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중, 빨리 나서서

    맷집을 보여줘야

     


  • 청와대 전 대변인 윤창중이 박근혜 대통령을 수행하고 미국을 방문했다가 갑자기 먼저 귀국했다.
    그리고 추문이 줄줄이 사탕처럼 터졌다.
    1.5세 교포인 21살짜리 여성 인턴을 어떻게 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즉시 윤창중 대변인을 경질했다.

    자, 사건이 복잡하다.
    야당은 신났다.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은 역시나 그 수준 다운 말을 한마디 했다.
    창조적이라고.
    다른 야당 의원들도 더 멋지고 더 잘 꽂히는 자극적인 표현이 없을까 많이 고민할 것 같다.

    어차피 사건은 벌어진 것이고, 이제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달렸다.
    각자에게 던져진 문제는 각각 다르다.
    마음 추스리고 냉정하게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짚어보자.



    1.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인생 끝난 거 아니다.
    사나이가 살다 보면 눈보라도 몰아치고 비바람도 맞기 마련이다.
    간단하다.
    본인이 지금까지 써 댄 강렬한 칼럼에 걸맞게 행동하면 된다.
    잘 못 한 거 있으면 벌 받으면 되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면 된다.

    물론 전세는 불리하다.
    온 국민들이 윤창중 이름을 수도 없이 불러댈 것이다. 
    잘 됐다 싶어서 온갖 말로 공격할 것이다.

    윤창중이 먼저 할 일은 숨지 말라는 것이다.
    정정당당하게 나타나서 설명할 것은 설명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면 된다.

    여기에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일이 있다.
    절대로 고개를 숙이지 말아야 한다.
    왜냐고?
    이미 윤창중은 뭇 매를 맞았다.
    대통령에게 뒷통수에서 짤렸다.
    신문-방송-인터넷은 윤창중 이름 석자를 도배하는 것으로 능멸했다.

    이것 자체로 이미 엄청난 벌을 받은 것이다.
    또 하나 남은 징벌이 있다면, 성추행인지 성폭행인지 모를 행동에 대한 사법 조치이다.
    당당하게 직면하면 된다.

    미국으로 오라 하면 가고, 한국 감옥에서 부르면 들어가면 된다. 

    절대로 고개를 숙이지 말 일이다.
    왜냐고?
    지금까지 수없는 사람을 말로 글로 공격한 사람이라면 서서 맞아 죽는 게 낫지,
    고개 숙이고 명예를 구걸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인생을 부정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탤런트 박시후 사건이 공교롭게도 10일에 마무리 됐다.
    박시후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고소했던 A양 (필자는 이 여성이 왜 끝까지 이름없는 A양이 되어야 하는지 모르겠다)이 고소를 취하했다.

    그래서 이 사건은 아무 일도 아닌 것으로 끝났다.
    처음 이 사건이 터졌을 때, 가장 인상깊게 봤던 것은 박시후의 태도였다.
    박시후는 경찰에 출석하면서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고,
    수많은 취재진들이 두눈을 부릎뜨고 쳐다봤을때도 한 번도 고개를 숙인 적이 없다.
    눈을 땅으로 깔지도 않았다.

    성폭행했는지, 서로 좋아서 원 나잇 스탠드를 했는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어쨌든 박시후는 자기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빠져 나왔다.

    명색이 논객으로 수많은 사람을 공격했던 윤창중이 박시후 만큼도 못해서야 쓰겠는가?
    돌에 맞아 죽는 한이 있더라도 뻣뻣하게 서서 "나 윤창중이야" 증명하기 바란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이것이다.
    윤창중, 당신의 맷집을 보여보세요.


  • 2. 청와대에도 문제가 하나 던져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성과가 아주 좋았는데,
    윤창중 한 사람 때문에 먹칠을 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럴까?
    나는 아니다고 생각한다.
    사람 심리가 묘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열심히 혼신을 다해서 잘 했는데, 한 사람의 실수 때문에 먹칠이 됐지만,
    오히려 그것이 국민들의 안타까움을 자극할 수 있다.

    실수없는 사람 한 명도 없다.
    모든 사람은 다 실수를 한다.
    윤창중 때문에 미국 방문 성과가 희석된다고?
    그렇지 않다.
    저거 하나면 완벽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은,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오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 3. 사실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은 A양이다.

    그녀는 이제 겨우 21살이다.
    정말 부푼 꿈을 안고 1.5세 교포로서 모국에서 여성 대통령이 온다고 하니
    얼마나 큰 기대를 가지고 인턴에 지원했을까?
    인턴으로 선발됐을 때 그녀가 가졌을 부푼 기대감과 마음을 설레게 한 희망,
    그리고 모국에 무엇인가 기여할 수 있게 됐다는 그 벅찬 가슴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윤창중 전 대변인과의 관계가 어그러지면서 그녀는 어쨌든 경찰에 신고를 했다.
    짐작컨대 성추행이 있었을 때 이렇게 저렇게 대처하라고 배운 대로 행동했을 것 같다.
    A양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겨우 21살이다.
    대한민국 5,000만 국민이 난리를 치고,
    전 세계 뉴스의 중심에 서게 되리라고 과연 조금이라도 예상을 했을까?

    아닐 것이다.
    가장 큰 충격을 받아서 어찌할 줄 모르는 멘붕상태에 빠졌을 것이다.
    지금의 사태는 21살짜리 여성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무거울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역시 인생의 한 장면이요, 도전이다. 

    어쨌거나 윤창중이나 청와대가 신경써야 할 부분은 바로 A양이다.
    윤창중 전 대변인은 직접 A양에게 사과해야 한다.
    청와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사무적이고 기계적인 그런 거 말고,
    진정으로 한 젊은이의 앞날을 걱정하는 어른의 마음을 가지고 위로해줘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하면서 괜찮다고, 수고했다고,
    어머니 같이 감싸 앉으면 금상첨화이다.

    단 한명의 국민에게 행복을 주는 것, 그것이 모여서 국민행복시대가 되는 것 아닌가 말이다.


    4. 그리고 공격하는 사람들

    사방에서 낄낄대며 으르렁 거릴 것이다.
    윤창중과 청와대 관계 인사들을 어떻게 공격하느냐 하는 그 수준이 바로 공격자들의 수준이다.
    각자 알아서 자기 수준대로 말할 것이다.
    그 말의 수준이 바로 공격자의 인격을 그대로 표현한다.
    이럴 때 딱 어울리는 경귀가 있다.

    그러나 입에서 나오는 것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사람을 더럽힌다.
    But the things that come out of the mouth come from the heart,
    and these make a man 'uncl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