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CC(저비용항공사)시대와 항공자유화

    김윤형/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한국선진화포럼 상임이사

  • 배  경
    1. 한국선진화포럼은 2011년 7월 21일에 “LCC(저비용항공사)시대와 항공자유화”에 대한 심층토론회를 중앙일보의 후원 하에 세계항공학회 회장, 국내 항공정책실무책임자, 그리고 국내 최고의 전문가를 모시고 개최하였습니다.
    2. 아태지역의 항공운송시장이 세계최대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며, 나라끼리 항공노선 설정을 자유로이 개방하려고 하는 “오픈스카이협정 (Open skies agreement)”의 체결이 늦어도 2020년까지 이루어질 것으로 세계적 항공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습니다.
    3. 세계적으로 저가여행과 부유여행이라고 하는 관광의 양분화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저가관광혁명은 2010년대에 동아시아에서도 일어날 것으로 세계항공석학들이 예견하고 있습니다. 32억 동아시아인의 중산층이 관광이나 상용으로 역내를 빈번하게 왕래하는 대교류시대에 이들을 저렴한 운임으로 실어 나르는 항공사가 바로 LCC(저비용항공사)인 것입니다.

    4. 동아시아의 모든 도시들의 하늘이 열리고 LCC의 시장진입 규제가 철폐되면 LCC들 간에 치열한 가격경쟁이 이루어져서 저렴하면서도 안전을 보장하면서 서비스를 간소화한 경쟁력 있는 LCC가 동아시아의 저가항공시장을 석권하게 될 것으로 예견됩니다. 항공운임이 30%-70%로 떨어지면 그 동안 돈이 없어서 항공여행을 못하던 중산층과 서민층까지도 국내 배 삯이나 기차 값으로 항공 여행을 할 수 있는 “항공여행의 민주화”시대, “32억 동아시아인의 대교류”시대가 올 것으로 보입니다.

    5. 구미에서 LCC의 활약에 의해서 저가여행이 번창하고 있습니다. 근년 ASEAN과 인도에서도 LCC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수도권을 제외하고 모든 지방공항에 LCC들이 취항할 수 있도록 하늘을 열어놓았습니다. 일본의 지방공항에 주로 아시아 각국의 LCC가 속속 운행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2010년대에 동아시아의 관광 빅뱅이 LCC의 활약에 의해서 일어날 것으로 세계항공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6. 세계항공학회의 항공정책 전문가들은 앞으로 3~4년 이내로 동아시아의 LCC시장에서 메이저 LCC업체들이 정해지고 LCC 노선 망 구축이 거의 완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습니다. 동아시아, 특히 중국의 LCC시장 및 노선 망을 확보하기 위해서 앞서가고 있는 일본의 관광진흥과 LCC육성정책을 따라잡기 위한 새로운 국가전략의 수립이 중차대한 시대 과제입니다.


    정책제안 1: 일방적 항공자유화를 선언할 것

    1) 우리가 unilateral 오픈스카이를 선언하자는 것입니다.
    수도권공항 즉, 인천과 김포공항은 제외하고 모든 지방 공항을 개방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도 우리는 잃을 게 없습니다. 일단은 일본, 중국, 아세안의 LCC들이 취항할 수 있는 길은 열어놓고 그 다음에 공항이 LCC를 어떻게 맞이할 채비를 하는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그렇게 되면 LCC가 취항하는 지방공항들이 다른 도시와 버스가 연결되는 등 활성화될 것입니다.

    2) 우리가 unilateral 오픈 스카이를 선언해 버리면 중국이 상해와 베이징, 광저우를 제외한 나머지 지방공항들을 개방하도록 교섭하는데 설득력이 높아질 것입니다. 산둥성과 우리나라는 이미 하고 있고 하이난성 역시 중국이 unilateral 오픈스카이를 선언한 지역입니다. 중국지도자의 가장 큰 숙원은 내륙 및 서부지역의 개발이고 그 개발을 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 바로 LCC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unilateral 오픈 스카이와 맞물려서 우리의 LCC가 중국의 모든 도시에 취항하게 되고 또 중국에 있는 LCC가 우리의 지방공항에 취항하도록 하는 교섭이 성공하면 결국 우리는 일본과 중국 틈새에서 지리적인 강점을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일본과 같이 우리도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관광입국을 선언해야 됩니다.

