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서울시장, 사업권 싹쓸이 하지 않을까
    해명 못하면, 막대한 서울시의 사업권 사적 이용될 수도

      
    변희재, pyein2@hanmail.net   
     
    박영선 후보 아들의 초호화 외국인학교 입학 건, 박원순 후보 부인의 인테리어사업의 초고속 성장 관련 문제를 제기한 매체 입장에서, 이 정도 사안이라면 경선 과정에서 의혹이 해소되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TV토론과 패널 평가까지 끝난 시점에도, 전혀 검증되지 않고 있다. 지난 번 칼럼에서는 박영선 후보의 미흡한 해명을 짚었으니, 이번에는 박원순 후보 건을 다시 다룬다.

    박원순 후보는 비교적 장문의 해명글을 남긴 바 있다. 개중 눈에 띄는 대목은 이 부분이다.

    “반드시 신문학을 전공해야만 신문기자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듯이, 국문학이나 철학을 전공한 뒤에도 디자인회사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학부전공과 직업과의 연관성이 100%여야 한다고 믿는 언론사가 우리나라에 있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놀라울 뿐입니다”

    부인 강난희씨의 전공을 문제삼은 건, 인맥 문제다

  • 미디어워치와 빅뉴스에서는 박원순 후보의 부인 강난희씨가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음에도 어떻게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초고속 성장시켰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그 취지는 대학의 전공과 다른 일을 해선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누군가 인테리어 사업을 시작한다 치자. 가장 필요한 능력은 인테리어 디자인 능력이겠지만, 사업현장에서는 이보다는 수주 능력이 더 중요하다. 실제로 인테리어 사업체 경영진의 업무의 절반은 건설업체 찾아다니며, 로비하고, 술사며 사업권을 수주해오는 것이다.

    이러한 수주능력은 인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테리어 사업에서 전공이 주는 의미는 바로 이러한 인맥이다. 주로 응용미술학과나 산업디자인학과 출신들은 대학 때부터 인맥으로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면서 일을 하고 있다. 이런 판에 국문학 전공자인 강난희씨가 나이 40을 훌쩍 넘겨, 2년 정도 학원에서 배우고, 2년 정도 아르바이트 경험만 갖춘 채, 창업을 했다고 해서, 어떻게 현대모비스와 같은 대기업, 아름다운재단과 같은 신뢰성있는 재단 사업권을 맡을 수 있냐는 것이다.

    박원순 후보는 강난희씨가 초기 18개의 아름다운가게 인테리어 사업을 맡으면서 약 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중고매장이었지만 아름다운가게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추구했습니다. 나눔 문화를 전파하는데 오히려 세련된 콘셉트가 필요하다는 전략에서입니다. 하지만 이익도 박하고, 결제조건도 열악하며, 촉박한 일정에 설계변경까지 잦았던 아름다운가게는 다른 디자인업체들에게는 ‘폭탄’이었습니다. 아름다운가게 실무자들의 강권에 못 이겨 P&P디자인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인테리어 공사를 떠맡았습니다”

    창업 1년짜리 개인사업자 강난희씨가 버틸 열악한 결제조건을 다른 업체는 왜 못했겠는가.

    강난희씨는 2000년 7월에 창업을 하자마자 2001년 아름다운재단 사옥 인테리어 사업권을 맡는다. 그리고는 곧바로 2001년부터 각종 아름다운가게 시공 사업도 맡는다. 참여연대 시절부터 대기업의 저승사자라 불리던 박원순 및, 사회 저명인사들이 참여하는 재단의 사옥 시공권을 거부할 인테리어 업체들이 과연 있었을까. 한번 공모라도 해봤을까.

    특히 인테리어 사업의 경우 수주 실적이 다음 수주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창업 초기에는 돈이 되지 않아도, 들어오는 대로 일을 해야 한다.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시공사업권은 그 점에서 대단한 메리트가 된다. 실제로 강난희씨는 바로 이렇게 신뢰성있는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사업을 맡은 이후부터 승승장구한다.

