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노포털 '다음'에 '개호구' 취급당하는 청와대
     
    완결성도 못갖춘 한겨레 기사로 청와대 디도스와 엮여
      
    변희재, pyein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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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월 17일 21시 15분의 미디어다음 뉴스면 메인화면 
     
     “미디어다음은 이명박 정부와 청와대를 ‘개호구’ 취급하고 있다”

    이 문장 말고, 다른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미디어다음은 12월 17일 16시 50분에 송고된 한겨레21의 기사 ‘청와대 지시로 디도스 금전거래 덮었다’를 메인화면에 볼드체로 편집하여 올려놓았다. 이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추신’이 적혀있다.

    “< 한겨레21 > 891호에 이와 관련한 추가 사실과 더욱 상세한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 한겨레21 > 은 대형 서점과 전국의 철도역사, 지하철 가판대 등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패드용 < 한겨레가판대 > 에서도 내려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완결성도 갖추지 못한 <한겨레21> 기사, 메인화면에 볼드체로 띄워

    즉 미디어다음에 메인화면에 올려놓은 기사만으로는 구체적인 근거를 독자들이 알 수 없는 소개성 기사일 뿐이고, 상세한 내용은 직접 한겨레21을 사보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완결문을 볼 수 없는 기사를 미디어다음은 메인화면에 버젓히 올려놓은 것이다.

    하루에 천만명 가까이 방문한다는 미디어다음에 메인화면에 이 기사가 올라갔으니 청와대는 당연히 이에 해명할 수밖에 없었다. 이 해명을 연합뉴스가 보도하자, 미디어다음은 이를 다시 메인화면에 올리며 한겨레21 기사와 함께 묶었다. 이미 네티즌들은 5-6시간 만에 4500여개의 댓글을 올리며, 청와대를 맹비난하고 있다.

    완결성도 갖추지 못한 한겨레21의 기사 하나 메인에 올리면서, 이제 디도스 사건은 청와대가 개입한 것으로 다수의 대중들이 믿게 된 것이다. 미디어다음의 뉴스편집장과 직원들의 정치적 의사에 따라 청와대는 지금부터 디도스 관련 여론선동에 휩쓸려 가게 될 것이다.

    실제로, 미완결의 한겨레21 기사의 유포 과정을 추적해보면, '미디어다음'이 절대적 기여를 했다는 점은 쉽게 드러난다. 미디어다음은 16시 50분에 송고된 한겨레21의 기사를 17시 12분에 메인뉴스에 편집한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송고된지 단 22분만에 메인뉴스에 걸었다는 것이다. 기사 제목만 봐도 청와대에 타격을 줄 만한 내용으로 판단하여, 그대로 올렸다는 방증이다.

    이렇게 미디어다음 메인에 기사가 올라가자, 타 매체들도 이에 영향을 받고 인용보도를 시작했다. 미디어오늘은 19시 19분에 인용보도를 송고했다. 이에 미디어다음을 통해 엄청난 속도로 한겨레 기사와 인용기사가 유포되자 청와대 측은 20시 경 해명보도자료를 배포했고, MBN뉴스가 20시 40분에, 연합뉴스가 20시 44분에 미디어다음 측에 관련 기사를 송고했다.

    즉, 한겨레21 기사는 미디어다음으로 인해 유통이 시작된 것이고, 미디어다음이 메인뉴스에 올리자 타 매체가 따라붙었고, 청와대로서도 긴급해명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런 청와대 해명 기사가 쏟아지면서, 한겨레21과 미디어다음의 의도대로, 디도스 공격과 청와대는 대중들의 인식에 완전히 엮이게 된 것이다.

    미디어다음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시도하는 것으로 파악 돼

    물론 미디어다음이 현 정부를 공격하고, 친노세력을 지원하는 것은 하루이틀 된 일이 아니다. 최근의 편집을 검토해보면, 박원순 서울시장의 좌파운동권세력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파악될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이번 건을 놓고 필자가 “미디어다음이 청와대를 개호구 취급한다”는 표현을 쓴 이유가 있다. 최근 빅뉴스와 미디어워치에서는 미디어다음의 친노세력 지원 편집을 문제삼았다. 노골적으로 무상급식 투표에 개입하고, 10.26 재보선 당일날에는 박원순 당선을 위한 선동편집을 일삼았고, 그 이후에는 박원순 시장 홍보와 야권통합 기관지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편집기록을 통해 밝혔다.

