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구를 가르치는 국사교육,
    필수화는 어불성설이다.


    하정화 (전 대학교수)

    며칠전 <조선일보> 지면에서 “자유학기제보다 한국사 필수 교육이 먼저다”라는 한 전직 영어교사의 독자 기고문을 보았다.
    그 교사분은 “중학 과정에 시험 없는 한 학기를 넣는다면 학력이 떨어지게 되고 일부는 사교육에 집중하게 될 것 같다. ..(대신) 수능에 국사를 반드시 넣고, 집중이수제란 이름으로 뭉뚱그려진 역사에서 국사를 따로 떼내 가르쳐야 한다. 국사를 제대로 못 배워 학생들의 역사의식이 희미해진 상태로는 미래를 짊어질 꿈나무로 키울 수 없다”는 주장을 하셨다.

    원론적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사교육의 현실을 보면 우려스러운 주장이다.
    19세기 개항 이후의 근현대사,
    특히 대한민국사와 관련한 현행 국사교육이 왜곡된 시각으로 잘못 기술돼 있기 때문이다.
    균형 잡히긴 커녕 허구와 선동으로 물든 현대사 교육이 필수적이어야 한다는 말은,
    당장 목이 마르니 바닷물을 마시자는 얘기나 진배없다.

    작년 말에 나온 <백년전쟁>(민족문제연구소 제작)에는,
    이만열, 서중석, 주진오 같은 국사학자들이 나온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마타도어로 가득한 이런 동영상에
    국사학자들이 들러리를 선 셈이다.
    명예훼손 시비가 일자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조차
    “상상력에 근거한 픽션’이라며 발뺌하는 마당에 말이다.

    이들 중 한 사람은 현행 한 국사교과서의 필진이다.
    실제로 해당 교과서를 살펴보면 잘못된 해석과 서술이 곳곳에 보이며,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업적은 거의 기술되어 있지 않다.
    이런 시각은 여러 국사교과서에 보편적으로 보이는 문제이다.
    김일성에 대해 호의적으로 서술하고 대한민국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을 가진 어떤 국사 교수는 <대한민국사>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 대한민국의 뿌리가 썩었다고 주장하고,
    선배 세대들의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힘겨운 노력들은 배제하는 역사교육.
    이런데도 국사교육이 필수가 되어야 하는지.

    나는 내 아이들에게 그런 것은 가르치고 싶지 않다.
    먼저 어떤 역사를 가르쳐야 할 것인지 점검해야겠다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