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사상 이론기초닦은 분, 현충원 안장 정체성 혼란"
  • 민주당은 13일 고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의 조문 문제가 좌파 내 대북관으로 확산되자 긴급진화에 나섰다.

    정세균(사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전 비서를 현충원에 안장하고, 1등급 훈장인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여하는 것에 반대입장을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황 전 비서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만약 안장할 경우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혼란이 야기될 수 있는 만큼 보훈처는 관계 법령은 물론 국민 정서 등을 모두 살펴서 판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 그는 "오늘 아침 현충원에 묻힌 애국지사의 유족들에게 물어보니 '환영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더라"며 "장기적인 차원에서 봐야지 그 때 그 때 단순하게 정권의 성격에 따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정 최고위원은 정부가 황 전 비서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한 것과 관련 "무궁화장은 국가의 발전에 뚜렷한 공헌을 한 사람에게 주는데 (황 전 비서의 경우) 이 법령에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며 "그런 공적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재차 공격했다.

    또 "이 분은 주체사상의 이론적 기초를 닦았고 오늘날 북한 현실에 대해 책임이 있으며, 남한에 와서 주체사상을 부정한 바가 없다"면서 "현충원에 안장된다면 대한민국 정체성에 혼란을 제기할 수 있어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이 전날(12일) 원내대표단만 보내 황 전 비서를 조문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자 "조문 여부를 놓고 옳으니 그르니 잣대를 들이대며 남남(南南)갈등을 야기하는 행태는 어른스럽지 않다"며 "그런 일은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손학규 대표는 황 전 비서 별세에 대해 "비운의 죽음을 계기로 남북 교류협력을 통해 통일의 기반을 확대해나갈 필요성을 다시 한번 절실하게 느꼈다"며 "남북화해 협력에 더욱 앞장설 것임을 황씨의 죽음 앞에서 다시 다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