    필자 역시 미디어다음의 친노행각에 대해 하루이틀 비판해온 것이 아니다. 이 정도 비판이 나가면 미디어다음은 한두 달 정도 조심했었다. 그러다 감시와 비판이 뜸해지면 다시 정치적 선동에 나서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 정면으로 비판했음에도, 바로 그 다음주에 곧바로 노골적인 청와대 공격 편집을 감행한 것이다.

    필자는 미디어다음의 이런 편집에 대해 “어차피 동네 호구로 전락한 청와대를 마음껏 공격해도, 문제될 것 하나도 없겠다”는 판단을 미디어다음 경영진과 직원들이 내렸다고 볼 수밖에 없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 듯하여 미리 못 박아두지만, 언론이 청와대를 난타하는 것에 대해 문제삼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미디어다음은 언론이 아니다. 미디어다음은 어떠한 정파성도 갖지 않는 단순한 영리기업일 뿐이라고 스스로 자임해왔다. 중립을 가장한 채, 특정세력을 공격했을 때 그 효과는 천배, 만배 효과적이다.

    중립을 가장하고 있는 미디어다음, 조심하는 척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오만해져

    한겨레신문과 오마이뉴스가 청와대 공격을 조심해야할 이유는 없지만, 중립을 가장한 미디어다음은 설사 친노세력 정권 만들기를 진행 중이어도, 조심하는 척이라도 해야한다는 것이다. 최근의 미디어다음은 그러한 최소한의 조심성을 가장하는 일조차 하지 않겠다고 작정했다고 본다.

    그 이유는 더 설명할 이유도 없다. 청와대가 그 만큼 포털사들에게 우습게 보였다는 것이다. 포털의 언론권력 남용에 대한 개혁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은 정권, 포털 입장에서 마음껏 두들겨 패서 몰락시킨 뒤, 새로운 친노좌파 대통령 모시면서, 아무런 규제없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 휘두르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이미 개혁의 원칙을 포기해버린 청와대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밖에 없다. 청와대가 자신들을 비판하는 각종 언론사들에 반박성명서를 발표하듯이, 친노포털 미디어다음의 편집에 대해 반박성명과 비판성명을 매일 발표하는 것이다. 그런다고 겁을 먹을 미디어다음이 아니나, 최소한 제 3자인 국민 입장에서 “미디어다음의 뉴스편집이 친노세력 정권 만들기를 위한 것이구나”라는 점은 분명히 알릴 수 있다.

    김대중 정부는 임기 말에 조선, 중앙, 동아 등 비판 언론에 세무조사를 들어갔다. 세무조사를 통해 보수언론을 길들이는 데 성공한 것이 아니다. 세무조사 이후에 조선, 중앙, 동아의 비판은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었고, 이 때문에 비판의 힘을 상실했다. 김대중 정부의 이러한 언론전략은 대성공했다.

    미디어다음의 불장난은 오늘까지만, 총선과 대선에서 손 떼라

    노무현 대통령은 후보시절, 조선, 동아를 향해 “민주당 경선에 손을 떼라”고 호통을 쳤다. 노대통령의 이 한 마디에, 후보시절은 물론 정권 내내 조선과 동아의 노대통령 비판은 영향력을 갖지 못했다.

    조선, 중앙, 동아는 언론이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방법은 언론 탄압의 여지가 있다. 미디어다음은 언론이 아니다. 스스로 돈버는 기업일 뿐이라 주장한다. 돈 버는 기업에게 맹공격당하면서 반박은커녕 ‘악’ 소리 하나 내지 못하는 청와대, 이명박 정부가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질서가 걱정될 뿐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환호작약하고 있을 미디어다음의 경영진과 뉴스편집진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이명박 정부가 아무리 우습게 보여도 대한민국 정부이다. 네티즌들에 불법 조장해서 돈이나 버는 포털 따위가 함부로 전복시키고, 교체시킬 수 있는 성질의 기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간이 배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총선과 대선에 더 이상 개입하지 않기를 강권한다. 불장난은 오늘까지만 하라는 것이다.
    <변희재 /미디어워치-빅뉴스 발행인, 뉴데일리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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