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임채민-임종룡 행시24회 경제관료 닮은꼴
  •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단행한 소폭 개각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적임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초 예상보다 다소 늦어졌다.

    류우익 통일, 임채민 보건복지, 김금래 여성 장관 내정자의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이 대통령이 낙점한 상태였지만, 문화 장관은 신선하면서도 조직 장악력을 두루 갖춘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특히 임기 후반기에도 현 정부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강단있는' 문화 장관을 원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좀처럼 낙점을 하지 못하자 청와대는 연극인 송승환 씨, 영화배우 안성기 씨 등과도 접촉하며 새 인물 찾기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이들 대부분이 장관직에 뜻이 없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대통령은 전날인 29일 고심을 거듭한 끝에 최광식 문화재청장을 적임자로 지목했고, 청와대 인사검증팀은 최 청장으로부터 급하게 자기 검증서를 받아 정밀 검증을 마쳤다는 후문이다.

    최광식 문화 장관 내정자는 독실한 불교 신자여서 한때 현 정부와 극심한 대립각을 세웠던 불교계와의 관계를 강화할 적임자라는 점도 인선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우익 내정자의 경우 이미 지난 5ㆍ6 개각 때부터 이 대통령이 통일 장관으로 기용하려 했지만 당시에는 재보선 패배라는 악재가 있어 측근 기용에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야 모두 통일 장관의 교체를 원한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 `류우익 카드'를 그대로 밀고 나갔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5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이들 4명의 내정자를 차례로 불러 국회 인사청문회와 비슷한 조건에서 `모의 검증 청문회'를 실시했다.

    모의 청문회에는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효재 정무수석, 김두우 홍보수석, 정진영 민정수석, 장다사로 기획관리실장 등이 참여해 자질과 도덕성 등을 세밀하게 검증했고 내정자들에게서는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발표 절차는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임 실장이 이 대통령에게 최종 검증 결과에서 이상이 없었음을 보고해 재가를 받았고, 김두우 수석은 곧바로 브리핑 준비에 들어가 오후 8시 언론에 개각 명단을 공개했다.

    특히 임태희 실장과 임채민 내정자, 임종룡 국무총리실장 내정자는 모두 같은 임씨(한자는 다름)에다 행정고시 24회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임 실장과 임채민 내정자는 고향(서울)과 대학(서울대), 학번(76학번)까지 같고 과거 임 실장이 재무부 등에 근무할 때 함께 일을 한 인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