    만약 강난희씨가 최소한 10년 전부터 인테리어 사업을 꾸려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경험자 입장에서 재단 사업을 도와주었다는 해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나이 마흔이 넘어서 학원에 다니며 일을 배운 창업 1년 차 초짜가 도움을 받으면 받았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결제조건이 열악해서 다른 인테리어 업체들이 다 기피했다는데, 강난희씨 회사는 창업 초기 법인회사도 아니고 개인회사로서 그 열악한 결제조건을 견뎌낼 자본력도 없었다. 다른 실적 높은 인테리어 회사들도 기피했던 그 열악한 결제조건을 강난희씨의 개인회사가 어떻게 버틸 수 있다는 말인가. 사업 초짜 강난희씨 정도가 버틸 수 있는 결제조건이라면 웬만한 인테리어 회사들도 다 버틸 만 했을 것이고, 향후 수주 실적을 위해서라도 박원순이라는 인물이 주는 사업권을 거부했을 인테리어 회사가 과연 있었을까. 박원순 후보의 해명에 대해 인테리어 사업을 10년 이상 해온 전문가라면, 아마도 대부분 동의하지 못 하리라 믿는다.

    같은 회사로부터 남편은 기부금을, 부인은 사업권을 받으면서 서로 몰랐다?

    현대모비스 수준 건도 마찬가지이다. 강난희씨는 2000년, 아름다운재단 본사 시공을 맡은 직후, 현대모비스 사옥 이전 시공 건을 맡는다. 박원순 후보는 전혀 자신과 관계없는 일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인테리어 사업의 경우 과거 수주실적을 평가하기 때문에 강난희씨가 아름다운재단 사옥 시공을 맡았다는 기록을 발주업체에 당연히 넘기게 되어있다. 현대모비스 뿐 아니라 모든 업체가 마찬가지이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2003년도부터 박원순 후보의 아름다운재단에 기부를 시작한다. 강난희씨의 현대모비스 사업은 2003년도와 2004년도에도 지속된다.
    한 집에 사는 부부 둘이서 남편은 현대모비스로부터 기부를 받고, 부인은 시공권을 따내고 있는데, 서로 일말의 대화도 없었다는 말인가. 본인들이 밝히지 않는 한 외부에서 확인할 길은 없다. 다만 박원순 후보가 기부금을 받기 위해 현대모비스 측 인사들과 만나서 "제 부인이 하는 인테리어는 괜찮습니까" 이런 인사치레 한번 하지 않았다고는 한국사회의 인맥 문화를 감안할 때 믿기 어렵다.

    최근에는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과 조선일보 등이 박원순 후보의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과의 관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주로 참여연대가 기업을 비판하면, 그 이후 아름다운재단이 그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참여연대는 즉각 반발하고 있다.

    이 역시 강난희씨 건과 유사하다. 해당 기업이 참여연대의 비판이 무서워 아름다운재단에 돈을 내놓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는 없다. 단지 박원순 후보가 참여연대의 중심 역할을 해왔고, 아름다운재단 역시 박후보가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시절 동시에 설립했다. 박원순 후보는 2003년도 6월 19일에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직을 그만두었으니, 이 시기까지 박원순 후보는 두 단체를 동시에 책임지고 있었던 것이다.

    박원순, 2003년도까지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 수장 겸직

    참여연대는 기업을 공격하는 단체이고, 아름다운재단은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 단체이다.
    한 인물이 이 두 단체의 수장을 2년 이상 겸직했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또한 일반적인 기부 및 자선단체와 달리 아름다운재단은 사업비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제주 해군기지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좌파 시민단체 지원(2010년 18억8960만 원·배분사업비의 28.3%)에 썼다.

    참여연대는 여전히 이들 좌파 단체의 중추이다. 해당 기업이 직접 “참여연대가 무서워, 어쩔 수 없이 입막음용으로 박원순씨의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해왔다”고 고백하지 않는 이상 양 자의 관계를 입증할 길은 없다.

    그러나 이런 의혹을 해소하려면, 아름다운재단에서 참여연대 중심의 좌파정치단체에 배분사업권을 나눠주면 안 되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위한 캠프에도 참여연대의 핵심 인물이었던 김민영 전 사무처장이 정책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박원순 후보는 희망제작소 책임자로서 지난 지자체 선거 때 한나라당까지 포함한 40여명의 자치단체장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박원순 후보의 해명을 들어보면, 결국 희망제작소와 공동사업을 할 수 있는 공감대가 형성된 후보를 당파와 관계없이 지원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박원순이라는 브랜드를 이용해 선거를 도와주며 사업권을 거래하는 행태로 오인받기 딱 좋은 일이다.

