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경 "김일성을 빼닮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변희재 "김일성의 젊은 시절 목소리와 어투 그대로 따라해"
  • ▲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태양절)을 맞은 15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등 북한의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으며 조선중앙TV 등 북한의 방송 매체들은 행사를 실황 중계했다. ⓒ 연합뉴스
    ▲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태양절)을 맞은 15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연설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등 북한의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으며 조선중앙TV 등 북한의 방송 매체들은 행사를 실황 중계했다. ⓒ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김일성 100회 생일 기념 대규모 군 열병식이 열린 15일 공개연설을 했다.

    수만 명의 군중이 모인 이날 김정은은 20분 간 연설을 했고, 이어 인민군 육해공군과 노농적위대, 붉은청년근위대의 열병식이 이어졌다.

    인민군 열병식에 노농적위군과 붉은청년근위대가 참가한 것은 지난 2010년 10월 노동당 창건 65돌 경축행사에 이어 1년6개월 만이다.

    북한이 인민군 창건 80돌(25일)이 아닌 김일성 생일에 대규모 군 열병식을 진행한 데는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연설에서 김정은은 미리 준비한 원고를 차분한 목소리로 읽었다. “김일성 민족의 백년사는 파란 많은 수난의 역사에 영원한 종지를 찍고 우리 조국과 인민의 존엄을 민족사상 최고의 경지에 올려세웠다"고 말했다.

    "어제 날의 약소국이 당당한 정치군사 강국으로 전변됐으며 우리 인민은 그 누구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자주적 인민으로 존엄 떨치고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이 경이적 사변은 결코 세월이 가져다준 우연이 아니라 선군혁명의 개척자이시며 영도자이신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께서 안아오신 역사의 필연”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성스러운 선군혁명의 길에서 언제나 동지들과 생사운명을 함께하는 전우가 될 것이며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받들어 조국과 혁명앞에 지닌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앞으로”라는 구호로 연설을 마쳤고, 청중은 연설 중간 중간 ‘만세’를 외쳤다. 지난 13일 발사에 실패한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3호’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도 하지 않았다.

    변희재 뉴데일리 논설실장(미디어워치 대표)은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김일성 목소리와 똑같이 하려고 철저하게 훈련된 티가 난다. 김일성이 젊은 시절 스탈린 앞에서 충성 맹세할 때 목소리와 어투를 그대로 따라했다”고 평가했다.

    북한민주화위원회 홍순경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정일은 후계 기간이 상당히 길어 입지가 워낙 굳어 있었다. 그래서 굳이 연설을 안해도 그 주위 사람들이 절대 복종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자기 할아버지인 김일성을 빼닮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입지를 구축하기 위해 공개연설에 나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는 북한의 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총리,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리영호 총참모장, 김정각 인민무력부장, 김경희 당 비서, 김원홍 국가보위부장, 현철해 인민무력부 1부부장,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김영춘 국방위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의 공개 연설은 지난 92년 4월 25일 열병식에서 "영웅적 조선인민국 장병들에게 영광이 있으라"가 전부다.

  • ▲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기념행사에서 김정은(왼쪽에서 두번째)이 단상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기념행사에서 김정은(왼쪽에서 두번째)이 단상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