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공산주의 국가다?

    박영순 기자 /뉴포커스

    전체주의 국가에서 살다 온 탈북자는 북한에서 교육받을 때 남한의 자본주의 단점만을 배운다. 남한은 부익부 빈익빈이 심해서 길거리에 거지가 넘쳐나고 굶어 죽는 사람이 넘쳐난다는 식이다.

     이렇듯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의 생활에 대해 잔뜩 긴장한 채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탈북자 중에는 “도리어 남한이 더 공산주의 같다”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

     탈북자 최 지연(가명)씨는 하나원 수료 후 미리 한국에 온 동생 집에 놀러 갔다고 한다.
    먹지 않은 쌀 포대며, 냉장고 안에 있는 음식물을 보고 “어찌 우유가 이렇게도 많은가?”라고 물었다. 동생이 “보건소에서 임산부를 위해 배급하는 것인데 미역, 감자 등 임산부가 필요한 음식을 무료로 준다”고 말했다.

     이 말에 작지 않은 충격을 받은 최 씨는 “한국은 자본주의 국가라 모든 것을 내 돈 주고 사야만 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국가에서 필요한 것을 배급해 주는 것을 보니 한국이 진정한 공산주의 국가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물론 최 씨의 동생은 기초생활 수급대상자이며 임산부이기 때문에 받는 혜택들이다.
    최 씨는 모든 한국인이 이러한 혜택을 받는 것으로 착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만 보더라도 최 씨는 북한에서 배운 자본주의에 대한 오해가 충분히 풀렸을 것이다.

     탈북자들은 중국에 있을 때 브로커로부터 “한국에 가면 집도 주고 돈도 주고 필요한 것을 국가에서 제공해준다”는 말을 듣고 처음에는 “거짓말이 아닌가?”라며 의심했다고 한다.

     5년 전 탈북한 이 영준(가명)씨는 “남한의 발전을 위해 벽돌 한 장 나른 적도 없는 우리에게 왜 그렇게 잘해줄까? 하며 의구심이 생긴 적이 있다. 결국 ‘한국은 우리가 배운 것보다 훨씬 훌륭한 나라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탈북자 최 씨는 최근 복지관에 있는 하나 센터를 통해 지역사회 응과정을 배운다고 한다.
    마트 이용법, 서울 시내 구경, 야구경기 관람 등을 통해 한국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예상치 못한 대접을 받을 때마다 한국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북한에서 속아서 살아온 세월이 너무 억울하다.
    이런 사실을 북한의 가족에게 빨리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북한정권이 주민에게 ‘우리는 남조선과 다르게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자’며 선동을 해도 적장 북한주민은 “다 같이 거지 되고 다 같이 굶어 죽자는 것이냐”며 푸념을 털어놓는다고 한다.

     최 씨에게 농담 삼아 “북한에서 잘살게 해준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납치당해서 다시 북한으로 간 사람들이 너무나 불쌍하다”며 얼마 전 북한이 월북자라고 주장한 청소년 9명의 안위를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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