    박원순 후보와 부인의 인테리어 사업,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의 사업, 희망제작소와 지자체의 사업을 검토해보면, 모두 묘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박원순 후보는 하나의 단순한 사업을 우직하게 실천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 자꾸 주변의 사업과 엮어간다는 것이다. 박원순 후보에 쏟아지는 모든 의혹은 다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박원순 서울시장 되면, 희망제작소 멤버들 '희망서울' 만들어 사업권 싹쓸이 하지 않겠나

    박원순 후보는 미소금융사업은 국가가 주도하면 안 되고, 기업과 민간 시민단체가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론적으로는 공감할 수 있지만, 그간의 박원순 후보의 행태로 보면, 또 무언가 단체를 만들어 사업권 시비가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특히 지자체 사업을 수행하는 희망제작소의 경우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었을 경우 시한폭탄이다. 희망제작소 출신들이 갑자기 튀어나와 ‘희망서울’이라는 새로운 단체를 만들어 서울시 사업권을 다 쓸어가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박원순 후보의 사업 관련 문제는 단순한 사생활이 아니다. 서울시를 이권사업판으로 변질시킬 수 있다는 정당한 문제제기이다. 박원순 후보 측에서 이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는 결국 그가 본선에 올랐을 때, 정밀히 하나하나 따져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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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운동가는 가난하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한 인물은 박원순 
    박원순 후보는 방배동의 61평짜리 초호화 아파트 거주 문제에 대해 뚜렷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반면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가 그를 대신해서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이준구 교수는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은 그 정도의 아파트에 살 수 없다는 논리는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는 걸까”라고 반문하면서 “공직자가 청렴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큰 평수의 아파트에 살아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할 수 있나”냐고 항변했다. 이준구 교수는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은 당연히 반지하 셋방에서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논리적 근거를 밝혀 주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준구 교수에게 답해준다. 시민운동을 하는 사람은 당연히 반지하 셋방에서 살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수시로 반복해온 사람은 바로 박원순 후보이다.

    박원순 후보는 언론매체와 인터뷰를 할 때마다 자신이 얼마나 가난하게 사는지 강조해왔다. 박원순 후보가 자신의 아내에게 보내는 유서 중 일부이다.

    “그래도 적으나마 수입이 있던 시절, 그 돈으로 집을 사고 조금의 여윳돈이 있던 시절, 내가 다른 가족들이나 이웃, 단체들에게 그 돈을 나누어주는 것을 옆에서 말리기는커녕 당신 또한 묵묵히 동의해 주었소. 당신도 내 낭비벽의 공범이었으니 나만 탓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하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때 조금이나마 따로 저축이나 부동산을 남겨두었다가 이럴 때 비밀스럽게 내놓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하오.

    그러나 후회해도 소용없는 법.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전세금이나 고향에 부모님들이 물려주신 조그만 땅이 있으니 그래도 굶어 죽지는 않겠구나, 자위하지만 그래도 장래 우리 아이들의 결혼 비용이나 교육비에는 턱없이 부족할 테니 사실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하는구려. 그러나 우리가 그랬듯 살아가는 동안 겪는 어려움과 고난은 오히려 우리 아이들을 더욱더 건강하고 강하게 만들 것이니 모든 것은 운명에 맡겨 두는 것이 좋을 듯하오“

    이 글을 읽은 독자 치고, 박원순 후보가 압구정동의 55평 아파트와 방배동의 61평 아파트에 살고 있으리라 예상한 사람이 이준구 교수 이외에 단 한명이나 있었겠는가.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박원순 후보는 아름다운가게의 무급인턴논란에 휘말리자 “비영리단체는 원래 노동력을 착취하는 곳”, “지옥에서 가서도 다시 착취하겠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박원순 후보가 불필요하게 인터뷰 할 때마다 자신의 가난을 과장하는 이유도 어쩌면 이러한 노동력 착취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의심된다. 그래서 이준구 교수의 항변은 오히려 박원순 후보에 향해야 한다.

    “박봉에 시달리고 있다는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희망제작소 간사들도 박원순 당신과 같이 압구정동과 방배동의 대형아파트에 살 수 있는가”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빅뉴스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