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 2분 남짓 때 2개로…이후 20개 조각으로 분리발사 초기부터 세종대왕함 등 이지스함들이 포착․추적
  •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반적인 실패상황처럼 ‘폭발’한 것이 아니라 ‘공중분해’되며 바다로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북한 미사일은 발사 2분 4초 만에 2개로 분리된 뒤 이후 하나는 17조각으로, 다른 하나는 3조각으로 분리된 채 서해 바다로 떨어졌다.

    국방부는 13일 오후 3시 30분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브리핑을 가졌다.

    국방부는 “우리 군은 북한이 언제든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준비를 끝냈다고 보고 지난 11일부터 한미 공조 하에 추적해 왔다. 그래서 미사일을 발사하자마자 이지스함의 SPY-1D레이더로 즉각 추적에 돌입했다”며 추적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 ▲ 국방부가 발표한 북한 '대포동3호' 미사일의 발사경로.
    ▲ 국방부가 발표한 북한 '대포동3호' 미사일의 발사경로.

    국방부는 “북한은 4월 13일 오전 7시 39분(북한 발표로는 오전 7시 38분 55초) 동창리에서 남쪽으로 장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세종대왕함은 발사 때의 가속시간, 수평선 등으로 인해 7시 39분 49초부터 식별했다”고 밝혔다.

    세종대왕함 등이 레이더로 추적한 바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은 발사 2분 4초만인 오전 7시 41분 10초에 동체가 2개로 분리됐다고 한다. 이때 고도는 70.5km, 속도는 마하 5.6에 달했다. 위치는 북한 동창리 남쪽 해상 70km 가량이었다.

    분리된 채 날아가던 북한 미사일은 7시 42분 55초에 백령도 상공에서 마하 4의 속도로 151.4km의 최고고도에 다다랐다.

    7시 47분 42초 경에는 분리된 동체 하나가 17여 개로 다시 분리돼 태안반도와 안면도 서쪽 서해바다로 추락했다. 또 다른 동체는 군산 서쪽 바다 상공 11km에서 마하 1.7 가량의 속도로 비행하다 3개로 분리된 뒤 바다에 추락했다. 

    이렇게 북한 미사일이 산산 조각날 때의 위치는 모두 우리나라의 배타적 경제수역 상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이한 점은 일반적인 미사일(또는 로켓) 발사 중 '공중폭발'이 일어나면, 잔해를 찾기 어려울만큼 산산조각이 난다. 반면 이번 북한 미사일은 날아가면서 차례차례 '조각'이 났다고 한다.

    국방부는 “현재 세종대왕함을 포함한 항공기와 함정 등이 현장에서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몇 점의 부유물을 발견해 수거했지만 미사일 잔해와는 관계가 없어 보인다”며 “추가 부유물이 있을 수 있지만 조각들이 떨어진 곳이 워낙 넓은 해역이어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물속으로 떨어진 잔해 수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이번 미사일 발사는 위성 발사를 빙자한 장거리 미사일 개발 시험이다. 100kg급 시험위성을 위해 막대한 비용의 로켓 발사는 불필요하다”면서 “김정은 지배체제 강화 및 핵무기 운반수단 개발을 위한 의도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 북한은 지난 11일 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을 당 제1비서에 추대했다. 13일에는 김일성 100회 생일(4월 15일)을 앞두고 최고인민회의를 소집했다.

    하지만 13일 정오에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위성궤도 진입 실패’를 밝히며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실패했음을 시인하고 현재 원인 규명 중이라고 밝히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미사일 발사 당시 북한군은 모두 ‘특별 경계근무’로 전환하여 경계를 강화하고 있었다고 한다. 서해함대 소속 함정 일부는 어선들을 통제하고 몇몇 항공기가 서해상에서 초계비행을 하는 등 미사일 발사 지원활동도 펼쳤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하지만 이 외에 해상 침투세력 등의 움직임이라든지 북한군의 도발관련 특이동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현재 한미 양국은 북한이 내부 결속을 위해 향후 추가적인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거나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접적(接敵)지역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성동격서’식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 미사일 잔해가 떨어진 해역에는 미사일 잔해를 수거하려는 한미 양국 해군 외에도 중국과 러시아 정보수집함, 정찰기도 와서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