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安 단일화 TV토론, 무의미한 전파낭비

    새누리당 "단일화 토론, 자질 확인 어려워"

    조영환 /올인코리아 편집인

  •   온 방송들이 달려들어서 생중계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TV토론회가 21-22일 사이에 있었다. 하도 재미가 없어서, 심지어 사회자가 '두 사람이 한번도 웃지 않았으니, 마지막에는 상대방을 칭찬하는 질문을 해달라'고 해도 웃지 않을 정도로 이번 토론회는 무미건조하고 의미가 별로 없었다. 좌익진영의 진부한 탁상공론을 보는 기분이었다.

    그나마 덜 음흉한 문재인 후보가, 단일화 협상의 답보상태에 대해, '월요일 처음 협상팀이 처음 만났다. 이후 안 후보 캠프는 처음 주장에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며 '처음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물어보면 재량이 없다고 한다. 갑갑하다'고 말하자, 안철수 후보는 '(문 후보가) 일임하자고 합의했다'며 '저희가 전혀 처음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안 후보께서 방송기자협회 연설에서 '후보들이 직접 만날 수도 있다'고 했는데, 내일이라도 만나겠느냐'고 문 후보가 묻자, 안 후보는 마지 못해 '그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 많은 국민이 답답해한다'고 대답했다. 이 토론방송을 보고 난 뒤에, 국민들은 더 답답해할 것이다.

    토론회는 마치 중학생들의 반장선거 정견발표처럼 밋밋하고 유치했으나, 약간의 비판적 공격도 있었다.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도 반값 등록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 문재인 후보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지낼 때 국립대 등록금을 자율화해 했다. 이후 사립대 등록금이 폭등했다'고 비판하자, 반값등록금 급속 구현을 강조한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의 책임이 있다. 반성한다'며 '안 후보의 반값 등록금 계획은 (지원 금액 비율이) 느리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새정치 공동선언'에서 '의원 정족수를 줄이자고 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따지자, 안철수 후보는 '비례대표 의원을 늘이고, 지역구를 줄이고 전체의원 정족수를 조정한다고 했지 않느냐'며 ''조종'은 '축소' 외에 무엇을 의미하느냐'는 취지로 따졌고, 문재인 후보는 조정은 반드시 축소가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모든 방송채널들을 동원해서 토론할 가치가 없는 쪼잔하고 자해적인 입씨름을 시청하면서, 찌질한 정치꾼들이 아까운 방송전파를 낭비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경제민주화나 사회문제 등에 대해서는 안철수 후보의 '격차해소'에 대한 견해를 문재인 후보가 따지기도 했지만, 그것은 좌익세력이 강조하는 정치적 이슈로서, 결국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좌익진영 특유의 진부하고 망상적인 립서비스로 보였다. 하지만 대북관계, 제주해군기지, 군복무, 남북회담 등에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차이점을 보여줬지만, 전반적으로 두 후보가 모두 북한에 대해 낭만적인 시각을 드러냈고, 특히 친북좌익정당의 대선후보인 문재인은 남북경제연합이나 남북정상회담 등 비현실적인 대북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보다 더 종북적인 대북관을 가진 듯한 인상을 줬고, 안철수 후보는 대북관계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하고 현실적인 접근을 하는 발언을 했다고 평가된다. 문재인 후보가 '안 후보가 대북 대화에 ‘전제조건'을 거는 것이 이명박 정부의 대북 대화 입장과 다를 것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는데,
    이는 '무조건적 굴종'을 '평화'로 착각하는 '노무현-김대중식 대북굴종정책'을 연상시켰다.
    문재인 후보의 종북근성이 과감하게 드러났다.

    좀더 자세히 보면 안철수 후보는 대북관계나 안보문제에 관해 문재인 후보보다는 덜 종북좌익적이라는 인상을 줬다. 문재인 후보가 금강산관광 재개나 남북 공동어로수역 설정 등에서도 '전제 조건' 없이 먼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안철수 후보는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재발 방지에 대한 분명한 약속, 북한의 NLL 인정 등과 같은 '전제조건'이 먼저 있어야 남북한의 관계개선이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문재인 후보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통해 북한측이 민간인 신변 안전을 약속했으니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지 않느냐. 현회장에게 약속한 것이 사실인지만 확인하면, 다시 받을 필요는 없다'는 등의 정의 없는 대북굴종적 주장을 했지만, 안철수 후보는 '공식적으로 (북한 당국의) 확인을 받아야 재개가 가능하다'며 무조건적 대북관계의 개선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문재인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의 5.24조치를 마치 죄악시하는 것에 안철수 후보는 동조를 하면서도 약간 더 현실주의적이었다.

