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신년사는 새빨간 거짓말

    차기식
     
    북한 김정은은 2013년 육성 신년사를 통해 "동족 대결로 초래될 것은 전쟁뿐, 나라의 분열을 종식시키고 통일을 이룩하는 데서 중요한 문제는 남과 북 사이의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입으로는 남북 대결 해소를 주장하면서도 실제로는 긴장 상태로 몰아간 전력이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한 김정일은 [남북 협력의 길] 등의 표현을 써가며 유화 제스처를 취한 바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정부가 보여줬던 일방적 대북 퍼주기에 부정적 견해를 보이자 천안함 사건이나 연평도 사태를 일으켜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남북을 대결 구도로 몰아갔다.
  •  이번 북한의 2013년 신년사에서도 북한은 완전한 남북 대결 해소를 밝힌 것이 아니다.
    김정은은 대결 해소의 전제로 '북남공동선언의 이행과 존중'을 내세우며 "6ㆍ15 공동선언과 10ㆍ4 선언을 철저히 이행하기 위한 투쟁을 적극 벌여야 한다"고 선동했다.

    그러면서도 과감한 개방과 핵 포기 등 남북 대결 해소를 위한 어떤 현실성 있는 방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리 식의 첨단 무장 장비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핵 및 미사일 개발을 가속하겠다는 의지만을 드러냈다.
    북한이 신년사를 통해 입으로는 '대결 상태를 해소'하자고 말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쟁 준비'를 강화하고 있는 게 북한 독재집단이다.

    북한과 통합진보당 등은 2012년 12월 12일 발사한 '은하3호'가 인공위성 발사체라고 주장했지만, 조사결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임이 분명해졌다. 국방부는 세계 최강의 UDT/SEAL 대원들이 인양에 성공한 북한 장거리 로켓 잔해를 분석한 결과 북이 500~600㎏짜리 탄두를 1만㎞ 이상 실어 나를 로켓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  우리 國軍이 지난 14일 서해에서 인양한 북한의 장거리 로켓의 1단 추진체 잔해는 산소를 공급해 연료가 타도록 하는 산화제통이었다. 산화제통 잔해에 남아 있던 산화제는 선진 미사일 기술 보유국이 사용하는 액체 산소가 아니라 공기 중에 노출되면 붉은색으로 변하는 '적연질산'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스커드와 노동미사일도 적연질산을 산화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수거된 북한 로켓 잔해의 산화제통 모양도 이란 미사일과 비슷한 형태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무게를 500㎏ 안팎으로 소형화하고 발사된 미사일이 대기권으로 재진입할 때 발생하는 6000~7000℃의 고열을 견디는 기술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 대한민국 全 대도시는 물론, 일본과 미국 서부 지역을 핵미사일로 직접 공격할 수 있게 된다.
  • 김정은은 2012년 12월 21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자축연에서 "실용위성과 보다 위력한(강력한) 운반로켓을 더 많이 개발하고 발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겠다는 선언이며, 북한의 ICBM 도발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북한은 영변 재처리 시설에서 핵무기 6-7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 40㎏가량을 추출했고, 지난 2년간 HEU (고농축 우라늄)시설을 통해 4-6기의 핵무기를 제조할 고농축우라늄을 확보했다고 봐야 옳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2013년 중엔 히로시마에 떨어진 핵폭탄보다 80배가 강화된 우라늄탄으로 3차 핵실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핵 개발 포기ㆍ미사일 발사 중단 등 국제사회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은 채 남북 대결 해소 운운한 것은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둔 간 보기에 지나지 않으며, '대북 퍼주기'를 요구하다가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3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다.

    우리가 살펴야 할 것은 북한 독재집단과 김정은의 세 치 혀가 아니라 주적(主敵)의 행동이다.
    세 치 혀로는 '남북 대결 해소'를 말하면서도 행동으로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고 3차 핵실험으로 도발할 북한 독재집단의 그 어떤 말도 결국은 새빨간 거짓말에 지나지 않는다.

    칼럼니스트 차기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