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敗…지원 사격 지방서는 '7전 7승' 싹쓸이아날로그 '수첩'-디지털 'SNS'결합, 시너지 노려야
  •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남현동 한 제과점에서 열린 '취약계층을 취한 제과바자회'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관악구 남현동 한 제과점에서 열린 '취약계층을 취한 제과바자회'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10.26 재보선을 끝으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대권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난 취약점을 보완해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대비해야 한다. 4년여 만에 ‘선거 지원’에 나선 그는 자신의 강점과 취약점을 동시에 드러냈다.

    박 전 대표는 ‘전국구’에서 강했다. 자신의 발길이 닿은 서울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승리했다. 7전 7승이었다. 여당 텃밭으로 ‘위기론’에 휩싸였던 부산과 대구는 박 전 대표가 다녀간 뒤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친박을 표방한 후보도, 야권 단일 후보도 힘을 잃었고, 한나라당 후보는 어깨를 폈다.

    PK(부산-경남) 교두보 확보를 노렸던 민주당은 박 전 대표의 잇따른 지원사격에 맥이 풀렸다. 박 전 대표가 다녀간 뒤에 시민들의 목소리에는 기대와 희망이 묻어났다. “박근혜를 믿어보자”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 확실한 박근혜 효과였다.

    그러나 서울은 달랐다. 총 13일간의 공식선거운동기간 중 절반 이상인 8일을 할애 했으나 결과는 뼈아팠다. ‘선거의 여왕’이라는 신화의 빛이 바랬다.

    서울시장 선거는 20~40대의 ‘혁명’으로 볼 수 있다. 출-퇴근길 넥타이부대의 투표소 행렬은 야권의 표 결집으로 이어졌다. 무관심으로 기성 정치를 외면하던 젊은층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힘이었다.

    이를 보면 박 전 대표는 내년 대선에서 확고하게 ‘젊은층’의 마음을 얻어야 함을 알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수도권 고전은 분명해 보인다. SNS로 소통을 즐기는 이들에게 박 전 대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계적 소통이 아니라 콘텐츠를 담은 정서적 교감이어야 한다.

    박 전 대표도 이를 아는 것 같다. 변화가 분명히 느껴진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측근들도 놀랄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진짜 박근혜가 맞나’ 의아한 눈빛을 보내는 유권자들에게는 먼저 “안녕하세요”라며 손을 내밀었다. 선거 막바지에는 악수로 아픈 오른손 대신 왼손을 내미는 정성을 보였다. 스킨십을 피하지 않은 것이다.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을 만나려 하기 보다는 틈틈이 간담회를 갖고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 결과는 ‘수첩’에 담겨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에 전달됐다. 과거 민주당이 박 전 대표를 공격할 때 쓰던 ‘수첩공주’라는 별칭은 ‘신뢰 정치’, ‘약속 정치’의 상징이 됐다.

    이제 남은 일은 ‘수첩 공주’ 박근혜를 디지털로 무장해 젊은층에게 보여주는 일이다. 자신의 트위터에 조카 은지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한 일은 좋은 사례다. 수첩공주가 '아날로그' 세대와의 교감이라면, 트위터는 '디지털 세대'와의 교감으로 볼 수 있다. 20-30대, 좀 더 확대해서 보면 40대까지가 디지털세대의 주축세력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세대의 결합은 1+1의 셈법과 같다. 그러나 연산의 결과는 2가 아니라 3이나 4로 나올 것이다. 시너지 효과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이를 마음속에 담아 행동으로 옮긴다면 서울은 수복(收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