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 편사기획실장 지난해 감사원 특감 결과, 근무중 카지노 출입 29회
  • ▲ 지난해 12월 16일, 국사편찬위 대강당에서 열린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공청회(자료사진).ⓒ 연합뉴스
    ▲ 지난해 12월 16일, 국사편찬위 대강당에서 열린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공청회(자료사진).ⓒ 연합뉴스

    평일 근무시간 중 근무지를 무단 이탈해 강원랜드 카지노 21회 출입
    기관장의 허가없는 재단 위원 겸직, 부당 영리행위로 8,700여만원 수입

    한국사 교과서 검정업무를 담당하는 국사편찬위원회 간부급 직원이 평일에 근무지를 무단 이탈해 20회 이상 카지노를 출입했음에도 고작 정직 1개월의 솜방망이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잡음이 일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교과부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특별감사를 통해 국사편찬위원회 김광운 편사기획실장의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 카지노 출입사실을 적발했다.

    당시 감사원은 일부 공직자들이 강원랜드 카지노에 빈번하게 출입하며 도박행위를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평일 20회 이상 카지노를 출입한 465명의 공직자를 대상으로 중점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근무지 무단이탈과 금품수수 등 카지노 도박과 관련된 각종 비위행위가 쏟아져 나왔다.

    감사원은 이 중 288명의 카지노 출입 등 비위행위를 적발하고 소속기관에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공직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1. 국사편찬위 편사기획실장, 근무지 이탈해 카지노 출입


    문제가 된 국사편찬위 김 실장도 무단 근무지 변경 및 이탈, 무단 결근 등의 사실과 함께 카지노 출입사실이 드러났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김 실장은 2009년 4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모두 21회에 걸쳐 근무시간 중 카지노를 출입했다. 징계시효가 지난 경우까지 합하면 김 실장의 카지노 출입은 모두 29회에 달했다.

    여기에 위원장의 허가를 받지 않고 부당한 영리행위를 해 8,700여만원의 수입을 올린 사실도 함께 적발됐다.

    김 실장의 행위는 '5급상당 이상 간부직급 공직자'의 비위행위 중 첫번째 사례로 보도자료에 예시될 만큼 비위의 정도가 중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 중앙징계위원회의 결정은 정직 1개월에 그쳤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적발된 비위의 정도에 비해 김 실장에 대한 징계 수위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정직 이상을 중징계라고 하지만 평일에 근무지를 무단이탈해 카지노를 수시로 출입한 간부급 공직자에 대한 징계치고는 너무 관대하다는 것이다.

     

  • ▲ 정선카지노(자료사진) ⓒ연합뉴스
    ▲ 정선카지노(자료사진) ⓒ연합뉴스


    #2. 한국사 교과서 검정업무 맡아, 적절성 논란 불거져


    업무 적절성에 대한 논란도 있다.

    김 실장의 담당업무는 교과서 검정, 교육과정개편,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주관 등이다.

    때문에 평일 카지노 출입에 부당 영리행위까지 중대한 비위를 저지른 사람이 전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한국사 검정이나 교육과정 개편업무를 계속 맡는 것은 난센스라는 것이다.

     

    #3. 학계, 김 실장의 좌편향 ‘민족·민중·통일 사관’에 우려


    역사학계에서는 다른 측면에서 김 실장이 교과서 검정 업무를 맡고 있는 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이념적, 정치적으로 가장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해야 할 자리에 ‘좌편향 사관’을 가진 인사가 앉아 있다는 것이 직접적인 이유다.

    학계의 이런 우려는 김 실장의 과거 행적 속에서 나타나고 있는 ‘민족·민중·통일 사관’에 근거한다.

    그가 쓴 다수의 역사 관련 논문은 대한민국에 적대적인 좌파성향의 역사학, 즉 대한민국과 한국민 보다는 한민족을 중심으로 하는 민족주의, 민중주의에 토대를 두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한국의 역사를 바라보는 그의 좌편향된 시각은 좌파진영의 대표적 원로사학자인 강만길-조동걸-이만열 교수와 궤를 같이한다.

