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전 의원 단식 계기로 전세계로 퍼져중국대사관 앞엔 '태극기-성조기-오성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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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정부는 탈북자의 강제북송을 즉각 중지하라."

    집회의 시작은 지난해 2월 14일이었다.

    장소는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맞은편 옥인교회 앞.

    당시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중국 공안에 억류된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어 박 의원은 2월 21일부터 3월 2일까지 11일동안 단식 농성을 벌였다.

     

    이를 계기로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는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나다니는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췄고, 시민·종교 단체들의 집회도 이어졌다.

    국내 언론 뿐만이 아니라 해외 언론도 이곳을 보도했다.

    이후 유력 정치인들을 비롯해 영화배우 차인표 씨,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팝 그룹인 보니엠 등 유명인사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 ▲ 자원봉사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자원봉사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 정상윤 기자

    "'조용한 외교'를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해 틀어막혀 있던 '사람 살려'라는 탈북자들의 비명소리"(류근일 뉴데일리 고문)가 기어코 전국으로, 전세계로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영화배우 차인표 씨는 이를 '함께 울어주는 힘'이라고 설명했다.

    "네 살 때 창문에 머리가 끼어 어두운 지하실만 보고 있었다.
    아무리 울어도 내 울음 소리는 지하실로만 퍼져갔다.
    그때 옆에서 놀고있던 형이 동네가 떠나갈듯이 큰 소리로 울었다.
    그 소리를 듣고 어머니가 달려와 저를 끄집어내줬다."
       - 영화배우 차인표 / 2012년 3월 4일 북송 반대 콘서트에서

  • ▲ 탈북자 북송반대 집회가 2월 14일로 367일 째를 맞이했다. ⓒ 정상윤 기자
    ▲ 탈북자 북송반대 집회가 2월 14일로 367일 째를 맞이했다. ⓒ 정상윤 기자


    #. 2013년 2월 14일.

    집회는 어느덧 1주년을 맞이했다.

    "2012년 2월 14일은 박선영 전 의원의 주도로 탈북자 구출 운동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온 날이다."

    "1년을 맞이한 오늘 지난 1년간의 농성을 뒤돌아보고 'Until The Day'를 다짐하며 앞으로도 농성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 자원봉사자 박일남 씨


  • ▲ 자원봉사자 박일남 씨가 발언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자원봉사자 박일남 씨가 발언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하나 둘씩 모인 자원봉사자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옥인교회 앞을 지켰다.

    그러다보니 옥인 교회는 '옥인 니콜라이 교회'라고도 불린다.

    독일 통일의 물꼬를 튼 구 동독지역의 대도시인 라이프치히에 있는 ‘성 니콜라이 교회’의 이름을따온 것이다.

    "국민들이 탈북자 인권에 눈을 뜨고, 중국이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할 때까지 농성을 할 것이다."

    "이곳 농성장의 요구는 단 하나, 중국 정부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지금까지 이에 대한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다."

       - 자원봉사자 강재천 씨


  • ▲ 옥인 교회 앞 한 자원봉사자가 오성홍기를 게양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옥인 교회 앞 한 자원봉사자가 오성홍기를 게양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 옥인 교회 앞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걸려 있다. ⓒ 정상윤 기자
    ▲ 옥인 교회 앞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걸려 있다. ⓒ 정상윤 기자

    자원봉사자들은 이날 중국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한다는 의미로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옥인교회 앞에 게양했다.

    이로써 이곳에 걸린 국기는 태극기와 미국 국기인 성조기와 함께 3개가 됐다.

    성조기는 지난해 5월, 미국의 하원 외교위원장 '로스 레티넌'과 '전 하원 위원장'이 이곳에 방문하면서부터 게양돼 있다.


  • ▲ 탈북자 임소영 씨가 발언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탈북자 임소영 씨가 발언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이날 집회에 참석한 탈북자 임소영 씨는 마이크를 잡고 함께 해줄 것을 호소했다.

    "죽어가면서도 죽는다고 말할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을 대신해
    먼저 탈북한 우리는 우리 국민들과 힘을 합쳐 인권을 외쳐야 한다."
       - 탈북자 임소영 씨(2008년 국내 입국)


    집회에 참석한 2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이날도 어김없이 구호를 외쳤다.

    "중국 정부는 탈북자의 강제북송을 즉각 중지하라."


  • ▲ 옥인교회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옥인교회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다음은 자원봉사자 한선영 씨가 자원봉사자들을 대표해 이날 낭독한 성명서 주요 내용이다.

    #1. 탈북자를 난민 협약에 따라 난민으로 인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북한을 탈출하는 사람들은 폭압과 배고픔ㅇ르 벗어나기 위해 그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찾아 월경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그들의 처지를 살펴서 난민으로 인정, 그들이 원하는 곳에서 살도록 해야할 것입니다.

    #2. 탈북자는 죽고 싶도록 살고 싶습니다.

    탈북자는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죽고 싶도록 살고 싶다’고 합니다. 그들의 간절한 소망을 외면하지 마시고 시진핑 주석은 전향적인 결단을 해야할 것입니다.

     

  • ▲ 옥인교회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옥인교회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 옥인교회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
    ▲ 옥인교회 앞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