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이승엽-김병현-김태균, 국내 무대 복귀초호화 캐스팅 '빅4' 합류‥사상 최대 흥행 기대
  • 박찬호가 150km대의 광속구로 이승엽을 삼진 아웃시키고, 김태균이 김병현의 뱀 같은 직구를 홈런으로 날린다?

    게임에서나 만나볼 수 있었던 꿈같은 현실이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펼쳐진다. 미국과 일본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역전의 노장'들이 2012년 프로야구에 복귀하는 것.

    메이저리그에선 박찬호와 김병현이, 일본에선 이승엽과 김태균이 국내로 돌아왔다.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메이저리그붐을 일으켰던 박찬호는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2개나 보유한 김병현은 오랜 방황 끝에 넥센 선수가 됐다.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일본에서 주춤했던 김태균은 다시 국내로 유턴, 박찬호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홈런왕' 이승엽은 친정팀 삼성에서 다시금 갈기를 바짝 세울 예정이다.

  • 전성기 지난 3인방, 예전 기량 회복할까?
    실전감각 무뎌진 김병현, '먹튀' 위험 다분

    수년 전 밤잠을 설치면서 지켜봤던 이들을 직접 그라운드에서 볼 수 있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야구팬들은 들뜬 기색이다. 각종 야구 관련 사이트나 게시판에는 이들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하다. 이들 4인방의 과거 전력을 비교·분석하며 올 시즌 성적을 예상하는 성급한 글들도 눈에 띤다.

    이들이 쏟아낼 각종 기록들도 관심거리다. 미국에서 124승을 쌓아올린 박찬호가 얼마나 더 승수를 추가할 수 있을지, 또 한·일 통산 483개의 홈런을 날린 이승엽이 통산 500홈런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54승과 86세이브를 함께 기록한 김병현이 어떤 부문에서 활약을 이어갈지도 초미의 관심사. 만일 김병현이 선발로 변신한다면 박찬호와 김병현이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꿈같은 장면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일단 야구 관계자들은 수퍼스타들의 합류로 700만 관중은 가볍게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정상급 리그에서 한국야구를 대표했던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사상 최대의 흥행을 점치는 분위기.

    성적 여부를 떠나 한일 양대 리그를 풍미했던 선수들이 국내 경기에서 펼치는 자존심 대결은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흥행카드로 손색이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빅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의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가 적절히 소속팀에 배합될 경우 프로야구의 수준 또한 한 차원 격상되리라는 전망이다.

  • 이승엽, 실종된 '부드러운 스윙' 되찾아야
    40줄 들어선 박찬호, 체력부담 떨쳐내야‥

    그러나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4인방 중 김태균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

    따라서 이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선수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경기력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모두의 기억 속에서 수퍼스타로 각인됐던 이들이 막상 국내 무대에서 형편없는 기량을 선보인다면 그동안 쌓아왔던 명예가 한 순간에 날아갈 수도 있다.

    더욱이 소속팀의 사활이 걸린 경기에서 자칫 실수라도 할 경우, 국민 영웅에서 역적으로 곤두박질 칠 수 있다.

  • 이 중 김병현이 제일 위험한 상태다. 2008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등판한 이후 입단과 방출을 반복했던 그는 4년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미국 독립리그를 전전해 왔다. 지난해 잠시 머물렀던 일본 라쿠텐에서도 김병현은 1군이 아닌, 2군에서 활약해 왔다. 당연히 실전 감각에 의문 부호가 달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막내' 김태균도 안심할 처지는 못된다. 복귀파 중 가장 어린 축에 속하지만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문제다. 아직 한창 전성기를 보낼 나이지만 허리부상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할 경우 또 다시 슬럼프에 빠질 우려가 있다.

    지난해 일본에서 1,2군을 오가면서도 15홈런을 쳤던 이승엽은 손가락 수술 이후 실종된 '부드러운 스윙'을 되찾는 게 급선무다. 일본 투수들의 '지저분한' 변화구를 상대하다 상체 밸런스가 무너진 타격 매커니즘도 보완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축적한 박찬호는 상대적으로 "평균 이상은 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철완을 지닌 그도 40줄에 들어섰다. 불혹의 나이를 맞은 박찬호가 체력적인 부담과 부상 위험을 얼마만큼 떨쳐내는가가 성공 여부의 최대 관건이다.

    취재 조광형 기자 ckh@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