    제주해군기지에 대해 문재인 후보가 '참여정부에서 제주해군기지는 모항이 아니고 기항이었다. 또한 민·관 복합항이었다. 이를 이명박 정부가 전체를 군항으로 했다'며 마치 지금까지 4개의 정권들이 제주해군기지의 건설에 공감해온 것을 부정하는 듯한 주장을 했지만, 대선후보 중에 자신만 직접 강정마을에 가봤다고 강조한 안철수 후보는 '과거 4개의 정부들이 고급 정보들을 근거로 제주해군기지의 필요성을 주장했으니, 제주해군기지는 필요할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제주해군기지 결정 과정에서 주민들의 충분한 공감을 얻지 못했다. 주민과 대화해 원래 계획과 다른 부분은 차기 정부에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는 제주해군기지의 근원적 필요성을 긍정했지만, 문재인 후보는 올해 제주해군기지 건설 예산이 모두 삭감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이명박 정부가 마치 짓지 말아야 할 제주해군기지를 짓는 듯한 인상을 줬다.
    안보와 대북 문제들에 관해서, 안철수 후보는 미몽했고, 문재인은 매우 위험한 후보라는 인상을 줬다.

    마지막으로 안철수 후보는 남북한 통치자 회담에 대해 문재인 후보의 맹목적인 대북평화주의와는 다른 관점을 보였다. 안철수 후보가 '취임하면 내년 하반기에 남북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시한 규정에 대해 '시한을 못박게 되면 주도권을 잃고 몰릴 수도 있고. 이벤트로만 진행될 수도 있다'거나 '우리 운신의 폭을 좁히고 (북한에) 끌려 다니고 또한 남남(南南)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현실주의적 주장을 하자, 문재인 후보는 '새정부가 출범해 1,2년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면 초기 개혁할 시기를 놓친다. 구체적인 로드맵을 인수위에 확정하고 취임과 동시에 이행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의 굴종적 대북정책을 문재인 후보가 강화하겠구나'하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남북평화를 쉽게 들먹이는 것을 제외하면, 안철수 후보의 대북관은 현실성이 있었지만, 남북경제연합이니 서해평화수역 운운하는 문재인 후보의 대북관은 심지어 종북적으로 보였다. 문재인 후보의 대북관은 주목의 대상이다.

    이런 무미건조한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TV토론에 대해 새누리당은 22일 새벽 '양측의 이른바 단일화 협상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벌어진 TV 토론이어서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기대했던 것보다는 밋밋했다'며 '상식적인 이야기와 모호한 질문, 응답이 오고 갔을 뿐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과 능력, 경륜을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아직 대통령 후보로서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대변인 논평을 했다고 뉴시스가 전했다. 새누리당의 대변인 논평은 '정책 대신 단일화 방법을 놓고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하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후보의 자질과 능력 검증이라는 토론회의 본 목적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며 '토론에서 나온 정책과 분석들은 상당부분 공허한 내용이 많았다. 이미 거론된 이야기의 나열이 많았고 구체적인 실행 방법 등을 제시하는 데는 미흡했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그리고 '두 후보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지 불과 몇 개월 밖에 안 되고 충분히 정책을 공부할 시간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대통령이란 자리는 당선된 뒤 공부해도 될 만큼 한가한 자리는 아니다'라는 혹평을 했다고 뉴시스가 전했다.

