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하면 다 시민대표가 되는가?안철수가 대답해야 할 여섯 가지 질문
  • 안철수, 정치입문 방법이 틀렸다

    상식과 비상식의 또 다른 편가르기

    신성대


  • ▲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 신성대 도서출판 동문선 대표ⓒ

    박원순 후보가 과거 낙선운동을 할 때 “악법은 법이 아니다”라고 했다. 아마도 자신을 활빈당이나 의적쯤으로 착각했던 모양이다. 물론 그 악법의 기준도 자신의 유불리(有不利)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게 상식이면 비상식은 또 뭔가? 변호사 출신 무책임한 시민운동가의 표본 양심을 보는 것 같다.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시민운동가 박원순의 그동안 활동이 결코 순결하지만 않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병역, 학력, 모금, 좌파활동 등등 뭐 하나 깔끔하고 명명백백한 것이 없다. 그동안 순수한 시민운동가로 자처해왔던 박원순이 이 정도면 다른 시민운동가들은 또한 어떠할까? 한 시민운동가의 권력욕이 수많은 NGO들의 진정성에 오물을 끼얹은 건 아닌지?  

    공직자로서 정치가로서 나서면서 거치는 당연한 검증에 대해 본인은 “병역기피, 재산, 위장전입, 탈세는 한나라당의 전매특허가 아니냐. 제 눈에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에 티끌을 보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후안무치해도 순서가 있다. 도대체 어떻게 나를 공격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한다. 한 마디로 똥 묻은 개가 어찌 겨 묻은 개를 나무랄 수 있느냐는 거다. 물론 자신은 똥도 겨도 묻지 않은 순결한 시민운동가이고 싶겠지만. 검증에 무슨 자격이 따로 있나?  

    대답이 궁하면 모조리 네거티브 중상모략이라거나 색깔론을 들먹이며 어물쩍 넘어가려는 구태가 기성 정치인들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상대에겐 한없이 가혹하면서 자신에겐 더없이 관대한 위선자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다. 제도권 밖에서 결국 제도권 흉내나 내며 권력을 탐해 왔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 박원순이 하면 서울이 달라진다? 글쎄, 그보다 먼저 박원순 자신부터 달라져야 될 것 같다.  

    아무튼 그는 지금까지 제기된 문제에 대해 단 한 번도 솔직하게 시인한 적이 없다.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세상에 결함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시민들은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하고 전지전능한 사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솔직한 사람을 원하는 거다.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는 그런 사람, 그런 집단을 말이다. 도그마에 빠져 자기만이 옳다는 독선가들에 진저리났단 말이다. 그래야 나중에 일을 하다가도 혹여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을 반성하고 시민은 물론 심지어 경쟁자들의 충고도 받아들여 고쳐나갈 것이 아닌가? 바로 그런 사람을 현자라고 하는 것이다.  

    나쁜 사람, 나쁜 선례  

    박원순이 언제부터 시민대표였던가? 시민운동하면 다 시민대표가 되는가? 분명 그는 서울시민의 5% 지지밖에 없었다. 그게 어찌 시민대표인가? 그전에 서울시민, 국민들은 박원순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었다. 뭣 모르고 안철수 말만 듣고 우선 지지한 것뿐이다. 한나라당더러 정신 차리라고 말이다. 당연히 검증이 필요하고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안철수를 등에 업은 절반의 지지를 믿고 검증세례를 건너뛰려 했다면 착각이다. 다른 절반의 시민들이 있다. 게다가 안철수를 믿고 지지했다지만, 본심으론 미심쩍어 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가 대리로 지지했다고 무조건적으로 따를 만큼 모두가 무개념한 시민이 아니란 말이다. 일단 지지했다고 해서 검증을 생략했다는 건 아니지 않은가? 안철수를 지지했지 박원순을 지지한 건 아니란 말이다. 설사 안철수 본인이 후보로 나섰다 해도 검증을 피해갈 순 없는 일이다.  

    박원순 후보가 자만을 넘어 자기도취, 자기기만에 빠져 진정 국민들이 원하는 바를 바로 알지 못한 것일 뿐이다. 서울시장에 나선 것이 마치 세상의 모든 악을 처단하려고 나선 것으로 오버한 것은 아닌지? 그에 대한 비판은 서울시장을 맡을만한 자질을 검증하는 것이다. 설사 그것이 경쟁자의 공격이라 해도 시민의 질문으로 알고 성실하게 답해야 한다. 이는 박원순만의 의무가 아니다. 그의 후견인 안철수 역시 책임지고 답해야 할 문제이다.

