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후 더 기품 있고 아름다운 나라 ‘대한민국’

    “부산에서 속초를 지나 원산을 거쳐 조선 김종서 장군의 국경방어의 의지가 함축된
    6진 함경북도 온성까지 513.4km를 멈추지 않고 달려보고 싶다.
    남북이 하나로 통일된 그 길을 달리면서 자유 대한민국 자랑스런 우리국토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그려보고 싶다.”


    이현오 /뉴데일리 객원기자/칼럼니스트

    1천만 서울시민의 영원한 쉼터이자 휴식 공간. 이 땅 이 민족의 대동맥이요 젖줄과도 같은 곳.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무늬로 변신하지만 그 속살만큼은 한 치의 변함없이 늘 우리와 함께 하는 아늑한 안식처 한강!  

    오늘도 한강은 말없이 유유히 흘러만 간다. 무심한 듯 하지만 그 가르침은 더 크고 깊다. 그러고 보면 한강과 함께 한지도 어느새 10년이다. 서울월드컵과 제1차 연평해전으로 온 세상이 들썩이던 2002년부터였으니 그 10여년 세월에 5년은 강남의 암사-잠실로, 그리고 이후 기간은 암사-뚝섬유원지-서울숲으로의 강북 자전거 도로와 함께하고 있으니, 출근 길 아침 한강과 퇴근길 한강은 나에게 참으로 많은 것을 주고받게 하는 친구이자, 동반자라고 해도 결례가 되지 않을지 한강에 전하고 싶다.

    늘 그렇지만 한강변 자전거도로를 연해 숨 가쁘게 달리다 보면 어느 새 등허리는 후줄근하게 젖어드는 땀과 더불어 온몸은 후끈 달아오른다. 달리는 이도, 속보 겸 산책으로 걷는 이들의 눈길로 떠오르는 한강은 자연과 나, 주관과 객관이 하나로 합일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를 형성케 하곤 한다.

     지금 한강은 온통 개나리 천국이다. 벚꽃에 이어서고, 며칠 후면 그 자리를 지천의 진달래가 차지하게 될 것이다. 광나루 암사지구에서 잠실지구에 이르는 강변은 노랗게 피어난 개나리가 하트모양에서 여러 글자 모양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군락을 형성하며 보는 이들의 눈망울마저 노랗게 물들이며 색색 따라 함께 젖어들게 만드는 것만 같다.

    4월 중순 봄이 무르익고 있다. 봄을 시샘하던 꽃샘추위가 불과 엊그제까지도 물러서지 않을 듯 요지부동이더니만 셋째 주말, 전 날 밤부터 대지를 적신 봄비가 흠뻑 내려서인지 하루사이에 한강변도 변신을 더하고 있었다.

    눈을 시리게 하던 강변로 벚꽃가도는 마치 꽃비를 뿌려놓은 듯 희고 붉고 연분홍 작은 꽃잎이 지천으로 깔려 밟고 지나치기가 못내 미안해 까치발을 들어 한걸음한걸음 새 각시 걸음발로 옮겨야 할 처지. 그렇게 한강변은 4월의 진한 향내로 촉촉이 배어나고 있었다. 빗기를 머금어서일까 초록 물결이 더 상큼 다가오는 강변도로에는 자전거 페달에 힘을 가하는 동호회원들과 마라톤 애호가들의 현란한 유니폼에서 애견을 대동한 산책객, 인근 병원에서 나옴직한 환자복 휠체어 아저씨와 아주머니, 머리를 맞대고 의미 깊은 대화를 주고받는 선남선녀들의 걸음걸이로 생동감이 넘쳐난다.

    저마다의 얼굴에는 고요함 속에서도 새봄에의 기대감과 희망, 행복한 웃음꽃이 맴돌아 보는 이들의 마음마저 흐뭇하게 만들어 준다. 바로 한강이 주는 단상(斷想)이다. 이 면면들이 어찌 한강변에서만 보여 지는 모습이겠는가. 대한민국의 산과 들, 바다와 하늘을 이고 있는 전국 곳곳의 놀이터와 유원지, 자연이 있고 사람의 발걸음이 있는 곳이라면 동일한 모습이 자연스레 이어질 터인데.  

    지금 대한민국이 이렇게 요동치고 있다. 한강에서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이르는 4대강과 산과 계곡 요지요소에서 다소의 차이는 있을지 언정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하며 휴일의 여가를 열면서 가족과 친구, 동료와 연인들의 행복한 하루가 쉼 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전경인가. 미소가 절로 머금어진다. 자유와 평화가 있고, 내일에 대한 더 큰 믿음이 있기에 이 또한 가능한 것 아닐까?

    그러나 보편적 이런 우리네 모습과는 완전 격을 달리하는 또 다른 동족이 있다. 역사를 거스린 채 3대 세습으로 2000만 북한 동포의 인권유린과 착취에 기아(飢餓)와 아사(餓死)라는 최악의 수렁으로 내몰면서 대한민국을 금방이라도 도륙(屠戮)낼 것처럼 핵과 미사일로 겁박을 주고 있는 독재자 DNA를 물려받은 김정은 일족과 일당이다.

    그들에게 있어 대한민국은 그들 추종세력을 제한 모든 것이 파괴․파멸의 대상이자 시기와 질시의 적대시(敵對視)물이다. 지난 60년 이상을 전쟁과 협박, 도발과 위협으로 우리 국민을 괴롭혀 왔다. 그런데도 김대중-노무현 좌파 정부 10년 동안 ‘우리민족’ ‘햇볕정책’ 미명아래 독재자들을 옹호․동조하며 달러를 주고, 쌀과 옥수수, 비료에 인도적 지원을 베풀어왔다. 김-노 정부 10년 동안 우리 정부가 북에 준 현금만 29억 달러(3조6,000억원·환율 1,240원 적용)에 이른다.

    현금과 현물을 더한 대북 지원·경협 총 규모는 69억5,950만달러(8조6,800억원)로 밝혀졌다.
     ‘우리는 하나’라는 가당치도 않는 논리를 들이대면서였다.

    그 대가는 참혹하게도 핵무기와 미사일로 우리 앞에 다가왔다. 대한민국만이 아닌 동맹국 미국에 대해서까지 붉은 눈알을 휘 번득이고 있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공산주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작태를 그대로 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통일’을 거론하고 ‘평화’를 논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제기한다. 가관이다. 할 말을 잃게 한다.

    ‘통일’. 얼마나 듣기 좋은 아름다운 말인가. 통일은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소망일 게 틀림없다. 오래 전 군 현역복무 시절 쌍용훈련(동원예비군 소집 작전전개훈련)을 위해 부산에서 속초에 이르는 7번 국도를 오가면서 동해의 푸른 물과 산과 산이 어우러진 기기묘묘한 풍광에 우리의 산하가 얼마나 아름답고 자랑스러운지 넋을 잃을 지경이었다. 탄성에 탄성을 발한 기억을 갖고 있다. 어찌 그곳뿐이겠는가. 걸음 내딛는 곳 마다마다에 유서가 있고, 전설이 스며져 있음인데.

    그 길을 다시 또 달려보고 싶다. 이번엔 속초를 지나 원산을 거쳐 마지막 걸음이 닿는 조선시대 김종서 장군의 국경방어의 의지가 함축된 6진의 하나인 함경북도 온성까지 513.4km를 멈추지 않고 달려보고 싶다.

    남북이 하나로 통일된 그 길을 달리면서 자유대한민국 자랑스런 우리국토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그려보고 싶다. 모든 자유민과 더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