일세력과 권력 앞에 굴종해 인공기를 비호하는 개념 없는 경찰과 이에 벌금을 부과한 검찰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라도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지난 3월 28일. 이 사건(서울지법 2006 고정 5382)에 대한 첫 공판이 있었다.

    그 후 지난 6월 8일 증인으로 출석한 사건 당시 현장 관할경찰서 책임자 이모 정보계장은 “인공기 소각이 범법행위는 아니다. 그러나 경찰의 (인공기를 소각하지 말라는)제지를 무시했기 때문에 범법행위다”라는 요지의 증언을 했다.

    인공기 소각은 범죄행위가 아닌데 경찰이 제지한 것을 따르지 않아 집시법 위반이라는 앞뒤 안 맞는 논리로 나를 집시법 위반 범법자로 몰아간 것이다. 범죄행위가 아니라면서 왜 제지했는가? 그것은 법에도 명시되지 않은 인공기 소각에 대한 엄중처벌을 강조하며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자 행세를 한 이해찬의 지시에 경찰이 지나치게 반응한 것이다.

    경찰은 인공기 소각행위를 문제 삼았고 검찰은 벌금을 부과했다. 오는 7월 11일. 오후 2시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421호실에서 선고가 있다. 이제 남은 판사의 판결이 주목된다.

    벌금의 형량으로 봐서는 큰 사건은 아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집시법 위반이라기보다 ‘인공기 소각’에 대해 최초로 사법부가 유죄판결을 내린 사건이다. ‘경찰의 인공기 비호사건’이라 할 수도 있다.

    인공기 소각행위를 집시법위반으로 검찰이 기소하고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내린다면 벌금의 다소를 떠나 사법부가 인공기를 지키기 위해 내린 잘못된 판결이 될 것이다.

    1심에서 검찰의 구형대로 유죄판결이 날 경우 항소할 것이다.

    사법부가 끝까지 인공기 소각을 집시법위반으로 판단해 유죄판결을 내린다면 유치장에 갇혀 노역을 사는 한이 있더라도 벌금은 내지 않을 것이다. 벌금을 내는 것은 인공기 소각을 범법으로 인정하는 것이고 인공기 비호세력의 교묘한 자유진영 탄압에 굴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검사, 판사들의 오류와 불찰로 잘못된 판결이 나오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지금은 그리스 시대가 아니다. “악법도 법이다”가 아니라 “악법은 고쳐야 한다”가 맞다.

    지난 3월 광화문 네거리에서 경찰봉쇄망을 뚫는 등 ‘한미FTA반대’ 시위가 불법으로 자행되었음에도 종로경찰서는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위판을 벌이는 것을 묵과했고 오히려 보호하는 인상마저 준 적이 있다.

    불과 5~6명이 한적한 인도 상에서 기자들 앞에서 성명서 한장 낭독하고 인공기 한장 태우려 한 것을 경범죄도 아닌 집시법을 적용한 경찰과 검찰. 그들이 과연 대한민국 경찰이고 검찰인지 의심스럽다. 물론 경찰과 검찰 대부분은 대한민국 편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좌익단체 앞에서는 한없이 순해지면서 우익단체 앞에서는 오만해지는 좌파정권에 과잉충성하려는 완장부대가 경찰 내에 적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3.1절 골프파동의 장본인이었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 최근 대통령 출마선언을 하면서 “이명박, 박근혜는 권투로 말하면 플라이급이나 라이트급 밖에 안 된다”며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최소한 미들급은 된다. 한방이면 그냥 간다”고 했다.

    그 발언은 미들급은커녕 플라이급 아래 핀급에도 못 미치는 급수라 하겠다. 플라이급 아닌 모스키토를 연상케 하는 그의 말대로 누가 한방에 가는지 지켜보겠다.

    이해찬의 ‘인공기 소각 엄단’ 지시로 인해 종로경찰서가 만들어낸 ‘경찰의 인공기 비호사건’의 법원 선고를 앞두고 인공기를 비호한 이해찬을 직접 찾아가 한방 날리러 갈 것이다.

    2007.6.29

    봉태홍 / 라이트코리아 공동대표, 자유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