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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새 홍보수석을 맞아
소통에 큰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정무수석에서 홍보수석으로
수평이동한 이정현 신임 홍보수석이 4일,
“매일 언론과 접촉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수석은,
홍보수석으로 발탁된 뒤,
첫 출근길부터 예고없이 청와대 춘추관 기자실을 찾았다.전임 이남기 홍보수석이,
임명된 뒤 석달 간 기자실을 찾은 것이 서너 차례에 불과했던 데 비하면,
파격적인 행보다.그나마 이남기 전 수석의 방문은,
윤창중 스캔들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해명기자회견 등이 대부분이어서
[소통]과는 거리가 멀었다.이 수석이 제안한 소통 방식은 더 파격적이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이른바 [목욕탕 토크]를 제안했다.“오전에 씻기도 해야 하고,
청와대로 오면서 여러 가지 조율할 것도 많아
기자들의 전화를 다 받을 수 없다.
새벽시간 춘추관 지하 목욕탕에서
출근한 기자들과 간단히 얘기하면서
언론이 청와대에 대해 궁금한 게 뭔지 들어볼 생각이다.”- 이정현 홍보수석
[목욕탕 토크]는 과거 정부에서도 종종 써왔던
대 언론 친화적 정책의 대표적 방식이다.
간단한 샤워시설이 갖춰진 춘추관 간이 목욕탕에서
녹취나 방송 화면을 위한 표정관리 부담없이
편하게 기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홍보수석으로 발탁된 뒤 청와대와 언론과의 가교 역할을 약속한 만큼
그 실천방안으로 [목욕탕토크]를 제의,
언론과 소통하면서 현안에 대해 질문과 답을 주고받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하지만 아쉽게도 이 수석의 [목욕탕토크]는 성사되지 못했다.
여기자들이 참석할 수 없는데다가,
장소가 불편하다는 지적이 뒤따르자,
이 수석은 “목욕은 청와대 경내에서 하겠다”고 선언했다.대신 이른 오전,
춘추관 기자실을 찾는 [간이토크]를 약속했다.
이는 지난 대선 때 공보단장으로 매일 오후 3시께 기자실을 찾아
이른바 [사랑방]을 운영하며 기자들과 소통했던 방식을 재가동하는 셈이다.당시 이 수석은,
애당초 공보단 소속이 아니었으나,
공보단의 활동이 기대에 못 미치자,
박 대통령은 그를 공보단장으로 투입했다.
이후 그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기자실을 찾아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등 기자들과 소통의 중심에 섰다.박 대통령이,
두번씩이나 이 수석에게 언론과 소통 역할을 맡긴 데는
이 수석의 이같은 노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이 수석은,
지난 2004년부터 올 초까지 9년간의 박 대통령 어록(語錄)을 모두 정리,
이를 틈나는 대로 읽고 모두를 외어,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메시지를 그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박 대통령이,
과거 이 수석에 대해,
“지금까지 내가 하지 않은 말을 한 번도 (기자들에게) 한 적이 없다”고 말했을 정도이다.이 수석은 “새벽 [간이토크] 외에도 언론과의 접촉은 매일 하겠다”고 약속했다.
“오전 청와대 회의가 끝나고 한번,
오후 청와대 회의가 끝나고 또 한 번,
기자실에 들려 언론의 관심사에 대해 백브리핑 형식으로 알려드리겠다.”“기자들이 대통령과 직접 전화 통화하기는 힘든 만큼,
미국과 같이,
춘추관장실에 각 기자가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질문지를 붙여놓으면,
그걸 수거해,
해당 기자분들에게 답변하는 방안도 생각해보겠다.”이 수석은 다만 공석인 정무수석과 대변인 추가 인선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앞으로도 모르는 것과 말할 수 없는 것은 그대로 말씀드리겠다.
오랜(공보) 활동을 하면서 그 두 개 사이를 잘 빠져나가는 방법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