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한 전쟁 나면 한국이 진다, 왜? ‘상무정신’!!

    100년전의 예언서, 부자나라가 가난한 나라에 멸망되는 이유!

    무지의 만용/호머 리 지음, 한상일 옮김/기파랑, 1만4000원


    어느 날 갑자기 북한군이 기습 남침을 감행한다면 한국은 어찌 될까?
    6.25남침 때처럼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한국군은 북한군을 물리치고 승리할 수 있을까?
    중국은 그때처럼 또 백만 대군을 동원하여 북한군 지원에 나설까?
    미국은 그때처럼 또 유엔군을 편성하여 한반도에 투입할 것인가?
    아니면 양대국이 조중(朝中)동맹과 한미(韓美)동맹에도 불구하고 전쟁개입을 꺼린다면 한국군은 단독으로 북한군과 싸워서 이겨낼 수 있을까?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려 한다면 핵개발을 못한 한국은 그대로 굴복하고 말 것인가?
    북한은 경제력도 약하고 식량과 에너지가 부족하니 중도에 포기, 두 손을 들 것인가?
    한국은 경제부국이므로 장기전을 벌여 끝내 북한군에 승리, 통일을 이룰 수 있을까?
    이 모든 가정들에 대하여 해답을 찾고싶은 사람들이 읽어야 할 책이 있다.

  • 미국의 유명한 군사전략가 호머 리(Homer Lea: 1876~1912)가 1909년에 펴낸 책 <무지의 만용 無知의 蠻勇:The Valor of Ignorance>이 이제야 한국에서 나왔다.
    출판과 함께 뜨거운 논쟁이 된 이 책은 마키아벨리의 “전쟁은 연기할 수는 있지만 피할 수는 없다”는 전쟁론을 예리하게 입증하면서 일본의 미국침략, 즉 미일전쟁의 불가피성을 제시하고 미국의 안일주의에 경고를 발하고 있다.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에 연승한 신흥강국 일본에 주목한 호머 리는 치밀한 이론적 근거와 가상전투의 전략지도까지 제시, 세계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일본에서는 즉시 <일미필전론(日米必戰論)>으로 번역되어 22판까지 찍었고 일본 군부는 이 책을 장교의 필독서로 지정했다. 하지만 막상 당사국인 미국내 사정은 달랐다. 당시 미국내 감상적 평화주의와 고립주의 풍조에 빠진 여론주도층은 물론 군부의 전략가들도 ‘미일전쟁론’은 터무니없는 공상이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책이 나온지 5년 만에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났고 승승장구 아시아를 장악한 일본은 진주만을 기습, 세계 2차대전에 미국을 끌어들인 미일전쟁이 터지고 말았다. 타임지는 “호머가 준비할 시간을 30년이나 주었지만 미국은 일본을 몰랐다”고 개탄했다.
    특히 필리핀을 침공한 일본군의 공격방법, 상륙지점, 전략전술은 호머가 ‘무지의 만용’에서 그린 그대로였다. 일본이 작전을 시작하면 3주안에 마닐라가 함락될 것이라는 예언까지 적중했다. ‘무지의 만용’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전략가들은 후회했다. 당시 헨리 스팀슨 미국방장관은 “공상소설이 현실이 되었다. 일본을 과소평가한 중대 과오를 범했다”고 실토했다.

    호머는 “국가의 흥망성쇠는 인간의 생로병사와 같다”는 전제아래, 인류역사가 계속되는 한 전쟁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도 피할 수도 없는 ‘불변의 법칙’을 설파한다. 이 ‘숙명’을 극복하기 위해서, 즉 국가가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호머의 주제는 명확하고도 간단하다.
    <전쟁-승리-국가의 성립 / 전쟁-패배-국가의 해체>가 그것이다.
    이때 ‘부국약병(富國弱兵)’의 국가가 ‘빈국강병’(貧國强兵)‘의 국가에게 패한다는 불변의 법칙을 지난 역사가 증명한다고 강조한다.
    “부자이지만 ‘상무정신(尙武精神)’이 약한 나라는 가난하지만 상무정신이 강한 나라에게 반드시 패망하여 인류사회에서 소멸되어 왔다”는 것이다.

