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전 도카이 대지진 이후 후지산 대분화후지산 대분화시 피해액 2조5000억엔
  • 일본 기상 관측이래 최악의 강진이 동북부를 강타한 가운데 ‘후지산 폭발’의 공포가 또 다시 일본 열도를 뒤덮고 있다.

    바로 도카이(東海:시즈오카·아이치 현 일대) 지방에서 대지진이 일어난 뒤 후지산이 대분화를 일으키는 최악의 경우다. 실제로 300년 전 스루가(駿河: 시즈오카의 옛 이름) 서쪽 해저에서 8.6에 달하는 일본 최대급 지진이 발생한 후 49일 만에 후지산이 대분화를 일으켰다.

    일본인들이 늘 공포의 대상으로 삼는 ‘도카이 대지진’은 100~150년 주기로 발생하는 규모 8 이상의 지진을 일컫는다. 1707년과 1854년에 발생해 각각 3000여명, 2만여명이 숨졌다.

    특히 이번 지진 사태가 발생한 이후, 도카이 대지진이 도래할 시기가 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포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일본 지진조사위원회의 예측 자료에 따르면 도카이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수치로 표기되지 않았다. 다만 “예측 규모 8.0.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음”이라고 적혀 있을 뿐이다.

    도카이 지진이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보는 이유는 ‘지진 주기설’에 따른다. 땅속 지각판의 운동이 안정화-활성화 등의 단계를 거치며 주기적으로 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1854년 규모 8.4의 지진 이후 지금까지 잠잠하기 때문에 후지산 폭발 공포가 점차 엄습하고 있는 것이다.

  • ▲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강진으로 일본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13일 이와타현 시오가마시 한 마을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강진으로 일본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13일 이와타현 시오가마시 한 마을에서 검은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면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일본은 어떤 피해를 입게 될까?

    후지산방재검토위원회 추산에 따르면 최대 피해액은 2조5000억엔(한화 33조9600억원)에 달한다.

    후지산이 뿜어내는 화산재가 수도권 일대로 날아와 2㎝ 이상 쌓이고 암석이 인근 가옥과 건물을 덮쳐 사상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방재검토위원회는 사망자 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피해 예상 지역의 주민 수를 13만6000명으로 추산했다.

    후지산 인근을 통과하는 고속도로는 통행 불능 상태에 빠지며 신칸센도 전기 계통과 건널목 고장으로 운행이 중단된다. 허브(거점) 공항으로 다시 태어난 하네다 공항은 한 달간 비행기 이착륙이 불가능해진다.

    시민들의 일상생활에도 엄청난 충격이 예상된다. 108만 세대가 정전 피해를 보고, 230만 세대가 단수로 불편을 겪는다. 화산재가 쌓이는 농가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여기에 도카이 지진 피해가 더해진다면 열도는 ‘충격과 공포’ 그 자체다. 일본 지진방재협회는 도카이 지진의 피해 예상액을 37조엔(약 502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1955년 6432명의 사상자를 낸 한신·아와지(阪神淡路) 대지진의 피해액의 4배 정도를 예상하는 것이다.

    나아가 만약 진도 8.7 규모의 도카이 지진과 도난카이(東南海:긴키 지방) 지진, 난카이도(南海道:시코쿠 지방) 지진이 세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일어날 경우 피해액은 81조엔(약 1100조원)으로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