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新刊] 脫北시인 장진성 手記 ‘詩를 품고 江을 넘다’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의 저자가 베일에 싸여 있던 脫北동기와 과정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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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일본에서 화제가 되었던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의 작가 장진성(가명)이 베일에 싸여 있던 脫北동기와 과정을 기록한 手記 《詩(시)를 품고 江(강)을 넘다》를 냈다.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에 실린 몇몇 詩의 창작 秘話(비화)도 소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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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장진성 씨는 “함께 탈북했다 도망치는 과정에서 헤어진 친구가 잘못됐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나는 그것을 믿어서는 안 되고 믿고 싶지도 않았다. 그동안은 혹시나 친구가 北送(북송)됐을 경우 나의 글로 피해를 입을까봐 입을 닫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북한에서 탈출한 사람과 중국에서 나의 탈북을 도와준 조선족들로부터 친구의 죽음을 확인해 이제야 수기를 써내게 되었다”고 밝혔다.

     저자는 자신의 탈북이 ‘35일간의, 인연의 기적’이었다고 말한다. 在中(재중)동포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죽음의 연장선에서 생존의 기회들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2만 여명 탈북자들의 여정에 비하면 자신의 탈출기는 ‘배낭여행’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북한 고위층이었던 그의 탈북은 배고픔 때문이 아닌 체제에 대한 항거였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치가 있다.

     장진성 시인이 ‘자유의 땅, 민주의 땅, 선진화의 땅’ 대한민국에 사는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담겨있다.

    “그대들에겐 공짜로 태어난 대한민국이지만, 우리 탈북자들에겐 죽기를 각오하고 찾아오지 않으면 안 되는 대한민국이다. 생명은 있어도 인간으로 살 수 있는 삶은 없어 목숨을 걸어야만 했던 자유란 그런 것이다.”

     • 본문中에서

    우린 동시에 힘 있게 솟구쳤다. 그리고 폭이 20미터가 되나마나한 두만강 얼음 위로 달리기 시작했다. 소원의 순간이었고 실행의 순간인 것이다. 뛰어가는 걸음마다 발밑에서 퉁 퉁 얼음바닥이 울렸다. 그 진동은 우리 스스로 운명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였을 것이다. 드디어 중국 쪽 강기슭에 거의 닿았을 때였다. 뒤에서 누군가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저것들 뭐야! 저 새끼들 잡아라!” (p28)

    “우리 한국 못 가. 너무 사정을 모르고 왔어. 한국 사람만 만나면 다 될 줄 알았는데 아니잖아! 우린 지금 꽃제비야. 이러다 잡힐 건 뻔해. 잡히면 너나 나나 살 수 있을 것 같아? 그깟 목숨은 문제도 아니야. 우리 가족친척까지 모두 3대멸족이라고!” (p106)

     “여보세요, 한국 총영사관이지요?”
    “네. 누구세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북한에서 왔습니다. 친구도 함께 왔습니다. 대한민국으로의 망명신청을 합니다.”
    응답이 없었다. 기다렸지만 조용했다. 아니 전화가 끊어져 있었다. (p124~125)

     나는 먼저 조용한 골목길에 섰다. 그리고 행인들을 향해 나지막하게 불렀다. 남자가 지나가면 “아저씨!” 여자가 지나가면 “아가씨!”했다. 중국인이라면 그냥 지나갈 것이고 조선족이라면 틀림없이 반사적으로 돌아볼 것이리라. 그때 저만치서 묘령의 여자가 내 쪽으로 걸어왔다. … “아가씨!” 그녀가 걸음을 멈추었다. 그러더니 내 쪽으로 돌아섰다. “저를 불렀습니까?” 분명 우리말이었다. (p130~131)

     “어떻게 오셨어요?”
    “목사 좀 만나려고 합니다. 꼭 말씀 드릴게 있어서 그럽니다.”
    내 억양에서 북한 사람임을 금방 안 그 사람은 나를 밖으로 밀어냈다.
    “죄송한데 목사님은 지금 예배중입니다. 그리고 일요일에 오세요. 그때 돈 줄게요. 지금은 안 돼요.” 난 필사적으로 반항했다.
    “난 돈 구걸하러 온 사람이 아닙니다. 돈 때문에 오지 않았습니다. 한국 가려고 왔다구요.”
    “여기 탈북자들 오는 곳이 아닙니다. 영사관이나 대사관으로 찾아가세요. 탈북자들이 여기 자주 오기 때문에 공안도 근처에 많아요. 안 잡히겠으면 빨리 가세요.” (p167~168)

     “장선생, 이젠 웃으세요. 머리 들고 저기를 보세요. 태극기예요. 대한민국 국기예요.” … 소원의 성취를 확인할 때가 가장 간절할 때인 것 같다. 그 깃발을 보는 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하겠는데 눈물부터 쏟아졌다. 진정하고 평시의 모습을 가져야 영사관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했지만, 나는 울음을 그칠 수가 없었다. … 그 깃발 밑에 당도한 내가 믿어지지 않아서 울었고 함께 못 온 영민이 얼굴이 떠올라서 또 울었다. (p191~192)

    • 차례

    |머리글| 왕초린, 그녀를 찾고 싶어

    1  두만강변의 기슭에서 “손들엇!”
    2  나와 내 친구 머리를 겨누었던 총구들
    3  ‘연변은 세계로! 세계는 연변으로’
    4  우리는 살인자가 아니다
    5  조선족 신광호를 만나다
    6  우리는 왜 강을 넘었는가?
    7  백 위안, 그 돈의 가치
    8  고마운 용정리 노인
    9  구원의 십자가를 찾았지만
    10 친구와 헤어지다
    11 전화를 끊어버린 심양 주재 한국 총영사관
    12 천사처럼 나타난 왕초린
    13 심양의 어느 한 찜질방에서
    14 피아노 가정교사가 되어
    15 자유를 찾아 벼랑으로!
    16 심양의 ‘경회루’ 사장님께 빚을 지다
    17 아, 태극기! 대한민국 만세!
    18 나에게 이젠 좌절이란 없다


    • 저자·장진성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북한 前(전) 통일전선부에서 근무하다 2004년에 脫北(탈북)해 남한에 정착했다. 저서로 시집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서사시 ≪김정일의 마지막 여자≫가 있다.
      
    출판사: 조갑제닷컴
    저  자: 장진성
    판  형: 4·6판
    ISBN: 978-89-92421-71-3
    가  격: 10,000원
    페이지: 204쪽
    출간일: 2011년 2월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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