     

    #4. 대한민국 보다 한민족 우선, 논문 통해 좌파 역사관 뚜렷하게 밝혀


    대한민국 보다는 한민족을 중심으로 한 민족적, 민중적 역사관을 토대로 한국사를 바라보는 이들의 역사관은 결국 대한민국의 정체성 위기를 초래한 근현대사 역사 왜곡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1948년의 건국을 부정한다는데 있다. 이들에게 건국은 ‘정부수립’에 불과하다. 반면 이들이 강조하는 것은 ‘1919년 건국설’이다.

    상해 임시정부수립을 대한민국의 건국으로 보는 인식 아래서 1948년의 건국은 설 자리가 없다. 건국대통령이 ‘초대대통령’으로 왜곡되는 현상도 이들에겐 자연스런 논리의 귀결일 뿐이다.

    김 실장의 논문들 역시 이런 좌파 역사관을 철저하게 따르고 있다.

    미국 또한 이들에겐 ‘분단 책동 세력’ 중 하나다. 이들은 미국이 한민족의 자주성을 해치고 있다면서 그 대표적인 예로 ‘미군의 주둔’을 꼽기도 한다.

    좌파 역사학계의 인식대로라면 ‘미국을 지지하면 반민족적인 것이 되고, 미국을 반대하면 자주적이라는’ 논리가 성립한다.

    이런 논리를 가장 잘 나타낸 논문이 바로 김 실장이 2001년 9월 <역사학보> 제171집에 기고한 ‘회고와 전망’이다.

    여기서 김 실장은 다음과 같은 논리로 미국을 정의한다.

    해방공간에서 좌우를 나누는 기준이 미국에 대한 입장여하에 달려 있었다는 점이다. 이 시기의 정치지형은 좌우대립이었다기 보다 오히려 민족 대 반민족의 계선(界線)이 분명하였으며, 그것이 기본축이었다”
     - 김광운, 역사학보 제171집, ‘회고와 전망’ 중 일부

     

    #5. 통일 후 국가체제, 김 실장 “대놓고 말 못하겠지만..” 

    김 실장의 같은 논문은 좌파 사가(史家)들이 숨기고 있는 의도를 은연중에 보여주기도 한다.

    좌파 사가들은 한결같이  남북통일 후 이 땅에 자리 잡게 될 국가체제에 대해 철저히 함구한다.

    ‘민족·통일 사학’의 궁극적인 목표가 통일이라면, 통일 후 한국의 국가체제와 정치체제 즉, 국체와 정체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그들 내부에서 쏟아져 나왔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은 통일만 되면 산업화, 민주화, 자주화 등이 저절로 이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이들이 감춘 그것이 ‘사회주의적’인 것이기 때문에 솔직히 드러내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는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김 실장의 논문은 이런 좌파 역사학계의 숨겨진 의도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예다.

    “우리가 대놓고 이야기하지는 못하겠지만 오늘 현대사 연구의 목적과 방향이 어디에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파악할 수 있다”
     - 김광운, ‘회고와 전망:현대’ ,<역사학보> 제171집, 2001. 9. p263

     

    #6. 입으로는 “민중, 자주”, 뒤로는 도박에 탐닉...비판도

    이처럼 철저하게 좌편향된 사관으로 무장한 인사가 한국사 교과서 검정업무를 총괄하는 편사기획실장에 있는 것은 현저히 균형을 잃은 처사라는 것이 학계의 반론이다.

    한편에서는 외세 배격, 민중과 자주를 강조하는 그가 자본주의의 가장 큰 폐해라 할 수 있는 카지노 도박에 탐닉한 사실을 두고 강한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입으로는 민중과 자주를 외치면서 뒤로는 추악한 본능에 충실한 모습을 보면서 진정성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실장이 한국사 교과서 검정 업무를 계속 맡는 데 대해 교과부는 공정성이나 신뢰도에 문제가 될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과서 검정업무는 각 시도교육청과 역사학계의 추천을 받은 인사로 구성된 독립적인 검정위원회가 맡고 있다. 위원구성은 우리 부도 알 수 없을 만큼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어 공정성이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여지는 없다고 본다"
     -교과부 관계자

    교과부가 이렇게 흐리멍텅하니 뒤로는 근무시간중에 카지노를 제 집 드나들며 앞에서는 '민족 민주 민중'을 부르짓는 공무원이 우리 아이들의 교과서를 책임지는 웃을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사편찬위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검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중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한 검정결과는 이달 말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