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민병원, 수술비, 입원비 모두 무료로 지원"그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최선을 다할 것"
  • ▲ 혜민병원 정형외과 이두연 과장이 최 씨를 발을 치료하고 있다. ⓒ 뉴데일리
    ▲ 혜민병원 정형외과 이두연 과장이 최 씨를 발을 치료하고 있다. ⓒ 뉴데일리

    탈북 때 동상으로 왼쪽 발가락을 모두 잃은 최 모씨가 고통에서 벗어나게 됐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위치한 혜민병원이 최 씨를 무료로 수술해 주기로 한 것이다.

    "박선영 의원, 어머니라 부르고 싶어.."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지난 5일 '탈북자 발씻김' 행사에서 최 씨의 발을 직접 씻겨주었다.

    최 씨는 "나의 발을 어루만져준 사람은 지금까지 한 사람도 없었는데 박선영 의원이 눈물을 함께 흘리며 '이제 그만 울어도 된다'고 해주셔서 많은 위로가 됐다"고 했다. "박선영 의원을 마음 속으로 어머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최 씨가 아직도 상당한 통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박 의원은 그 다음날 대한의사협회에 최 씨의 수술을 문의했고, 협회를 통해 사연을 전해들은 혜민병원이 박 의원에 연락해 최 씨를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혜민병원 정형외과 김병관 과장은 “탈북자들은 상처받은 사람들이다. 그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최 씨의 사연을 듣게 돼 우리병원이 해주겠다고 결정했다"고 했다.

    이어 "혜민병원은 족부 정형외과가 있어 최 씨의 고통이 없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술을 맡은 혜민병원 정형외과(족부) 이두연 과장은 "최 씨는 왼쪽 중족골 부위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 부분의 날카로운 뼈가 피부를 계속 찌르고 있어 뼈를 다듬어줘야 한다"고 했다.

    이 과장은 또 "일부 신경을 자극하는 증상이 있어 더 안쪽까지 절단을 해야 찌릿찌릿한 증상이 없고 편하게 걸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 지난 5일,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발씻김 행사'에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탈북자 최 모씨의 발을 씻겨주고 있다. ⓒ 뉴데일리
    ▲ 지난 5일, 서울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탈북자 발씻김 행사'에서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탈북자 최 모씨의 발을 씻겨주고 있다. ⓒ 뉴데일리

    “당신은 아픔을 죽을때까지 달고 살아야한다”

    최 씨는 98년 8월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나왔다가 인신매매를 당했다.

    "두 딸에게 중국에서 3개월간 돈을 벌어온다고 했을 때 딸들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그저 기뻐하기만 했습니다. 이렇게 생이별을 하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어요."

    8년을 성노리개로 살았던 그는 몽골-중국 국경지역을 넘어 2006년 한국으로 들어왔다.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함께 도망친 친구들은 다 굶어죽고 얼어죽었어요. 임신 7개월 된 제 아이도 유산했고, 제 발가락은 동상에 걸렸습니다."

    그는 한국에 오자마자 국군 수도병원에서 왼쪽 발가락을 절단하는 수술을 수차례에 걸쳐 받았다.

    "다른 환자들은 수술실에 들어갈 때 가족들이 동행했어요. 하지만 저는 한국에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간호장교 분과 함께 들어갔어요. 늘 외로웠습니다." 

    어느 날, 그는 "친정집에 또 왔어요"라고 간호장교에 반가운 마음을 표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간호장교는 최 씨가 안타까웠는지 손을 꼭 붙잡고 한없이 울었다고 한다.

    "간호장교 분께서는 저를 가족처럼 대해주셨어요. 제가 아파하고 외로워하는 모습을 너무 많이 봐서 장교 분도 많이 우셨습니다.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면서..."

    그의 고통은 절단 수술을 받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수술이 끝나고 마취가 풀리자 통증이 시작됐습니다. 낮에는 부끄러워서 못 울어요. 밤새 실컷 울죠. 외로워서도 울고, 힘들어서도 울고..."

    그는 고통을 참아보고자 병원이란 병원은 다 다니면서 아픔을 호소했다. 그러다 한 의사가 “당신은 아픔을 죽을때까지 달고 살아야한다”고 해 '통증'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6년간을 살아왔다고 한다.

    "한 병원에서는 발을 더 절단을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앉은뱅이가 되도 좋은데 그럼 더 절단하면 통증은 사라집니까?'라고 묻자 의사는 '그것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수술을 해봐야 안다고..."

  • ▲ 탈북자 최 모씨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에 '어머니'라 부르고 싶다고 했다. ⓒ 뉴데일리
    ▲ 탈북자 최 모씨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에 '어머니'라 부르고 싶다고 했다. ⓒ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