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의 희망버스‘?
    곧 ‘떼촛불’ 들고 나오겠군

     
    "박근혜 답하라, 사람이 죽고 있다"는 떼거지

     오 윤 환


"박근혜 당선인은 답하라...사람이 죽고 있다."

지난 6일 <오마이뉴스> 기사 제목이다.
<오마이뉴스>는 5일 저녁 부산 영도 한진중공업 앞에서 3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정리해고·비정규직·노조파괴 긴급대응 비상시국회의‘를 거의 생중계하며 이같은 제목을 달았다.
최강서 전국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이 자살한 걸 계기로 조직된 소위 [희망버스][제 2 희망버스] 시동’이라고 찬양하면서다.

부산시민들이 [폐망버스]라고 지칭한 [2차 희망버스]는 김진숙 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309일간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벌였을 때 다섯 차례 부산에 나타난지 1년 3개월만에 다시 등장했다.
백기완씨를 비롯해, 정동영-권영길 전 의원, 노회찬-심상정-김제남(진보정의당)·김광진-진선미-은수미(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작년 내내 부산 영도로, 제주도해군기지 현장으로 출몰했던 정동영 전의원이 다시 부산에 나타난 것으로 볼 때 자칭 [희망버스]가 앞으로 얼마나 더 뻔질나게 부산을 들락거릴지 감이 잡힌다.

비상시국회의 대표 최헌국 목사, 권영국 변호사, 이동훈 교수, 손미희 여성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등은 무대에 올라 다음과 같은 선언문을 읽었다.

"박근혜 당선인에게 묻는다.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해고 노동자들과 비정규직들이 철탑 위에서 외치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답하라.
노동자의 죽음과 희생 위에 사회통합이 어떻게 가능한지,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서 어떻게 소통하겠다는 것인지 말하라."

근로자들의 잇달은 자살은 안타깝다.
비극이다.
백석근 민노총 비대위원장의 "절망이 더 큰 병이라고 했다, 다시는 죽음이 없어야 한다“는 외침에 울림이 있다.

그러나, 정말 그러나다.
박근혜 당선인은 그들 말대로 ‘당선인’일 뿐이다.
당선인은 취임에 앞서 대통령직 인수가 본령이다.
근로자 연쇄 자살이 안타깝지만, 당선인이 할 일이라고는 사실상 없다.

고인들의 영전을 찾아 묵념하는 게 필요하다면 모르겠다.
그러나 빈소 방문이 본질은 아니지 않은가?
“사람이 죽고 있다. 박근혜는 답하라”는 것은 너무 나간 게 아닐까?

박 당선인에게 “사람이 죽고 있다. 답하라”고 소리지르는 것은 뭔가 트집잡고 떼를 쓰려는 [준비동작]으로 보인다.

조만간 이런 구호가 터져나올 것 같은 느낌이다.

“왜 대답이 없나?
촛불을 들자!”

집회에서 터져나온 갈라진 목청에서 ‘떼촛불‘의 일렁임이 감지돤다. 
노구의 백기완씨는 "분하고 억울하고 약이 올라서 왔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는 표 모을 줄은 알았지만, 피해 받는 민중은 모르고, 역사의 진보를 못 보며, 재벌의 횡포를 모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백석근 비대위원장은 “우리는 강하다, 승리한다"고 했다.
‘떼촛불’ 출정선언처럼 들린다.

미안하지만 ‘경제민주화’를 대선에서 가장 먼저 공약화한 후보가 박 당선인이다.
또 박 당선인은 당선장을 받자마자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가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들을 먼저 만났다.
그 자리에서 박 당선인은 “대기업이 있기까지 국민들의 희생이 있었다”고 재벌에 일침을 가했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중소기업 개발 기술 탈취, 중소기업 영역 침해와 불공정 거래를 철저하게 근절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게 다가 아니다.
박 당선인은 이어 전경련을 찾아 “대기업도 변화해주시길 바란다”고 전제한 뒤, “대기업의 경영목표가 이윤 극대화에 머물러서는 안되고 공동체와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한참 일할 나이에 퇴출시키는 고용형태는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년까지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며 정리해고 중단 및 정년 연장을 요구했다.
한진중공업 같은 사태를 일으키지 말라는 경고다.
부산 영도에서 ‘떼촛불' 예비세력 들이 외친 내용과 다를 게 하나 없다.

이젠 박 당선인의 취임과 그 후의 시책을 지켜보는 게 순서다.
취임도 하지 않은 당선자에게 "박근혜 당선인은 답하라... 사람이 죽고 있다"고 종주먹을 날리는 것은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5년 전.
광우병 쇠고기 촛불집회도 이런 식이었다.
몇몇 학생들이 시작한 촛불에 운동권, 불만세력들, 노무현 정권의 ‘단물’을 잊지 못한 세력들이 떼지어 나타나 부추기고, 선동해 광화문을 유린하고 청와대로 진격한 수순이다.

이번엔 부산과 울산에서 시작된 느낌이다.
좌파매체들이 [희망버스]에 기자들을 ‘종군기자’인양 태워 울산으로 부산으로 파견하고, 자극적인 제목의 글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도 5년 전과 판박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5년 전에는 ‘이명박 당선 후’ 고개를 푹 숙이고 고향으로, 골방으로 사라졌던 ‘친노’ 운동권, 좌경시민단체들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고개들고 일어난 반면, 이번에는 박근혜 당선인이 취임도 하기 전부터 설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떼촛불’을 손에 손에 드는 일만 남았다.

‘미국 쇠고기=청산가리’ 운운하며 머리를 들이 밀었듯, 어줍지 않은 연예인이 나서기 시작한 것도 유사하다. 단역 전문 ‘친노 연예인’ 김여진이 “문재인 캠프와 연관됐다는 이유로 방송사로부터 출연 취소를 통보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벌떼같이 좌파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잘 나가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라디오프로에서 퇴출된 개그우먼 김미화, 가수 윤도현의 판박이 버전이다.

'떼촛불'에 불을 댕길 성냥은 이미 그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쌍용차가 그것이다.
민주당이 해고자 전원 복직과 함께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쌍용차는  민주당과 국회가 마음대로 할 기업이 아니다.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인수했고, 마힌드라는 결코 손해볼 일을 하는 기업이 아니다.
쌍용차 누적 적자만 1조 2,000억원이다.

쌍용차를 먹튀자본 중국 상하이차에 팔아 넘긴 ‘원죄‘가 민주당에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무조건 국정조사-해고자 전원복직이다.

한번은 속을 수 있다.
그러나 두 번은 속지 않는다,

광우병 '떼촛불' 광란의 상처는 너무 크고 깊다. 
촛불 들 시간이 있으면 자기 집 앞 눈부터 치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