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中 수교 20년, 함께 北核 저지할 때

    차기식 /칼럼니스트

    5세대 지도부가 이끄는 중국이 북한 독재집단을 이용해 동북아에서 실질적인 군사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中-日 간에 영토분쟁이 있다고 해도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과거처럼 묵인하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이제는 중국에도 위협이 된 북한의 핵 개발을 중국 스스로 나서서 막고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 확신한다. 왜냐하면,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국제사회에 증명하고 싶어하며 북한이 핵개발로 멸망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중국 공산당 총서기 취임식에서 공산당 간부들의 부패, 국민과의 단절, 관료주의 등을 질타했었다. 중국 공산당 5세대 지도부에 가장 시급한 과제가 빈부격차ㆍ지역 불균형ㆍ부정부패 등의 해결임을 확인한 것이다. 양극화가 심해져 중국 농민과 노동자들의 불만은 폭발 임계점에 다다랐다. 개혁하지 않고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형국이다. 공산당이 소유한 국영기업의 독점체제와 금융시스템을 약간 개선한다고 해서 사회적 불만이 해소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고도성장을 지속하면서도 공평분배를 해야 할 난제를 떠안게 될 시진핑 체제는 북한의 핵 개발이 더는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다.

     하지만 자신의 속셈을 절대로 다 보여주지 않는 중국인지라 과연 중국이 北核 제거에 실질적으로 나설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 강하다. 곧 중국 주석이 될 시진핑((習近平)은 2010년 10월 25일 한국전쟁 참전 60주년 기념식에서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은 "(미국의)침략에 맞서 평화를 지킨 '정의로운 전쟁'이다"라고 했고 중국 軍의 6·25 참전을 "북한과 피로 맺어진 우정"으로 표현했다.

     또한, 시진핑 차기 주석은 "중국 인민은 중-북 양국 인민과 군대가 흘린 피로써 맺어진 위대한 우정을 결코 잊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2008년 3월 부주석에 취임 한 시진핑이 처음으로 방문한 외국도 '북한'이었다. 지금까지 중국은 [경제는 한국-정치는 북한]이라는 한반도 정책 아래 북한의 핵 개발이나 對南도발에 대해 일방적으로 북한을 편드는 모습을 보였다.
    美國과의 관계가 여의치 않을 때 북한의 핵을 지렛대로 미국을 압박하겠다는 중국의 속셈 때문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중국式 개혁ㆍ개방을 거부하며 핵무기를 개발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중국에 경제적ㆍ외교적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핵폭탄은 중국에도 실질적으로 위협이 된 마당에 중국 인민의 여론도 북한의 핵 개발에 절대로 우호적이지 않다.

    북한의 핵 개발은 일본과 대만의 핵무장을 초래할 수 있음을 중국 인민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진핑의 중국은 지금까지의 교조(敎條)적인 中-北 관계를 탈피할 가능성이 분명히 크다.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6자회담 의장국이며 G2인 중국이 국제적 지도자로 도약을 꿈꾼다면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에 단호히 대처해야 옳다. 중국이 여전히 낡은 교조주의에 빠져 불량배 북한 당국을 막무가내로 감싸면 중국은 물론, 동북아의 안정과 세계 평화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중국은 韓ㆍ中의 상생을 위해, 남ㆍ북한 적대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경제는 물론 정치까지도 한국을 우선하는 게 옳다.

     현재 한-중 교역규모는 30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10년 이내에 1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다.
    해마다 1000만 명이 넘는 韓ㆍ中 국민이 서로 방문한다.
    동북아는 세계 2위(중국)와 3위(일본), 무역 8위(대한민국)의 경제 대국들이 포진해 있는 명실상부한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다.

    세계 경제에서 이토록 중요한 아시아 경제블록이 北核 때문에 타격받는다면 세계 경제공황까지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중국 공산당을 무너뜨릴 수도 있음을 중국은 명심해야 한다.

     지난달 박근혜 당선인이 보낸 중국 특사단을 만난 시진핑 총서기는 회담 자리에서 北核과 北의 장거리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생화학무기 포함) 개발에 '분명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진핑 총서기는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과 진정으로 손을 잡고 北核 폐기에 나설 때다. 북한은 원유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北韓이 韓-美-中의 경고를 무시하고 3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중국은 즉각 對北 원유 수출을 끊고 식량지원을 무기한 중단해야 한다. 중국의 경고와 제재 실행이 가장 확실한 北核 저지 수단임이 확실한바, 중국은 국제사회의 리더답게 자신의 임무를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

    시진핑 총서기는 두 차례나 한국을 방문해 '박정희ㆍ새마을 운동'에 지대한 관심을 표했던 한국에 대한 이해가 가장 깊은 인물이고, 중국어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는 박근혜 당선자는 중국 인민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정상이다. 그 어떤 시절보다 우애(友愛)가 돈독한 韓-中 수교 20년 시대에 중국은 '정치 부문'까지도 대한민국과 힘을 합쳐 北核을 저지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자유를, 아시아 경제블록에 번영을 선물하는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중국 시진핑 차기 주석도 北核을 저지할 수 있을 때만이 국제적 지도자로 인정받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차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