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월드컵 16강 탈락 위기에 놓였다.

    한국시각으로 19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잉글랜드는 웨인 루니, 프랭크 램퍼드, 스티븐 제라드 등 A급 선수들이 총 출동한 가운데 C조 최약체로 평가받던 알제리를 맞아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잉글랜드는 지난 12일 미국(2무)과 비긴 이후 또 다시 무승부를 기록함으로써 조 3위에 그치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잉글랜드는 오는 23일 열리는 슬로베니아(1승1무)와의 3차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16강 진출이 무산된다.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감독은 경기 직후 "이들은 내가 지역예선을 거치면서 맡아왔던 그 팀이 아니"라며 선수들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잉글랜드는 앞선 미국과의 경기에서 골키퍼 로버트 그린이 다잡았던 공을 뒤로 빠뜨리는 실수를 범하면서 동점골을 허용한 바 있다.

    한편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선 유독 유럽팀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며 약체로 지목돼온 팀들에게 잇따라 덜미를 잡히는 등 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1차전에서 호주를 4-0으로 대파하며 전차군단의 위용을 과시했던 독일은 18일 세르비아와 D조 예선 2차전에서 스트라이커 클로제가 전반 막판 퇴장당한 뒤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 독일은 포돌스키가 페널티킥 기회를 날리는 등 수차례 결정적 찬스들을 살리지 못하는 지독한 골결정력 부족에 시달렸다.

    독일 역시 이날 패배로 1승1패를 기록, 마지막 경기인 가나를 반드시 이겨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

    2006년 독일 대회 준우승팀인 프랑스는 A조 예선 2차전에서 멕시코에게 0-2로 무릎을 꿇는 이변을 연출했다.

    지네딘 지단의 빈 자리 탓인지 프랑스는 시종 무기력한 플레이로 일관, 마치 구심점을 잃은 듯한 경기력을 선보였는데 우루과이전(0-0)에 이어 2차전까지 무득점에 그쳐 공격의 예봉이 전보다 많이 무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무적함대' 스페인도 스위스에게 0-1로 패하고 포르투갈이 코트디부아르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등 이번 월드컵에서 유럽 축구 강호들의 뚜렷한 하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