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단체장 만난 자리서 ‘고사’홍준표 “중소‧자영업 혜택 돌아가야”
  • 한나라당이 15일 경제계의 법인세 감세 요구에 “수용할 수 없다”고 거절의 뜻을 분명히 전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유승민 최고위원,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경제 5단체장과 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의 감세철회 당론을 비롯한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은 현재 법인세 감세 철회를 당론으로 하고 있는 한나라당 측에 법인세 감세를 재차 요구했다.

    이에 유승민 최고위원은 “감세 철회가 이미 당론으로 모아져 이를 번복하기는 어렵다”며 고사했다고 김기현 대변인이 전했다.

    한나라당과 경제5단체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고유영역 침범 문제와 관련, 대기업의 진입을 자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홍 대표는 재계에서 ‘포퓰리즘’으로 비판하는 친서민정책과 관련해 “자유민주주의 경영의 틀을 깨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15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 앞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기념촬영하고 나서 자리에 앉으려고 돌아서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15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 앞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경제5단체장과 기념촬영하고 나서 자리에 앉으려고 돌아서고 있다. ⓒ 연합뉴스

    그는 “기업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돼야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기 이후 정부가 ‘대기업 프랜들리 정책’을 폈고 그 결과 금융위기를 탈출했는데, 이제는 그 혜택이 중소기업, 자영업자에게 돌아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동반성장은 기업이 스스로 필요성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시행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개별기업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제도만으로 일방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부작용이 크고 지속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한 손 회장은 감세기조 유지, 임시투자세액 공제제도 연장, 분양가 상한제 폐지, 지배주식 상속세 할증 과세 폐지 등을 요구했다.

    최근 정치권의 경제 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해온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강한 중소기업을 많이 길러내 사회 각 부문의 양극화가 해소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재계인사들을 초청,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으나 친서민정책을 둘러싼 여당과 재계사이의 긴장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홍 대표는 당초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었으나 재계 일각에서는 대기업을 비판하는 자리가 되는데 불편한 기색을 표해, 국회 대표실로 장소를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경제5단체에 사측의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을 요청했으나 사측은 “노조전임자, 복수노조 제도를 정착시키고 이에 대해 노조가 협조하면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이 전제가 지켜지지 않아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경제계에서는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참석했으며 한나라당에서는 홍 대표와 유 최고위원, 이주영 정책위의장, 안홍준 정책위부의장, 이범래 대표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