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정부? JP의 말로를 보라!

    - ‘문철수’ 후보단일화는 권력분탕질 예고편-

    오 윤 환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단일화를 앞두고 안 후보 지지율 하락세가 예사롭지 않다. 문 후보와의 지지율이 역전됐을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포홤한 3자 대결에서도 문 후보에 밀린 3등이다.

    13일 한계레에 따르면, 문 후보가 다자대결과 양자대결에서 모두 안 후보를 앞섰다. 특히. 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안 후보보다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서치플러스 조사 결과, 다자대결에서 문 후보는 26.3%로 22.9%의 안 후보를 제치고 처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39.3%로 1위.

    더 심각환 것은 ‘박 후보와 경쟁할 단일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문 후보 48.1%, 안 후보 37.1%라는 응답이다. 무려 11.0%포인트 차다. 안 후보 진영이 주장하는 박 후보 지지층의 ‘역선택’ 가능성을 배제한 박 후보 지지층 제외 조사에서도 문 후보 49.1%, 안 후보 42.0%다.

    1주일전 조사에서는 안 후보(53.2%)가 문 후보(39.8%)를 크게 앞섰다. 안철수의 위기다.

    여론은 트렌드다. 한번 꺽이면 반등이 어렵다. 후보단일화 직전의 안 후보 추락은 치명적이다. 지난 12일 썰렁했던 안 후보의 부산대 강연장이 앞날을 예시하는 듯 하다.

    전반적인 분위기는 단일후보에 ‘문재인’이라는 쪽이다. 안 후보의 ‘묻지마 공약’도 사방에서 역풍이 불고 있다.

    후보단일화에서 탈락하면 안 후보 운명은 어떻게 될까?

    만에 하나 후보단일화에 의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고 치자.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는 안철수의 선택은 뻔하다. 문재인과의 연합-공동정부 구성에 참여하는 것이다. 문 후보가 ‘대통령권한축소’를 공약했고, 문, 안 진영이 ‘대통령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해 국무총리 인사제청권과 장관 해임건의권을 보장‘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그렇다면 ‘문통안총’(문재인 대통령 안철수 총리)이 유력한 대안이다. 안 후보가 집권당을 맡을 수도 있지만 ‘정치까막눈’인 안 후보로서는 마뜩치 않을 것이다. 헌정사상 유례없는 부산 대통령-부산 총리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 ‘정치짝짓기’는 1997년에도 있었다. 김대중-김종필-박태준의 소위 DJP의 연합이다. 고리는 ‘의원내각제’였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하자 내각제를 전제로, JP가 국무총리, TJ는 자민련 총재를 맡았다. 모양만 내각제를 흉내낸 것이다.

    그러나 내통령중심제 권력구조와 DJ의 독주-독선은 JP와 TJ를 ‘식물성’으로 몰아 넣었다. JP는 1998년 8월 “DJ와 나 사이에 내각제에 대한 믿음이 있다”며 1999년 하반기 내각제 개헌을 추진할 의지를 밝혔지만, DJ는 취임하자마자 남북정상회담에 꽂혀 박지원을 앞세워 북한에 추파를 던졌다. 내각제에는 관심도 미련도 없어 보였다.

    JP는 총리 취임 2년도 안된 2000년 1월 퇴임했다. 당으로 돌아온 JP는 내각제 합의를 짓밟은 DJ에 대한 보복을 준비한다. 2001년 국회에 제출된 임동원 통일부장관 해임안을 한나라당과 손잡고 통과시킨 것이다. DJP 연합이 공식적으로 붕괴된 순간이다. 이게 대선후보 짝짓기에 의해 탄생한 책임총리의 최후다.

    JP를 대신해 ‘책임총리’로 들어간 TJ 말로는 더 비참했다. TJ는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터진 차명재산 스캔들로 무너졌다. TJ 가족이 TJ에게도 숨긴 채 막대한 재산을 차명으로 숨겨놓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당시 동교동계 실세들이 TJ 차명재산을 일부 언론에 흘려 TJ 낙마를 주도했다는 설이 유력했다. 내각제의 싹을 잘라내겠다는 의도다. TJ는 4개월 만에 쫓겨나듯 물러났다.

    TJ 후임으로 들어간 이한동 자민련 의원은 DJP 연합이 붕괴되고, JP와 자민련에서 “내각에서 철수하라”는 요구를 뿌리치고 2000년 5월부터 2002년 7월까지 총리로 장수했다.

    정치짝짓기를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아름다운 단일화’로 포장해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권력은 부자지간에도 나눌 수 없다”는 건 숱한 골육상쟁의 역사가 입증한다. 설령 문 후보가 ‘선의 의지’로 안 후보와 동행하고 싶어도 그 주변이 ‘파트너’를 그냥 놔둘리 만무하다.

    ‘5년후의 안철수’는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더구나 DJP연합을 짓뭉갠 세력이 지금도 민주당에 활보하고 있다. 자기를 대통령으로 반든 민주당을 깨부수고 열린우리당을 만든 노무현의 직계가 문 후보다.

    안철수 책임총리가 제2의 이한동을 자처한다면, 공동정부-연합정권이 가능할 지 모른다. DJ가 남북정상회담을 하건 말건, 정상회담 대가로 수억 달러를 김정일에게 퍼주건 말건, DJ가 서해교전에서 산화한 영웅들을 뒤로 하고 빨간 넥타이 매고 일본으로 날아가 월드컵 결승전을 보며 파안대소를 하든 말든 ‘1인 지하 만인 지상’의 ‘식물총리’로 자리를 즐긴다면 장수도 가능할 것이다.

    안 후보가 섭섭하게 여길지 몰라 부연한다.

    이 시나리오는 후보단일화에서 상황이 역전될 경우 문 후보에게도 전용된다는 점이다. 1997년 DJP연합의 처참한 말로,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의 엽기적 결과에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그건 전적으로 우리들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