    안철수가 대답해야 할 여섯 가지 질문  

    하나, 박원순은 병역문제에 대해 “양손입적이 잘못됐다는 87년 법원의 판례는 오히려 그 이전에 그런 관행이 광범위하게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 했다. 이는 자신에 대한 의혹을 불특정 다수의 국민에게 뒤집어 씌워버린 것이다. 비겁하고 파렴치한 짓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게 과연 시민운동가가 할 수 있는 말인가? 군의관으로 병역을 필했다는 안철수라면 이 문제를 어찌 생각할까?   

    둘, 박원순은 그동안 펴낸 책에서 서울대 법대 중퇴라고 했다. 그것도 한권도 아니고 일곱 권의 책에 시종일관. 그리고선 이제 와서 출판사에 고치라고 하면 그만이란다. 남에 대한 공격도 아닌 바로 자신의 학력에 대한 문제를 아니면 말고? 이게 위선이 아니면? 서울대교수로서 이 문제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지? 가짜 졸업장을 만든 것은 아니니 위조가 아니라고 할 텐가? 그렇다면 지난날 우리 모두 신정아에게 지나치게 가혹했던 것 아닌가? 그가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그때라도 고쳤어야 하지 않은가?  

    셋, 박원순은 “돈 받고 모른 체 할 순 없다”했다가 “부자 돈 받는 게 뭐가 문제냐”며 감시대상 기업으로부터 후원받은 것에 대해 도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뻑 하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며 협박하고 도발하며 뜯어내는 김정일과 다를 게 뭐있나? 이게 상식적으로 용인이 되는 일인가? 기업 때리기로 후원받아 연명해온 집단이 권력을 쥐게 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짐작이 가지 않는가? 누구보다 우수한 두뇌를 지녔다고 하는 안철수라면 누구보다 더 잘 짐작하고 남을 일이 아닌가?

    넷, 실적 없인 과실 없음은 당연한 일, 그동안 생산적인 일이라곤 해 본 적이 없는 사람과 그 집단들에게 서울의 살림을 맡기겠다고? 차라리 고양이에게 어물전 맡기는 것이 낫지 않을까? 왜냐하면 적어도 고양이라면 제 배 채울 만큼만 먹지, 온 동네 고양이들 다 불러 모아 잔치 벌여 판을 깨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한 때 기업을 운영해본 안철수라면 과연 그런 사람들을 채용해 함께 일하고 싶은가? 그들에게 백신 개발 맡길 자신 있나? 그런 회사가 제대로 굴러갈 것이라 생각하는가?  

    다섯, 컴퓨터만 하더라도 시스템 만드는 사람은 시스템을 만들고 백신 만드는 사람 백신 열심히 만든다. 바이러스나 백신에 자신 있다고 모든 걸 다 만들지는 않는다. 사람마다 제각기 능한 바가 따로 있다. 시민운동은 나름대로 의미도 있고 필요하지만 모두가 시민운동 하는 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나 행정 하는 건 아니다. 아름다운 가게 운영 잘 했다고 아름다운 서울 만들어낼 것이란 건 지나친 기대 아닌가? 각자가 자기 잘하는 것 열심히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마지막으로 안철수 자신에 관한 의문이다. 안철수 부부의 국립서울대학교 교수 동시 채용? 과연 두 부부가 그토록 대단한 학자였던가? 둘 중 누가 끼워팔기 된 것인가? 백신 팔면서 다른 불필요한 프로그램 끼워팔기한 것이라면 그의 상식과 비상식의 가늠자는 불량품임에 틀림없다. 혹여 첫 국산백신을 개발하여 최소한의 자존심 지켜준 것을 두고 마치 자신을 외적의 침입으로 풍전등화처럼 위태했던 대한민국을 구해낸 영웅인양 착각하는 건 아닌지? 해서 그 정도는 오얏나무 밑에서 선비가 갓끈을 고쳐 맨 걸로 넘어갔으면 하는가?

    고양이에게 어물전을 맡길 수야 없다.

