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원, 꼭 민주당 대표 됐으면 좋겠다“
      ‘민주당=호남 자민련’ 지름길은 ‘박지원 당 대표’
     
    오 윤 환


    좌파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가 지난 17일 시즌2의 깃발을 들며 ‘5년 후 정권 교체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19대 대통령 만들기'라는 웅대한 프로젝트‘를 내세웠다.

  • 그 〈이쑤시개〉‘에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이 나와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의 내밀한 작전을 하나 노출하면,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비판 요즘 안 합니다.
    자세히 보세요, 안 합니다.
    윤 대변인이 그냥 청와대로 가서 잘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윤 대변인이 청와대 대변인으로 들어가면, 대선 막바지 민주당 문재인 후보 진영으로 달려간 윤여준, 김덕룡, 김현철 등을 “정치적 창녀”라고 일갈한, 윤 대변인의 피끓는 컬럼을 물고 늘어진 여세를 몰아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묵사발 만들겠다는 게 민주당의 ‘내밀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게 국회의석 120명이 넘는 제1야당의 대변인이다.

    ‘저질’(低質)도 급수는 있다.
    그러나 이건 ‘저질’ 축에도 못끼는 ‘무질’(無質)이다.
    이게 '19대 대통령 만들기'라는 웅대한 프로젝트‘란다.

    민주당의 요즘은 박지원 전성시대다.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전 후보 진영이 이해찬 전 대표와 함께 “썩은 충치”라고 지목하자 비명도 못지르고 고개를 떨궜던 박지원,
    후보 단일화를 앞두고 대표 자리를 내놔야했던 이해찬과 달리 ‘정기국회‘를 내세워 “정기국회 회기까지” 목숨을 부지하는 데 성공햇던 박지원,
    대선 패배가 확정되자 정기국회 회기중인데도 물러날 수 밖에 없었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다시 부활했다.

  • 종횡무진이다.
    거의 ’당 대표‘ 수준이다.
    어디선가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박지원 의원이 3, 4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민주당이 ’호남 자민련‘이 되는 지름길이지요.”


    이해찬 전 대표는 대선이 끝난 뒤 뭘 하는지 그림자조차 비치지 않는다.
    반면 박지원 의원은 거의 매일 방송에 출연한다.
    그의 입에서 나온 발언을 새기면 딱 한가지가 잡힌다.
    무주공산 민주당의 ‘당권’을 향해 질주하는 그림이다.

    그는 대선이 끝나자 ‘친노’부터 쳤다.
    대선 패인을 놓고 우왕좌왕할 때 그가 가장 먼저 라디오에 출연해 패인의 하나로 ’친노 그룹의 반성 부족‘을 꼽은 것이다.
    이해찬 전 대표와 ’담합‘해 만든 문 후보 등을 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TV토론에서 통진당 이정희 후보가 “남쪽 정부” 어쩌구 한 데 문 후보가 침묵한 것을 니무라기까지 했다.
    문 전 후보의 ‘정치재개’ 가능성이 제기되자 “친노들이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자숙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아예 관 뚜껑을 “꽝”하고 닫았다.

  • 그는 또 대선 패배 요인으로 국정원 여직원 미행-감시-감금을 꼽으며, ‘호남 라이벌‘ 정세균 의원을 겨냥했다. "증거가 없는 것을 무조건... 특히 28살의 여성을 감금하고 가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 여직원이 실신이라도 해서 앰뷸런스에 실려 가는 모습을 보면 국민들은 망연자실한다. 철수해야 한다고 설득했고...“라는 발언은 , 민주당 운동원들이 진을 친 국정원 여직원의 10여평 짜리 오피스텔 앞에 등장했던 정세균 공동선대위원장을 향한 ’비수‘다.
    정 의원은 차기 당권 라이벌이다.

    그의 눈엔 노 정권에서 장관을 지낸 정세균 의원도 ’친노‘ 아니었을까?
    박 의원 입에서 나온 결정적 ’친노‘ 탄핵은 ’NLL‘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은 미국이 땅 따먹기 하기 위해 그은 선“이라는 발언이 선거를 망쳤다는 것이다.
    관 뚜껑 닫는 소리가 다시 들린다.
    자신의 후임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친노 신계륜 의원에 맞서 직계 박기춘 의원을 밀어 ‘친노‘의 부활을 막았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민주당을 살려보겠다며 시작한 ‘회초리민생투어’에 "전국을 돌며 무릎 꿇고 '잘못했습니다'라고 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라고 일갈했고, 문 비대위원장은  회초리 투어를 3회로 끝내야 했다.
    심지어 단역 여배우 김여진이 방송사 ‘윗선’ 운운하며 출연이 무산됐다고 하자 “유신이 부활한 느낌”이라고 했다. 무소불위다.
    대선 전에 비해 박 의원의 당내 입지가 더 확고해진 모양새다. 


  • 걸림돌도 없다.
    유력한 대안인 손학규 전 대표는 독일로 떠났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3월 독일로 떠난다.
    당권주자인 정세균, 박영선 의원은 대선 패배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당내 486들도 같은 처지다.
    정청래 의원처럼 이름만 들어도 ‘나꼼수’가 연상되는 486이 적지 않다.
    또 그들 대부분이 다리 부러진 ‘친노’다.

    호랑이가 사라진 골에서는 ‘여우’가 왕이다.
    지금의 박 의원이 꼭 그 짝이다.

    2011년 11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노린 박 의원을 치욕의 ’4등‘으로 밀어낸 ’모바일투표‘도 수정될 조짐이다.
    ’친노‘인 한명숙과, 문성근 등을 떠받친, 마침내 ’문재인 후보‘를  만들어낸 ’모바일‘만 없으면, ’오프라인‘에서 강세인 박지원 의원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박 의원에게는 날개 달 일만 남은 셈이다.

    그는 안철수 전 후보와 민주당의 결합에도 부정적이다.
    "저는 안철수 전 후보가 지금 현재 우리 민주당에 절대 들어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에 들어오고 안들어오고는 그 분이 결정할 문제이지 민주당에서 안 전 후보를 바라볼 일이 아니다"고 이미 빗장을 걸었다.
    "실망스런 것은 선거가 한창 피크에 올라있는데 ‘나는 투표하고 미국으로 가겠다’고 하니까.. 저건 패색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 그렇게 받아들였어요. 그것은 좀 아쉽습니다”는 말은 선개패배 책임을 안 전 후보에게 추궁하는  것이다.

    박 의원은 보해, 솔로몬 저축은행으로부터 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그는 혐의가 제기되자 “목포 역전에서 할복자살하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검찰 소환과 법원 체포영장을 ‘원내대표’를 앞세워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그러나 저축은행비리는 머지 않아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의 ‘당권’은 목포 역전으로 가지 않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지 모른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의 “윤창중 대변인이 그냥 청와대로 가서 잘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는 발언으로 돌아가자.

    “박지원 의원이 3, 4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민주당이 ’호남 자민련‘이 되는 지름길이지요.” 


    그렇다.
    민주당이 두 번 망신당하는 길은 박 의원이 당권을 잡고 안잡고의 차원이 아니다.
    대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무소불위‘로 ’종횡무진‘하는 그의 존재만으로도 그게 가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