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표하면 쇼보여주겠다는 세력이야말로 청년층 무시"  
      
     정치인도 아닌 논객의 발언조차 백주대낮에 선동하는 언론
    변희재    
      
    필자의 청년층 투표에 대해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거의 대부분 왜곡보도이다.
    연속적으로 적어내린 140자 짜리 트윗의 일부만 인용해서 왜곡보도 하지 말고, 지금 올리는 이 정식 칼럼을 인용하기 바란다. 특히 TV데일리의 박지은 기자는 필자가 세대들로 하여금 대놓고 투표하지 말 것을 권해 반발을 샀다는 왜곡된 문장을 쓰기도 했다.

    최소한 기자라면 트윗 한 페이지만 확인했을 때 취지를 이해할 수 있음에도, 정치인도 아닌 논객의 발언을 마음대로 왜곡하는 행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바로 이런 거짓선동 행태야말로 민주주의 가장 큰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필자가 비판한 지점의 핵심은 서울대 조국 교수, 안철수 원장 등의 삐뚤어진 투표율 달성 이벤트 공약이다. 이들은 각기 투표일 70%가 넘어가면 망사스타킹을 신겠다느니, 미니스커트를 입겠다느니, 선정적 행태로 투표행위를 정략화하고 있다. 나꼼수의 김어준은 심지어 투표율 70%가 넘어가면 주진우와 키스를 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자, 이러한 행태가 참여민주의의 원칙에 맞다는 말인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부와 의회권력은 오직 선거로만 이동된다. 투표는 한 세력을 심판하며 다른 세력을 지지하는 행위이다. 이 때문에 자신이 지지한 세력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가지 못했을 때, 유권자들은 “손목을 자르고 싶다”는 말들을 종종 한다. 그 만큼 투표행위는 엄중한 것이다.

    흔히 선동적 투표의 위험성을 예로 드는 것이 독일 히틀러의 나치당 집권이다. 히틀러는 쿠테타에 실패한 후, 합법적인 방법으로 집권을 도모했다. 그래서 나치당은 의회에 진출한 뒤, 수차례의 합법적인 의회해산과 총선을 거쳐, 결국 히틀러를 수상의 지위에 오르게 한다. 그뒤 힌덴부르그 대통령의 사임 이후, 히틀러는 독일의 의회와 정부 권력 전체를 장악했다. 그 뒤 역시 합법적인 방법으로 초법적 권력을 담은 법안을 통과, 1인 영구독재 체제를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최소한 의회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은 모두 합법적인 선거를 통한 것이었다. 히틀러는 그의 저서 ‘나의투쟁’에 대중선동에 대한 기만술을 적어놓았다. 대부분 대중은 선동에 쉽게 휩쓸린다는 전제에서 기획한 것들이고, 히틀러는 온간 선전선동 기술로 이를 실현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이러한 대중선동이 언제든지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 이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유권자 한명 한명이 모두 투표의 엄중함을 깨닫고, 진지한 자세로 깊이 고민한 뒤 투표하는 것 이외는 없다.

    2004년 총선에서 탄핵세력 심판한다면서 친노어용 논객들과 매체들이 선동을 시도, 무려 60%대 투표율로 열린우리당에 과반의석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그 열린우리당은 불과 3년만에 지지율 한 자리수로 추락하며 공중분해되버렸다.

    그 점에서 닥치고 투표선동하는 것이야말로 히틀러식 선동과 닮았고, 이런 선동에 넘어가지 않고 자기 판단을 내리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성숙한 유권자의 자세이다. 깊이 고민하여, 지지세력을 판단했고, 그에 책임질 자세가 되어있으면 투표하는 것이다. 지지세력이 없거나, 지지세력을 판단할 만큼 고민을 하지 못했다면, 투표하지 않는 것도 훌륭한 선택이다.

    대한민국 상식적인 지식인과 논객이라면 청년층에 바로 이런 투표의 역사적 엄중을 깨우쳐줘야 하는 것이다. 이를 하기 보다는 투표율 갖고서 이벤트쇼를 하는 세력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가장 위험한 적이다. 또한 자기들의 쇼를 보기 위해서 투표하라는 선동, 청년 유권자들을 대놓고 무시하는 행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