    행정은 행정가들이 맡아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민주화와 더불어 선동가가 상층 권력을 차지하면서 행정이 종속적으로 따라왔다. 군사정권 시절 독재라는 부정적인 면은 있었지만 어쨌든 당시엔 엘리트에 의한 행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헌데 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권력은 거의 민주투사들(운동권과 그들의 변호사들)에 의해 주도되었다. 헌데 이들이 과연 우리사회의 엘리트층이었다 할 수 있는가? 더구나 지금의 시민운동 하는 참여 및 진보단체 사람들이 과연 우리사회에서 어느 쯤에 위치해 있는 사람들일까?  

    비록 군사정권이었지만 그들은 애국심으로 불탔었고, 황야에서 풍전노숙하며 투쟁하던 민주투사들에겐 사명감이라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도 정권을 쥐자마자 부패해버렸다. 헌데 작금의 NGO의 천막아래 웅크리고 있는 좌파 혹은 진보 시민단체들에게 그런 애국심이나 사명감을 기대할 수 있을까? 매사에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권력을 쥐었다고 건설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바뀔 수 있을까? 이미 민주투사들에 의해 확인한 일을 또 한 번 실험해야 할까? 검증되지 않은 훈수꾼을 또 대표선수로 내세울 순 없지 않은가?   

    박원순이 상식의 선택인가?  

    지금까지 드러난 박원순에 대한 검증이 상식적인 일이라면, 이를 보고도 옹호 지지한다면 안철수의 세상을 보는 눈이 바르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신의 편견과 고집을 순결한 지조인양 착각하고 내세워 부풀려온 것은 아닌지? 이쯤에서 그의 도덕성마저 의심치 않을 수 없다. 자신은 언제나 선(善)이고, 자신을 따르는 사람, 자신이 믿는 사람 역시 선이란 말인가? 전부는 전무(全無), 단순무지한 독선은 위선(僞善)일 뿐, 악(惡)에 다름 아니다.  

    안철수는 “한나라당은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민주당도 대안이 아니다” 라며 정치판에 발을 디뎠다. 그래서 박원순이 대안인가? 아니면 자신만이 대안이라 생각하는가? 훈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언제까지 신문 정치면 안 본다는 흐리멍텅한 변명으로 책임 회피할 것인가? 기성정치인 뺨치는 그런 상투적인 말을 국민더러 믿으라는 건가? 그것 또한 진정성을 가장한 위선 아닌가?

    실전에 임하려면 먼저 겸손함부터 갖춰야 할 것이다. 그래야 간이 배 밖에 나왔다는 소리 듣지 않는다. 기존 집권세력들이 부패하고 무능하니 일단 갈아엎고 보자는 것만으론 대안이 될 수 없다. 더 이상 상아탑 안에 숨어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지 말고 당당히 나서서 자기가 한 일에 검증받고 책임지길 바란다. 그리고 그 대안이 뭔지 내놓길 바란다. 이번 박원순 후보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내밀어 검증 없이 얼렁뚱땅 날치기로 통과시킬 생각 말고. 나라의 일을 깜짝쇼로 결정할 순 없다는 말이다.

    국민이 바라는 겸손하고 솔직한 지도자란?  

    박원순이 차츰 불리해지자, 안철수의 지원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기실 박원순에 대해선 더 이상 검증하고 말 것도 없을 것 같다. 천안함, 연평도 등 대북관계는 질문은 하나마나. 진정 안철수가 순결하고 나라를 위해 몸 바칠 각오가 있다면, 당장 나서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그에 대한 지지를 호소할 것이 아니라, 사람 잘못 본 실수를 인정하고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말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와 함께 진흙바닥을 뒹굴며 그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변명을 해야 할 것이다. 상식의 잣대를 검증코자 한다는 말이다.  

    속담에 차돌도 바람 들면 천리를 난다 했다. 한국의 대학사회가 학문은 않고 정치판에 기웃거려 고질병이 된 지 오래되었다. 안철수 역시 이미 진지하게 학문하기는 글렀다. 이참에 자신만이라도 서울대에서 사직하길 바란다. 왠지 정치냄새 풀풀 나는 요상하고 요란한 원장직에 미련 버리고 본업으로 돌아갔으면 한다. 그게 진정 양심 있는 지식인, 행동하는 지성인의 모습일 것이다. 국민은 차라리 솔직한 지도자를 원한다. 무엇보다 더 이상 편가르기 정치인은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