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헌재 소장, ‘박근혜 정부’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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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13일 자진사퇴를 택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달 24일 국회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뒤 정치권의 강력한 사퇴 압박을 받았으나 본회의 표결까지 가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이 후보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인선했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교감을 통해 만들어진 카드라는 점에서 청와대와 박 당선인 측 모두 곤혹스러운 기류가 역력했다.

    다만 이한구 원내대표를 포함한 새누리당 지도부 일부는 이 후보자에게 ‘결정적’ 결격 사유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특히 박 당선인이 김용준 총리후보의 자진사퇴로 인사청문체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면서 이 후보자의 ‘생존’에 힘을 실어 준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13일 저녁 돌연 사퇴의 변을 내놓고 후보자 자리에서 물러섰다.

    “저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 청문과 관련하여 그동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저는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오늘자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직을 사퇴하고자 합니다.”
         - 이동흡 후보자

    새 헌재 소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당장 새 정부가 열흘 뒤에 출범하는 데 현 정부에서 임명을 단행하기에는 검증기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이강국 전 헌재 소장이 지난달 21일 퇴임함에 따라 공백을 줄이기 위해 새 정부는 헌재 소장 인선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후보자와 헌재소장 자리를 두고 최종경합을 벌인 목영준, 민형기 전 헌법재판관이 재주목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후보자가 예상치 못한 복병인 ‘특정업무경비’의 산을 넘지 못한 것과 관련해 새 후보군을 대상으로 강화된 검증을 벌일 가능성도 크다.

    박 당선인은이 대통령과 조율을 거친 인사 보다는 철저하게 자신의 코드에 맞는 인사를 고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