    정책제안 2: 김해공항을 LCC거점공항으로 정비할 것

    1) 그 동안 국토해양부는 2009년 12월에 제1차 항공정책 기본계획(2010∼2014)을 발표하였습니다.
    동 계획은 저비용항공사(LCC) 운항의 활성화를 중점과제로 선정하고 저비용항공사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법•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하며, 저비용항공사 전용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겠다는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해공항에 LCC 단거리 국제 노선을 확대하겠다는 정책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1년6개월 이상이 지난 지금까지 LCC 전용 여객터미널의 구축 및 LCC노선 개설 등의 가시적 정책이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2) 지금 당장 LCC전용 여객터미널을 만들고 LCC들이 취항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의 김해공항을 단•중기적으로 LCC 중심의 공항으로 정비해 나가야 합니다. 지금 김해공항이 국제선 신청사를 오픈하고 국제선 임시청사를 국제화물터미널로 사용하게 되면서 화물터미널이 비어 있습니다. 이 화물터미널을 LCC전용의 여객터미널로 서둘러 개조하면 2013년 오픈 계획인 일본보다 앞설 수 있습니다. 한편, 한국과 일본이 상당한 저가관광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일본의 LCC개발정책은 한국의 전방위 LCC육성정책과 보완성을 가질 것입니다.

    3) 김해공항의 활주로 용량은 2012년까지는 군 당국으로부터 어느 정도 slot을 받아 놓았으며, 동아시아의 LCC들이 김해공항으로 몰려들게 되면, 그 때 군•민이 협의해서 활주로 landing slot을 더 늘려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당장 LCC가 취항할 수 있도록 김해공항을 LCC거점공항으로 변환하기 위한 인프라 정비를 단행하고 LCC육성을 위한 법제도 체제를 금년 내로 갖추어 나가야 합니다.

    정책제안 3: 국내 LCC시장을 개방할 것

    1) 국내 LCC를 육성해야 합니다.
    지금 국적 LCC들은 소위 말하는 저운임 LCC일 뿐 저비용 LCC가 아닙니다. passenger당 단위 비용이 대형 네트워크 비행사보다 15-20% 낮다고 하는데 외국은 35% 이상입니다. 그래서 개방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의 가장 경쟁력 있는 LCC들이 들어오면 우리나라에 있는 국적 LCC들도 경쟁을 하고 구조조정을 해서 명실상부한 Low-Cost-Carrier로 거듭날 것입니다.

    2)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와, 아시아나 항공이 지분을 갖고 있는 에어부산 등이 모기업의 눈치를 보느라 경쟁력 있는 저비용 LCC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은 미국과 유럽의 국적 항공사들의 LCC자회사들이 100% 실패한 사례에서 알 수 있습니다.


    정책제안 4: 외국의 경쟁력있는 LCC유치를 위한 Task Force를
    정부(지방자치단체), 공항당국, 학계, 관광업계 등으로 구성할 것

    1) 지방자치단체, 공항당국자, 상공회의소, 학계, tourism industry의 사람들로 구성된 task force팀을 만들어서 중국과 아세안, 일본에 있는 LCC를 유치해야 됩니다.
    2) “나리타는 2013년이라고 하는데 김해공항은 화물터미널을 개조하는 것이니까 당장 올해 연말까지 문제없습니다. 활주로 용량도 문제없으니 들어와라” 하고 마케팅을 해야 합니다. 또 각 나라의 LCC가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는지 직접 실태조사도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입니다.

    3) 한국 동남권에 LCC를 집중적으로 유치하는 경우,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될 것이고 한국 내 지역균형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울지역을 LCC대규모 시장으로 개방하는 경우, 향후 5년 내지 10년 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British Airways나 US Airways, Northwest Airlines, United Airlines, American Airlines 등과 같은 Fighting for Survival in Red Oceans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엄태훈 세계학공학회 회장은 예견하고 있습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