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해병대 2사단 총기 사고 중간 확인결과 발표범인 김 모 상병, 수류탄 자폭 시도했으나 살아
  • 지난 4일 강화도 소재 해병 2사단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고에서 ‘용감한 이등병’이 범인의 총기를 손으로 잡아 더 큰 참사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 중앙수사대는 5일 해병대 총기사고 중간 확인결과를 발표했다. 권영재 해군중앙수사대장은 “해병대 2사단 모 부대에서 지난 4일 11시 50분 경, 총기에 의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명이 사망하였으며 사고자인 김 모 상병을 포함한 2명은 군병원으로 후송하여 치료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해군 중앙수사대가 지금까지 확인한 바에 에 따르면, 범인 김 모 상병은 지난 4일 오전 11시 50분 경 강화도 소재 소초 생활관에서 낮잠을 자던 동료들을 향해 K-2 소총을 단발 상태로 한 채 12~3발을 조준 사격했다고 한다.  총기를 난사한 뒤, 소초 옆 창고로 도망쳐 수류탄으로 자살을 기도하였으나 부상을 입은 상태로 현장에서 체포되었다고 한다.

    김 모 상병은 당일 근무자가 아니었다. 해군 중앙수사대는 “김 상병이 취침 시간인 10시경 주간 근무자 교대 시간에 상황실에서 총기와 탄약을 절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해군 중앙수사대는 “김 상병이 상황실내 간이탄약고에서 실탄 75발과 공포탄 2발, 수류탄 1발을 훔쳤다”면서 “이 가운데 발사한 실탄은 최소 12발에서 최대 13발로 추정되지만 현장 감식이 종료되어 숫자를 특정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3명(하사 이승훈, 상병 이승렬, 일병 권승혁)이 총에 맞아 사망했고, 박치현 상병은 부상을 입은 후 강화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수도병원으로 헬기로 후송해 치료하던 중 사망했다.

    한편 생존한 부상자 권혁 이병은 김 모 상병이 생활관을 향해 총기를 난사할 때 총을 손으로 잡아 문밖으로 밀쳐내고 문을 잠그는 과정에서 다리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해군 중앙수사대는 “권 이병은 현재 수도병원으로 후송하여 치료 중에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범인 김 모 상병은 수류탄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 체포된 후 인근 김포 우리병원으로 후송, 응급처치를 실시한 후 수도병원을 경유, 대전병원으로 후송했다고 한다. 해군 중앙수사대는 “김 상병을 별도 격리하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군 중앙수사대는 “현재까지 사고 원인은 김 상병의 개인ㆍ심리적 문제에 비중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부대와 관계된 부분도 있는지 함께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군 중앙수사대가 이 같이 판단하는 이유는 김 상병이 ‘관심사병’으로 분류돼 있었기 때문. 소속 부대는 김 상병의 평소 행동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내부적으로 관심사병으로 분류한 상태였다고 한다. ‘관심사병’이란 인성검사에서 위험도가 높게 나오거나 부대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병사들을 일컫는다. 해군 중앙수사대 조사 결과 김 상병은 입대 전 정신과 진료 기록이나 정신 병력은 없었지만 인성검사에서 ‘관심’ 소견이 나타났다고 한다.

    해군 중앙수사대는 “사건 직전 김 상병의 입에서 술 냄새가 나고 몸을 비틀거리며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는 부대원 모 이병의 진술이 있었다”며 “부대 내에서 술병을 발견했지만 그것이 사고자가 마신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지문감식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해군 중앙수사대는 김 상병의 사물함에서 자기 생각을 적은 3페이지 가량의 메모와 유서 형식의 메모지를 각각 발견했다.

    해군 중앙수사대는 “사고현장에는 국방부, 해본, 해병대사령부에서 사고조사반이 긴급 투입되어 현장보존 및 감식 중에 있으며 피해자 유족에게 사고현장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