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레밀리터리블'의 주요 장면 캡쳐.
    ▲ '레밀리터리블'의 주요 장면 캡쳐.

    “제설! 제설! 삽을 들고서~!”


    눈을 치우는 장병들의 코러스로 시작하는 이 영상의 제목은 ‘레 밀리터리블’.

    공군본부 미디어 영상팀에서 만든 패러디 영상이다.
    유튜브 등에 올린 지 이틀 만에 세계적인 언론에서도 소개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군 시절 대부분이 겪는 제설작업을 코믹하게 그린 패러디 영상은 지난해 12월 개봉한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을 패러디했다.

    ‘레 밀리터리블’이 인기를 끄는 건 장발장, 코제트, 자베르 경감 등 영화 캐릭터가 나와서가 아니다.

    제설작업이라는, 전방에서 근무한 사람이라면 모두 공감하는 소재를 코믹하게 패러디해서다.

  • ▲ '레밀리터리블' 중 장발장 이병과 여친 코제트.
    ▲ '레밀리터리블' 중 장발장 이병과 여친 코제트.



    이병 장발장이 제설작업을 하는 중 여자친구 코제트가 면회를 오고, 면회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직사관 자베르 중위와 생기는 갈등, 마지막으로는 언젠가 봄이 올 것이라는 코러스가 키 포인트다.
     
    ‘레 밀리터리블’은 현역 공군 장병들이 직접 기획, 연출, 촬영, 출연, 편집을 했다.

    그래도 공군 장병들 입장에서는 70여 명의 출연진과 지미집 임차, 간식비 등으로 100 여만 원이나 투입된 ‘블록버스터급’이다.

    영상에 쓰인 ‘Look Down’, ‘I Dreamed a Dream’, ‘The Confrontation’, ‘Red and Black’ 등 음악은 직접 프로듀싱했다.

    연출을 맡은 공군 미디어영상팀 정다훈 중위가 영화 OST를 직접 편곡․개사했고, 군악대 병사들이 노래와 연주를 맡았다.

    이 영상은 지난 1월 초에 기획됐으며, 제작기간은 1개월 정도 걸렸다.


  • ▲ '레밀리터리블' 중 장발장 이병을 다그치는 자베르 중위..
    ▲ '레밀리터리블' 중 장발장 이병을 다그치는 자베르 중위..


     
    ‘레 밀리터리블’은 지난 6일 오전 7시 공군 블로그 ‘공감’을 통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게시된 지 24시간도 되기 전에 조회수 30만을 돌파했다.

    실제 영화에서 자베르 역을 맡았던 배우 러셀 크로우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 영상을 리트윗해 해외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덕분에 ‘레 밀리터리블’은 英텔레그래프, 美워싱턴포스트 인터넷 판에 소개되는 영광을 안았다.
    일각에서는 벌써 "싸이의 뒤를 이을 지 모른다"는 성급한(?)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레 밀리터리블’을 기획한 미디어영상팀 김경신 중위(27)의 설명이다.

    “올 들어 유난히 눈이 많았고 장병들이 제설작업 때문에 고생하고 있어서, 제설 작업에서 겪는 일을 영화 레미제라블 패러디로 그려보자는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레 밀리터리블’의 연출자 겸 음악, 편집, 미술 담당자였던 정다훈 중위(25)의 소감이다.

    “이 영상의 흥행으로 장병들이 나중에 젊은 날의 군 생활을 즐겁게 추억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 ▲ '레밀리터리블' 포스터. 과연 싸이의 '강남스타일'만큼 대박을 터뜨릴까.
    ▲ '레밀리터리블' 포스터. 과연 싸이의 '강남스타일'만큼 대박을 터뜨릴까.

    ‘레 밀리터리블’의 주인공들이 모인 공군본부 미디어영상팀은 SNS의 영향력 증대에 맞춰 2012년 3월 별도로 편성된 팀이다.

    현재 블로그 ‘공감(afplay.kr)’, 매거진 블로그 ‘공감(afzine.kr)’, 월간지 ‘공군’ 등 미디어와 페이스북(facebook.com/rokairforce), 트위터(@afplay), 유투브, 플리커 등 SNS 계정들을 관리한다.

    팀원들은 특별전형이나 기본군사훈련 중 면접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