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다이애나비의 아들이자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28) 왕자가 8년간 사귀어온 여자친구 케이트 미들턴(28)과 내년에 결혼한다.

    지난 2001년부터 만나 온 두 사람은 여론의 지나친 관심에 따른 부담감으로 한때 결별하기도 했지만 결국 결혼을 발표했다.

    영국 왕실은 16일 공식 발표문을 통해 "결혼식은 2001년 봄이나 여름에 런던에서 치러질 것"이라면서 "결혼식 날짜는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왕실은 이어 "결혼 뒤 두 사람은 윌리엄 왕자가 공군 조종사로 복무 중인 웨일스 북부에 거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달 케냐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약혼식을 올렸다.

    동갑내기인 이들은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에서 미술사를 공부하던 지난 2001년 9월 처음 만났다. 윌리엄은 나중에 전공을 지리학으로 바꿨다.

    두 사람은 2학년이 되던 해 대학이 있던 파이프 시내의 방 4개 짜리 집에서 다른 2명의 학생들과 함께 거주했다.

    한지붕 밑에서 살면서 두 사람은 급격히 가까워졌고 케이트는 윌리엄이 주선하는 2002년 자선 패션쇼에서 속옷 모델을 자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주말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발모랄 영지 안에 있는 외딴 주택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오봇한 만남을 이어왔다.

    그러나 학교를 졸업한 뒤 열애에 관한 소문이 나면서 두 사람은 선정적인 타블로이드 신문의 감시와 파파라치들의 카메라에 시달려왔고 결국 2007년 4월 헤어졌다.

    태어날 때부터 여론의 관심에 익숙한 윌리엄과는 달리 버크셔의 상대적으로 평범한 중산층 가정 출신인 케이트는 곳곳에서 조여오는 시선을 견뎌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케이트의 부모는 집에서 가까운 헛간을 개조해 우편 주문을 통해 어린이 파티용 장난감과 놀이기구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사업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헤어짐도 잠시 두 사람은 그해 연말부터 다시 만났고 윌리엄 없이 케이트 혼자 왕실의 결혼식에 참석할 정도로 두 사람은 관계를 공식적으로 드러냈다.

    패션 체인점의 액세서리 바이어로 일하던 케이트는 자신의 사생활을 무분별하게 보도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 배상금을 받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등 사생활 보호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008년 4월에는 공군에서 헬기 조종 훈련 중인 윌리엄 왕자가 헬리콥터를 케이트의 집 정원에 착륙시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윌리엄 왕자는 공군 헬기 훈련과정에 이어 지난 9월 수색.구조 헬리콥터 훈련과정을 마치고 조종사 자격을 획득했다.

    결혼 발표에 대해 찰스 왕세자는 "그들은 이미 오랫동안 충분히 연습해왔다"면서 "매우 떨린다"고 말했다.

    BBC를 비롯한 영국 언론매체들은 이날 30년전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세기의 결혼식을 언급하며 생방송으로 결혼 발표 소식을 전하고 하루 종일 특집기사를 쏟아냈다.

    앞서 일부 언론매체는 윌리엄 왕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비가 찰스 왕세자와 결혼식을 올렸던 날짜가 1981년 7월29일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때에 맞춰 윌리엄 왕자가 결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