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탈북자들 중 반 이상이 은행-화교(조선족)-북한내 시장 등을 매개로 하여 북한 내 가족들에게 달러를 송금한다. 탈북자의 반 정도가 1인당 2000달러씩 송금한다고 추정한다면 연간 2000만 달러가 북한의 시장으로 흘러들어간다는 이야기이다. 金(김) 대표는 “압록강과 두만강 일대의 북한지역 경제는 탈북자들이 보낸 송금이 左之右之(좌지우지)한다”고 했다. 한국의 몽골인들이 송금한 돈이 몽골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다. 
      
    국내 탈북자는 먼저 북한을 오가는 화교나 조선족 상인이 지정한 은행계좌에 돈을 넣고 이 돈을 북한의 가족에게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화교는 직접 북한에 들어가 전달하기도 하고 북한 내의 거래선에게 연락하여 가족에게 돈을 건네주도록 한다. 물론 화교는 배달료로 5% 내외의 커미션을 받는다. 북한의 시장기능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북한에 남겨놓고 온 가족들을 탈출시킨다. 여기엔 물론 돈이 든다. 북한사람들을 데리고 오는 조직이 여럿 활동하고 있다. 이들에게 주는 돈은 한 사람을 데리고 오는 데 최고액으로 500만원이다. 북한 내 가족은, 노동당 간부-북한군 경비병-중국의 협조 조직-여권 위조인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타고 빠르면 作戰(작전) 개시 15일 만에 서울에 나타난다고 한다. 성공률은 90% 이상이다. 

    돈으로 死地(사지)의 목숨을 사오는 것이 가능하게 된 이유가 있다. 이는 북한사회의 변화이다. 작년 월드 뱅크의 국가별 부패지수 통계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부패한 나라는 海賊(해적)의 天國(천국)인 아프리카 소말리아이다. 부패국가 랭킹 2등은 북한이었다. 이어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赤道(적도) 기니아, 수단, 이라크, 차드, 짐바브웨, 기니아 차례였다. 
     
    *북한정권의 심장부 공작도 가능
     
    북한정권의 핵심세력인 노동당, 정무원, 군의 간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免職(면직)이나 숙청이다. 特權(특권)에 따른 特惠(특혜)가 하루아침에 사라진다. 살던 집도 家具(가구)를 그대로 둔 채 나와야 한다. 봉화진료소와 외화상점에도 갈 수 없게 된다. 아프면 약도 없는 洞(동) 진료소에 가서 푸대접을 받는다. 부러움의 대상에서 경멸의 대상으로 바뀐다. 이에 따른 심리적 위축은 대단하다. 북한에서 신분상의 轉落(전락)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간부들은 불안한 미래에 대비하여 돈에 보험을 들려 한다. 돈만이 신분 변동이 주는 충격을 완충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겐 뇌물이 먹힌다. 부하가 해외출장을 가서 돌아올 때 1000 달러 정도를 갖다 바치겠다고 하면 무슨 명분을 만들든지 출장 명령서를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국가보위부 간부도 이런 생계형 부패에선 예외가 아니다.

    좌파정권 10년간 북한으로 넘어간 金品은 약100억 달러나 되는데, 이 돈의 1%라도 간부층을 대상으로 한 포섭공작에 썼더라면 지금쯤은 북한노동당을 갖고 놀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탈북자들도 있다. 돈만 들이면 북한 노동당 안에 親韓(친한)세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장군님은 못 믿겠다. 돈을 믿자”라는 심리구조를 잘 파고들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