    조선닷컴의 네티즌들의 평도 좋지 않았다.
    <與 '野 단일화 토론…자질과 경륜 확인 어려워>라는 뉴시스의 기사에 조선닷컴의 한 네티즌(550****)은 '대통령은 국가 원수다. 말 장난이나 무책임한 선심 복지 남발로는 곤란하다. 늦은 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로 끝난 토론! 실망이 크다.그 흔한 흉악범죄로부터 우리 아이 지킬<사회안전>얘기 하나 없었다.<청년 일자리>에 대한 복안도 전무했다. 아마추어를 능걸맞게 갖고 논 것 같은 선전장? 국회 인사청문회만 못했다. 단일화 강 건너 갔다'고 혹평했고, 다른 네티즌(sh****)은 '그래도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들 얘기라서 시청해 주기는 했는데, 그저 한심하단 생각뿐이었다. 저런 것이 함량미달이지 싶기도 했고'라고 혹평했고, 또 다른 네티즌(Ins*)은 '맞짱토론이라케서 봤는데, 참으로 허접하고 지리멸렬한 토론이어서 끄고 디비 잤고만이라'고 반응했다. 이 기사에 호평한 조선닷컴의 네티즌은 22일 새벽에 한명도 없었다. 'TV조선 좌담프로에 나온 정치평론가 5명'의 견해처럼, 네티즌들과 필자에게도 이날 '문재인-안철수 TV토론'은 전파낭비로 평가된다.

    <文 '단일화 협상 지지 부진…내일이라도 만나자'>라는 조선닷컴의 기사에 한 네티즌(goto****)은 '말끝마다 '국민' 파는 분들이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중파 토론에서 장난하나요? 여기가 두 후보의 협상테이블 아닙니다. 하기는 쇼인줄 알면서 그래도 토론을 지켜본 내가 잘못임. 토론은 번데기 깡통 굴러가는 소리만 있었네'라고 비꼬았다. 그리고 <문-안, 국방-대북 관계서 차이 보여>라는 기사에 한 네티즌(nic****)은 ' 안철수가 문재인하고 종북세력보단 훨 낫습니다. 종북세력보단 생각과 현명함이 있습니다. 만약 정말 단일화 된다면, 안철수가 되야 합니다'라고 반응했고, 다른 네티즌(xy****)은 '문재인씨! 김정은이가 언제 보고할거냐고 재촉 합디까? 왜 노무현이가 김정일이한테 약속한 쐐기 박자고 한 그 말에 대해서 대를 이어서 충성하시려고? 여보~ 지금 우리사회가 어떤 어려움 속에 살고 있는데, 공동어로수역 문제와 대북지원이 그렇게 급선무라고 생각되시오? 그러니 당신네는 계속 망하는 거야~ 선거 때만 되면'이라고 비판했다.

    조갑제 대표는 이 TV토론에 대해 '대한민국이 가장 빨리, 확실하게 망하는 길은 두 사람이 오늘 하겠다고 한 정책들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라며 '두 사람은, 경제민주화, 복지국가라는 명분을 우상화하여 경쟁적으로 국가 예산 낭비하기 정책들을 내어놓으면서 세금 더 걷자는 이야기나, 돈을 더 벌자거나, 절약하자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자리를 만들고 돈을 버는 主役인 대기업에 대한 적대감만 드러냈다. 돈벌이보다 돈쓰기에 全力투구하려는 이가 대통령이 된다면 나라가 망하지 않고 견딜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한국에서 올라간 여성의 등을 쏘아 죽인 북한군이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더라도 금강산 구경을 보내자는 건 死地로 국민 등을 떠밀어 넣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문재인을 비판한 조갑제 대표는 '文씨는 김정일이 현정은한테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한 것을 믿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망언도 했다'며 '오늘 이 발언만으로도 문재인은 절대로 국군통수권자가 될 수 없는 위험인물임이 증명되었다'고 주장했다. '안철수는 공허하고, 문재인은 위험하게 보였다'고 조갑제 대표는 총평했다.

    마무리 발언에서 문재인 후보는 '이번에 국회의원으로 출마해서 정치인의 경험이 6개월 되었지만, 민주통합당의 대선후보로서 단일화의 승자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고, 안철수 후보는 '정치인으로 두달 경험했지만 수많은 무방비 상태에서 비난을 받아왔다. 통영의 산동네 마을에서 구경한 것처럼 공동체 정신으로 정치쇄신을 이끌 단일화의 주역이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들의 마무리 발언에는 모두 자신이 좌익진영의 대선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각오가 서있어, 단일화가 힘들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또 한가지 이해할 수 없었던 점은 안철수 후보가 민주통합당에 사람을 보내어 '인적 쇄신'도 요구하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새정치'의 파트너로 민주통합당을 점지하여 입만 열면,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로서 자신을 내세우는 행동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자유대한민국의 대선후보일까?'와 '언제부터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민주통합당의 일원이었을까?'가 이번 '좌익진영 단일화 TV토론'이 나에게 남긴 질문이다.
    [조영환 편집인: http://www.allin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