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선요리가 나오자 김정일 위원장은 "이것은 '소미어'라는 희귀한 생선인데, 특히 머리 부분이 가장 맛있고 입술 부분부터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가장 맛있다는 '머리 부분'이 정작 자신과 나에게만 나온 것을 확인한 그는, 자신의 접시를 우리측 김보현 차장에게 넘겨주는 배려를 보여주기도 했다.>
     
     林東源 전 국정원장이 쓴 회고록 '피스메이커'의 한 대목이다. 인민을 굶겨죽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호화판 食單을 즐기는 김정일의 '자상한 배려'에 감동하는 투이다. 지옥 속의 천국 이야기이다.
     
     김정일과 함께 美食을 즐겼다고 자랑하는 이들은 그 순간 굶어죽어가던 북한인민들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일까. '잔인한 자를 동정하다가 동정받아야 할 사람들에게 잔인한' 사람이 되어버린 것인가? 林씨의 '배려'라는 표현에 많은 정보가 들어 있다. 惡魔의 사치를 극한 食事 대접에 '배려'라는 말을 붙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 짓을 하지 못하겠는가? 김정일에 대한 분노의 정의감이 없는 사람이 소위 햇볕정책을 추진하였다. 어둠의 편이 된 햇볕은 어둠을 밝힐 수 없었다.
     
      2000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을 따라 평양에 가서 김정일을 만나고 온 일부 남측 인사들도 북한측이 내어놓은 음식에 감탄한 이야기를 하고 하였다. 나는 그 證言들을 모아 이 사이트에 이런 글을 올렸었다.
     
      <지난 6월13-15일 평양회담 때 북한측이 한국측에 제공한 진수성찬 가운데서 특기할 만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상어지느러미: 중국 음식점에 가서 상어지느러미 찜이나 수프를 식히면 최저 1인당 30000원 이상이 나갑니다. 그래서 상어지느러미 요리는 중국 음식 중 高級이냐의 여부를 가리는 한 잣대가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 북한측이 내어놓은 상어지느러미는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야자수 열매(코코넛)를 자르고 속을 파낸 다음 그 속에다가 상어지느러미 수프를 담았다는 것입니다.
     
      곰발바닥 요리: 김정일이 이 요리를 좋아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이야기인데 과연 이 요리가 나오니까 한 訪北者는 김정일에 대한 남한측 정보가 정확했구나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합니다.
     
      물김치: 배를 잘라내고 속을 파낸 다음 그 속에다가 김치를 담았다고 합니다.
     
      돌불고기: 불에 달군 돌 위에 고기점을 올려 놓으면 자동적으로 굽히게 한 것입니다.
     
      이상의 요리는 북한 고위층의 것이 아니고 김정일의 전용 메뉴 같았다고 합니다. 배고픈 북한에 가서 남한보다 더 좋은 음식을 먹고 온 訪北者들 중에는 "굶주리는 동포들을 생각하니 죄책감이 생기더라"라고 말한 사람도 있습니다.
     
      손님대접은 융숭할수록 좋다고 말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우리나라 대통령들은 손님들에게도 국수를 내놓곤 하여 청와대에 들어갈 때는 미리 밥을 먹고 가야 한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런 대통령과 김정일을 비교하면 왜 한국이 잘 살고 북한이 못먹게 되었는지 이해가 가실 것입니다.
     
      북한은 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萬人이 불행해야 하는 곳이고 한국은 萬人의 행복을 위해 대통령 한 사람도 最善을 다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청와대의 국수와 김정일의 곰발바닥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김정일은 同席한 이들에게 곰발바닥 요리가 정력에 좋다면서 농담을 늘어놓았고, 남측 인사들은 유쾌하게 웃었다고 한다. 인민들을 飽食(포식)한 악마 김정일을 斷罪할 때 첫 문장은 <인민들을 굶겨죽이면서 곰발바닥요리를 즐긴 人民의 敵 김정일은...> 로 시작될 것이다. 굶주림에 눈이 뒤집힌 人民들이 사람고기를 먹을 때, 곰발바닥을 김정일과 같이 먹었다고 자랑하고 돌아다닌 남측 인사들은, 김정일 세력이 북한사람들 손으로 斷罪될 때 각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