    풍요로운 나라는 사치, 페미니즘, 공리공론으로 상무정신을 쇠퇴시켜 전쟁에 무감각해지고 맹목적인 평화론에 빠진다. 필연적으로 이상주의와 공산주의등 환상에 젖어들어 사회적 경제적 ‘기생충’들이 국가의 주도권을 장악하게 된다. 군사력의 원동력은 파괴된다.
    국가정신이 부(富)의 노예로 종속되어버린 나라의 비극!
    경제적 국력을 자랑하면서도 “호전적인 적에게 공격 당하는 순간, 풍요로움이란 자기 파괴의 무기였음을 깨닫지만 너무 늦는다.”고 호머는 지적한다. 경제력은 “군함을 만들지만 전투정신은 못 만든다. 무기를 살 수는 있으나 용기는 살 수 없다. 총탄은 생산할 수 있으나 애국심은 생산하지 못한다.”

    “국가가 멸망하는 것은 국민이 망국 상태로 넘어가는 것을 알면서도 또는 무관심해서 준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지의 만용을 부리다가 국가도 민족도 지구상에서 소멸한다.”
    호머가 되풀이 강조하는 것은 ‘국민정신’이다. 국민의 용기와 도덕적 신념이 물질적 풍요로움을 지배할 수 있고 ‘상무정신’의 자부심을 잃지 않을 때 진정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의 모든 부를 소유한다 해도 ‘국민적 통합’을 만들지 못하며 불굴의 인내력도 제공받지 못한다. 대담한 용기와 정신력만이 국가의 생명력을 지속시킨다.”고 결론 짓는다.

    호머가 이 책을 출간한 다음해 지구상에서 사라진 ‘조선왕국’의 멸망을 우리는 잊었는가.
    ‘복지 경쟁’의 결정판 18대 대선후 출범하는 박근혜 시대는 ‘100조 복지시대’라고 한다. 국가 예산의 30%다. 가장 호전적인 적, 6.25남침이후 끊임없이 도발하는 북한의 핵무장을 뻔히 보면서도 국방예산은 삭감했다.
    그것도 수도권을 쑥대밭 만들수 있는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응하는 안보예산을 없애버리고, 대선 포퓰리즘의 대표작 '택시 지원'에 거액을 배정한 한국 정치권의 일탈행위야말로 호머의 '무지의 만용' 아닐까.
    풍요로움과 포퓰리즘, 친북-종북세력이란 ‘내부의 적’에게조차 속수무책인 이 나라를 지금 호머가 본다면 무슨 말을 할 것인가.
  •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희대의 군사전략가’ 호머 리의 인간상을 재발견하는 기쁨을 준다.
    어린 시절 뜻밖의 장애아가 되었지만 최고의 군인을 열망했고, 자력으로 최고의 토론가로 성장하여 백인으로는 유일하게 중국의 신해혁명(辛亥革命:1911 /청나라 멸망)에도 참여한다. 풍부한 군사지식과 전략으로 국가개혁의 꿈을 중국대륙에서 실천하고 싶었던 그에게 매료된 쑨원(孫文)은 “하늘아래 가장 위대한 군사이론가”라며 대장 계급을 달아주었다.
    불과 36세의 짧은 인생, 그것도 어려서 꼽추가 된 장애인이  이처럼 용기있게 자신의 꿈을 실험한 예도 드물 것이다.
    <사진설명: 중국 신해혁명에 참여하여 중국식 장군 복을 입고 칼을 든 저자 호머 리(Homer Lea: 1876~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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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자: 한상일 교수
    1941년 평양출생, 일본학 전공 철학박사, 국민대 명예교수
    저서/ 일본제국주의의 한 연구, 일본의 국가주의, 1910 일본의 한국병탄,
    일본-만화로 제국을 그리다, 지식인의 오만과 편견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