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02년 5월 개인 자격(당시 한국미래연합 창당 준비위원장)으로 3박 4일간 북한을 방문한 내용을 담고 있는 '박근혜 방북 동영상'이 이달 중순 들어 인터넷에 유포. 확산되기 시작해 그 배경을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데일리NK가 20일 보도했다.

    지난 16일 지인이 보낸 이메일을 통해 박근혜 방북 동영상을 받은 S 씨는 20일 신문과의 통화에서 "나에게 동영상을 전달한 직장 동료도 지인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고 한다"면서 "철 지난 동영상이 갑자기 인터넷에 유포되는 것이 무슨 저의가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동영상은 이미 수년 전에 국내에 공개됐다. 그런데 7월 중순부터 포털사이트와 메일을 통해 '박근혜 동영상'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포털 검색 사이트 '네이버'에 '박근혜 방북 동영상'을 검색어로 입력하면 상위 목록 2건에 이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다음(daum)도 마찬가지다.
    해당 동영상은 북한이 제작했으며 총 20분 25초 분량이다. 동영상이 재생되면 '박근혜 녀사의 평양방문' (2002년 5월 11일-14일)이라는 제목이 나온다.

    동영상은 박근혜 전 대표가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북측 환영단이 공항에 나와 영접한다. 평양 시내를 거쳐 백화원 초대소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표는 김용순(사망) 당 중앙위 대남담당 비서와 환담을 나누고 만찬을 가진다. 

    이후 박 전 대표는 여성단체 대표단, 유미영 천도교 청우당 위원장을 만나고 주체탑을 비롯한 평양 방문에 나선다. 박 전 대표는 주체탑 뒷면 내부에 직접 들어가 국제기구, 주체사상 연구소 등에서 보내온 현판들을 자세히 관람했다. 데일리NK는 “이 동영상에는 박 전 대표와 김정일이 만나는 장면은 모두 묵음처리돼 있다”고 밝혔다. 

    유동열 치안정책연구소 연구관은 데일리NK에 "북한이 그런 영상을 유포하고 있다면 이는 박 전 대표의 친북화를 유도하면서 이 동영상을 두고 친이, 친박의 사분 오열 등의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한은 선거 국면을 앞두고 한국사회의 교란을 목적으로 다양한 전술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2012년 차기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전 대표의 방북 사실을 과대 포장해 박 전 대표에 대한 보수 세력의 거부감을 확산시켜 보수의 분열을 노리기 위한 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