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법무부-유진룡 문광부 장관 내정자 참여정부 당시 권력의 눈엣가시
  •  

     

    박근혜 정부 초대 장관들의 진용이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13일 발표한 장관 명단. 

    법무부장관, 황교안 전 부산고검장
    국방부장관, 김병관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외교부장관,  윤병세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안전행정부장관, 유정복 새누리당 의원
    교육부장관, 서남수 위덕대학교 총장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진룡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


  • ▲ 윗줄 왼쪽부터 서남수, 윤병세, 황교안. 아랫줄 왼쪽부터 김병관, 유정북, 유진룡.
    ▲ 윗줄 왼쪽부터 서남수, 윤병세, 황교안. 아랫줄 왼쪽부터 김병관, 유정북, 유진룡.

     

    진 부위원장은 6개 부처 장관 외에 나머지 11개 부처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사는 발표하지 않았다.

    이날 발표된 인사를 살펴보면, 황교안 전 부산고검장과 유진룡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의 발탁이 가장 눈에 띈다.

    공안통인 황 법무부 장관 내정자와 한류문화 전문가인 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는 각 분야의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제외하더라도 한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두 사람 모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의 측근들의 눈엣가시였다는 점이다.

    소위 참여정부에서 찍혀 ‘팽을 당했던’ 인사를 등용해, 장관 자리에 앉혔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의 초기 정책 노선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참여정부 당시 핍박받은 공안통, 황교안 법무장관 내정자

     

  • ▲ 윗줄 왼쪽부터 서남수, 윤병세, 황교안. 아랫줄 왼쪽부터 김병관, 유정북, 유진룡.

    황교안 법무부장관 내정자(서울 출신)는 대검 공안1-3과장과 서울지검 공안 2부장을 거친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검사시절 국가보안법 해설서를 펴낸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국가보안법 폐지 움직임을 보였던 참여정부와는 간극이 깊었다.

    황 내장자는 2005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강정구 교수에 대한 구속수사를 지휘한 당사자다.

    강정구 동국대 교수는 DJ 시절 북한을 방문해 만경대 방명록에 ‘만경대 정신 이어받아 통일 위업 이룩하자’라는 글을 써 친북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후 2005년에는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한 〈맥아더를 알기나 하나요〉라는 글에서 6.25 전쟁에 대해 이렇게 글을 썼다.

    6·25전쟁은 통일전쟁이면서 동시에 내전이었다.
    곧 당시 외국군이 한반도에 없었기에 집안싸움이었다. 곧 후삼국시대 견훤과 궁예, 왕건 등이 모두 삼한통일의 대의를 위해 서로 전쟁을 했듯이 북한의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었다.


    6.25에 대한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한 이 글은 당시 심각한 안보 문제로 불거졌고, 이를 수사했던 황 내정자는 강 교수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사하려고 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키며 이를 저지했다.

    결국 당시 김종빈 검찰 총장은 이에 반발하여 사임까지 하며, 참여정부의 ‘공안 무시’ 논란을 빚었다.

    황 내정자는 이듬해 검찰 정기인사에서 검사장 승진 1순위로 꼽혔지만, 최종 승진 명단에는 누락되면서 ‘정권에 단단히 찍힌 사람’으로 분류됐었다.


    ▲서울 출생(54) ▲성균관대 법학과 ▲사법고시23회 ▲통영지청장 ▲서울지검 북부지청 형사5부장 ▲대검 공안3과장 ▲대검 공안1과장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 ▲부산지검 동부지청 차장검사 ▲서울중앙지검 2차장 ▲성남지청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창원지검장 ▲대구고검장 ▲부산고검장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 낙하산 인사 못해, 배 째드리지요…유진룡 문광부 장관 내정자

     

  • ▲ 유진룡 문광부 장관 내정자 ⓒ 연합뉴스
    ▲ 유진룡 문광부 장관 내정자 ⓒ 연합뉴스

    유진룡 내정자 역시 2006년 참여정부 당시 대중에 이름을 알렸다.

    문광부 차관 재임 시절 ‘낙하산 인사’를 청탁한 청와대 고위 관료의 청탁을 거부하면서다.

    ‘배 째 드리지요’ 사건으로 유명한 이 사건으로 유 내정자는 문광부 차관에 임명된 지 6개월 만에 경질됐다.

    사건의 내용은 이랬다.

    청와대 이백만 홍보수석비서관과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유진룡 전 차관에게 인사를 청탁했다는 것.

    처음에는 좋게 거절을 했던 유 내정자는, 계속된 청탁이 압박 수위까지 높아지자 이백만 홍부수석에게 “이건 정말 안 되는 일이다. 이런 짓을 더는 하지 말든가 나를 자르든가 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화가 난 이 수석은 양 비서관을 통해 이런 말을 전달했다고 전해진다.

     
    “배 째 달라는 거죠?
    째 드릴게요.”


    당시 양 비서관은 이 말을 한적이 없다고 극구 부인했지만,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결국 유 내정자는 차관 자리를 내놓게 됐다.


    청와대는 경질 이유에 대해 유 전 차관이 참여 정부 개혁정책 핵심인 신문법 후속 조치를 수수방관해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여론은 권력에 의해 탄압받은 유 내정자만 기억하게 됐다.

    ▲서울고 ▲서울대 무역학과 및 행정대학원 ▲문화부 국제교류과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 ▲국립국어연구원 어문자료연구부장 ▲문화관광부 종무실 종무관, 공보관, 문화산업국장, 기획관리실장, 정책홍보관리실장 ▲문화부 차관 ▲을지대 부총장 ▲가톨릭대 한류대학원장


    한편 인선이 발표되면서 유 내정자와 양 비서관과의 악연이 다시 재조명되자, 양 비서관은 이에 대한 반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양 전 비서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유진룡 전 문화부차관이 문화부 장관 내정자로 발표되면서 과거 저와의 사건이 다시 기사화되고 있습니다.
    당시 저는 이른바 "배째드리지요" 발언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며 아무 근거도 없는 일방적 허위주장"이라고 여러차례 밝혔음에도, 그런 주장이 사실인듯 다시 기정사실화되고 있습니다.
    당시엔 제가 청와대 비서관으로서 법적대응이 과도하고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소송을 자제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저는 제 홀로 스스로의 명예를 지켜야하는 처지이고, 유 내정자는 책임있게 말하고 행동해야 할 공인의 신분입니다.
    당사자인 유 내정자든 언론이든, 이 사안에 대해선 법적책임을 염두에 두고 오직 사실만을 갖고 신중하게 언급해 줄것을 요구합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힌 판 붙어보자"는 주장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