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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교통사고' 택시안에서 무슨일이>

입력 2011-09-25 05:38 | 수정 2011-09-25 17:27
추석 연휴 첫날이던 지난해 9월21일 새벽 3시25분, 오래전 막차가 떠난 지하철 5호선 답십리역 인근.
적막한 거리에서 술에 취해 비틀대던 직장인 A(41)씨는 B(70)씨가 운전하는 택시 조수석에 몸을 싣고 귀갓길을 재촉했다.

부쩍 차가워진 밤 공기를 뚫으며 가다서다를 반복하다 장안평역 사거리에서 1분여간 신호를 기다린 택시는, 이후 시속 42㎞까지 천천히 속력을 높여 운행하던 중 갑자기 옆 차선의 택시와 부딪친 뒤 인도로 돌진해 가드레일과 가로수, 보행자 C씨(28.여)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C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외상성 뇌출혈로 숨졌다.

사고로 말미암은 피해는 명확했지만, 사고 직전 좁은 택시 안에서 벌어진 상황은 모호했다.
B씨는 경찰 수사에서 "안전벨트를 착용하라고 했더니 A씨가 마구 때렸고, 피하려고 머리를 숙이는 바람에 브레이크를 밟지 못해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고, A씨는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심 재판부는 B씨의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여겨 A씨의 운전자폭행치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지난 2월 징역 3년6월의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의 판단에는 B씨가 사고 직후 뇌진탕 등 상해를 입은 상태로 A씨의 허리를 붙잡고서 "살려주세요, 112에 신고해주세요"라고 소리치고 있었다는 목격자들의 진술도 주요한 근거가 됐다.

한편 B씨는 별개의 재판에서 업무상 과실로 교통사고를 낸 데 대해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며, 그가 항소하지 않아 올해 5월 확정됐다.

하지만 A씨와 검찰의 쌍방항소로 진행된 2심 재판에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재판부는 택시 안에서 A씨가 했다는 욕설의 내용과 맞았다고 주장하는 부위의 순서 등에 대한 B씨의 진술이 경찰, 검찰, 원심과 항소심 법정에서 계속 달라지는 점에 주목했다.

또 사고로 A씨가 거의 다치지 않은 것에 비춰보면 당시 그가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폭행이 이뤄지는 동안 정상적으로 가속페달을 밟기 어려웠을 텐데도 차량이 완만히 가속된 사실도 B씨의 주장을 믿기 어렵게 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정황상 B씨의 주장은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고, 원심에서 제시된 유죄의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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