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 성향 승려는 산골 말사(末寺)의 주지(主持) 하기도 어렵다. 좌(左)성향 승려들이 종단의 인사권, 징계권을 다 쥐고 있다. 이미 오래 전에 넘어갔다』 
     어느 불교계 인사의 말이다. 과연 그럴까?
     
     대한불교조계종(조계종) 신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월30일부터 2월2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다. 북한의 가짜 불교단체인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과 합의한 내용은 『남북공동선언의 이행과 민족의 화해협력에 기여해야』한다는 취지 아래 『금강산 신계사 성지순례』 『평양시내 불교회관 건립』 『남북사찰 교류협력』 『부처님 오신 날 평양 등에서 남북불교도 합동법회』 『6.15 10돌 맞이 금강산 등에서 남북불교도 합동법회』 『남측불교단체와 조불련과의 교류협력』 등이다. 모두 북한정권에 대한 지원과 협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승 총무원장은 조계종 내 「민족공동체추진본부(이하 민추본)」총재이기도 하다. 민추본은 6·15선언 직전인 2000년 6월8일 조계종 내 설치됐다. 이 단체는 표면적으론 「북한동포돕기를 위한 인도적 지원사업」등을 목표로 하지만,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하고, 북한정권은 물론 反국가단체인 재일(在日)조총련과 회합해왔다.
     
     자승 총무원장은 2002년 6월 민추본 집행위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했었다. 당시 방북(訪北)은 같은 달 북한 「윤이상 음악연구소」에 대한 타악기 170여종 10만 불 상당의 지원이 있은 뒤 「윤이상 음악연구소」의 초청으로 이루어졌다.
     
     조계종 인맥의 면면(面面)을 살펴보면, 앞서 언급한 불교계 인사의 지적이 지나친 걱정으로 들리지 않는다. 본·말사 주지 임명권과 연간 300억 원에 이르는 예산 집행권, 종단 소속 사찰의 재산 감독 및 처분 승인권을 가진 총무원 수장(首長) 외에도 조계종 主要기관의 상황이 유사한 탓이다. 교육원, 포교원, 호계원은 물론 중앙종회 의장 역시 이른바 진보성향으로 평가받는다.
     
     속세를 떠난 종교인들이지만, 조계종 인맥이 국가를 바라보는 이념(理念)과 사상(思想)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국내에서 가장 강한 정치·사회·문화·종교적 영향력을 가진 조직 중 하나가 조계종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수회(數回)에 걸쳐 조계종 인맥을 분석하는 기사를 연재한다. 아래는 그 첫 번째 기사이다.
     
     【혜총 조계종 포교원장, 국보법 구속자에 『이 시대의 보살행』】
     
     조계종의 주요 기관은 총무원과 함께 교육원·포교원·호계원·중앙종회가 거론된다.
     
     조계종 포교원의 대표를 맡고 있는 혜총 원장은 「참여불교운동본부」이사장 및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인권위원회 산하 박종철인권상(人權賞)심사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종철인권상은 2007년 6월5일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사진작가 이시우氏에게 수여됐다. 李씨는 주한미군의 화학무기 배치현황 등의 미군무기와 군사기지 정보를 조총련 등에 유출했으며, 간첩단에 연루된 의혹을 받아온 해외인사 등과 접촉해 관련 자료를 제공해 온 혐의를 받았었다.
     
     당시 박종철인권상위원회(위원장 혜총 외 8인)는 이시우氏를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이시우氏는 사진을 통하여 우리나라의 국가보안법 적용이 자의적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내었으며...본위원회는 시대착오적인 국가보안법과 국가기밀보호법이 하루속히 폐지되어 표현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염원하면서 이시우氏를 제5회 박종철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하였다.』 
      
     『시대착오적 국가보안법 하루속히 폐지돼야』
      
     시상식 행사를 취재한 「오마이뉴스」보도에 따르면, 혜총 포교원장은『이시우氏는 그의 사진 작품 활동을 통하여 한반도 평화정착을 방해하는 외부세력을 全세계에 알렸다고 하여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었다. 이렇듯 이시우氏가 불이익을 당할 것을 알면서도 몸소 실천 행으로 옮긴 것은 부처님 자비정신인 이타행(利他行)을 실현한 이 시대의 보살행(菩薩行)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혜총 원장은 이어 『이 땅에 참된 민주주의가 성취되어 앞으로 이 박종철인권상의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 참다운 세상을 갈망하고 기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행사엔 지관 前총무원장도 참석했다. 지관 총무원장은 인사말에서 『(이 시상은) 열사(烈士)의 숭고한 이타(利他)정신을 이어가려는 살아남은 자들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金正日 추종단체 대표 등에게 시상>
     
     박종철인권상위원회는 2003년부터 매년 소위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 위해 힘써온 사람들』에게 상을 수여해왔다.
     
     제1회 상(賞)은 제1기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의장이었던 열린우리당 이인영 의원이 수상했다. 제2회 賞은 통일연대 대변인 황선과 범청학련남측본부(범청남) 의장 윤기진이 수상했다. 제3회 賞은 99년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조국통일위원장이었던 이동진과 2001년 한총련 의장 최승환이 수상했다.
     
     한총련과 그 상급단체인 범청남은 모두 주체사상을 추종하며 활동해오다 이적단체(利敵團體)로 판시된 단체들이다.
     
     예컨대 제2회賞을 수상한 인물이 소속된 범청남은 김정일을 『한국을 미국의 구속에서 해방시켜 7천만 전체를 하나로 재결합하는 민족지도자』『구국의 영웅』 등으로 묘사하며 『김정일 장군의 천재적 핵(核)전략으로 북조선은 붕괴되지 않고 한국이 붕괴되며 조선반도는 하나가 될 것(이상 2004년 4월1일. 기관지 「나팔수」)』이라고 주장했다.
     
     역시 제2회賞을 수상한 인물이 소속된 통일연대는 2005년 9월 인천 자유공원에서 맥아더동상파괴 집회를 주최한 대표적 종북(從北)단체이다.
     
     박종철인권상위원회는 제2회 시상 당시 부부인 윤기진과 황선이 『조국 사랑의 몸으로 새로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운운하며 종북(從北)활동을 조국사랑으로 미화했다.
     
     박종철인권상위원회는 제3회 시상 당시 이동진·최승환이 『한총련 활동을 통해 조국통일 투쟁에 남다른 열의를 보여 왔으며』라는 등 이적단체 활동을 조국통일 투쟁으로 격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