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인척·측근 비리에, ‘죽어서야 일을 손에서 놓겠다’ 와 ‘수업료 낸 셈 치자’
  •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마음으로 사과합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모두가 제 불찰입니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

    측근 비리로 국민들에게 대통령이 고개를 숙이며 했던 말이다. 이 대통령은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등 친인척과 측근들이 저축은행으로부터 돈을 받은 의혹에 대해 사과를 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불법 사행성 도박 '바다이야기'에 친조카 노지원 씨가 연관됐다는 의혹에 대해서였다.

    사과에 진심을 담기 위해 애쓴 흔적이 보이는 말이다.

    차이점은 두 대통령이 다음에 이어 말한 부분이다.

    "그러나 개탄과 자책만 하고 있기에는 오늘 나라 안팎의 상황이 너무나 긴박하고 현안 과제들이 너무나 엄중하고 막중합니다."

    "생각할수록 가슴 아픈 일입니다만 심기일전해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국정을 다잡아 일하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것이고 또한 저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직 겸허한 마음가짐과 사이후이(死而後已) 의 각오로 더 성심을 다해 일하겠습니다."
      - 이명박 대통령

  • ▲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친인척.측근비리에 대해 대국민담화와 함께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친인척.측근비리에 대해 대국민담화와 함께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 뉴데일리

    "비싼 수업료 낸다고 생각하고 국민들이 조금 인내해 주십시오."

    "조카 이름이 마구 떠오르는데 최소한 그 점에 대해 자기해명 정도는 허용해야 대통령이 숨 쉬고 살지 않겠습니까."
     - 노 전 대통령

  •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모습. ⓒ  자료사진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모습. ⓒ 자료사진

    맞는 말이다. 박연차 게이트에서 노 전 대통령이 돈을 받았다는 직접적인 혐의는 말 그대로 스스로 숨을 끊었으니, 더 이상 비난할 수 없다고 치자.

    친인척·측근 비리에 대한 두 대통령의 접근 방식은 다소 차이가 난다. 잘해보려고 했는데 주변 참모들이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이라면 대통령 입장은 얼마나 곤혹스럽겠나 생각해볼 만도 하다.

    그래도 ‘죽어서야 일을 손에서 놓겠다’는 대통령과 국민들에게 ‘수업료 낸 셈 치자’는 대통령의 차이는 역사에서 평가가 갈릴 것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