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18일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실용 노선과 관련, "일각에선 중도실용이 기존 보수주의와 결별하는 것이냐고도 하는데 그건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박 기획관은 이날 발간한 정책홍보지 '위클리 공감'에서 "좌냐 우냐 하는 이념이 아니라 통치철학이며 대한민국 헌법정신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지키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중도실용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 ⓒ 연합뉴스
    ▲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 ⓒ 연합뉴스

    박 기획관은 "실용은 방법론으로 실사구시든 흑묘백묘(黑猫白猫)든 국민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라며 "이걸 너무 이념적으로 이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중도실용을 둘러싼 좌우 양측 진영 논란에 대해 박 기획관은 "우리나라는 하나의 사안을 이념논쟁, 명분논쟁, 관념논쟁으로 이끌고 가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거기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중도실용은 국민 삶을 보듬는 우리의 전통적, 보편적 통치이념이며 세종대왕, 율곡 이이, 다산 정약용 선생은 항상 '백성을 위해 옳은 길이 뭐냐'는 실사구시 관점에서 진리를 찾았다. 현 정부는 바로 그 길을 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기획관은 "중도실용은 모두가 살맛 나는 나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탈이념적이고 실용적으로 찾는 미래지향적 정책"이라며 "그간 이 대통령의 생각과 걸어온 삶에서 비롯된 'MB다움'이며,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정부를 선택한 국민의 요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기획관은 "국내적으로 볼 때 현 정부는 외교와 경제에서 성공적 결과를 얻고 있지만 정치와 사회에서는 양극화, 편 가르기 해소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지역주의가 똬리를 틀고 있고, 극단적 대결 위주 정치가 횡행하고 있다"면서 "분열된 사회가 아니라 하나의 구심점을 향해 모이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통합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서민을 따뜻하게 하고 중산층을 두텁게 하는 실용적 정책을 펴야 한다"며 중도실용이 제기된 배경을 풀이했다.

    "우리나라는 'hungry(가난)'에서는 벗어났지만 'angry(편 가르기 등 사회갈등)'가 넘쳐나는 상황입니다. 국민통합 없이는 선진화가 요원합니다. 중도실용은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박 기획관은 중도실용 정책의 대표적 사례로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펼쳤던 버스전용차선제와 청계천 복원사업을 들었다. 그는 "개발주의의 산물인 '속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고가도로를 없애고 거기에 느림의 미학이 있는 하천을 살려내고 시민에게 친환경적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정책이었다"면서 "그건 우파 정책도, 좌파 정책도 아닌 중도실용 정책"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 역점 과제인 '녹색성장'에 대해서도 "대표적 중도실용 정책"이라고 박 기획관은 말했다. 기후변화라는 21세기 전 지구적 위기에 적극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과 그 과정에서 창출된 새로운 산업시장에서 선도국이 되겠다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하는 정책이란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박 기획관은 "취업 후 상환하는 학자금 대출 제도도 마찬가지"라며 "이처럼 국민 다수를 만족시키면서 효율성과 발전 잠재력을 높이는 정책이 중도실용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