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임 외교안보수석, 외교보다 안보에 밝은 인물"천안함 사건 당시 군 대응에 실망해 군 개혁할 사람 찾아"
  • 늦어도 지난 주 초(10월 12일)에는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의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는 뭘까.

    18일자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과 안보 분야 전체를 아우를 수 있을 만한 '중량급' 인물을 찾고 있다고 한다.

  •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7일 "특히 지난 천안함 사건 당시 군의 대응에 대단히 실망한 이 대통령이, 군에 대해서 잘 알고 군 수뇌부를 압도할 만한 경험과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안보수석은 지난 8일 이후 공석이다. 당초 청와대는 최대한 빨리 인선해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G20 서울정상회의 등 국제 외교 행사가 잇따르고 북한의 변화도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후보군도 특정 인물들 몇으로 압축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벌써 10일째 이 자리는 공석이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도 지난 14일 브리핑에서 "외교안보수석 후보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지난 12일쯤 수석 후보군에 대한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이 '새로운 인물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면서 "외교보다는 국방이나 안보, 북한, 중국 등의 문제에 밝은 인물을 찾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인사실무팀은 기존에 준비했던 후보군을 전면 백지화하고 새로 인선 작업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새 외교안보수석이 국방부와 군 개혁에도 힘을 쓸 수 있는 인물이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이 신문은 보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 당시와 그 직후 군의 행태에 대단히 큰 충격을 받았다"며 "또 군을 개혁해 보려 해도 워낙 폐쇄적인 집단이어서 손대기가 쉽지 않다는 데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수석은 군 내부를 잘 알면서 국방부를 장악할 수 있는 사람으로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종합하면 일단 군이나 국방전문가 출신이 될 가능성이 많다.

    이 대통령이 원하는 조건과 비슷한 후보로는 국방장관(육사 29기)보다 선배인 안광찬 전 국가비상기획위원장(육사 25기), 육사 24기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국방비서관을 지내며 대통령과 '맞섰던' 김희상 전 비상기획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김대중 정부 때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을 지내고 외교와 미국, 북한, 국방정책을 두루 경험한 박용옥 전 국방차관도 추천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제는 차관급인 수석비서관 자리에 그런 중량급 인사들이 들어와서 일해줄 것인가 하는 점"이라며 "이 대통령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후보자를 찾고 설득하라'는 자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