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 상원이 6일 소니아 소토마요르(55)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가결함으로써 200년이 넘는 미국 대법원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히스패닉계 대법관이 탄생했다.

    상원은 이날 인준 표결에서 찬성 68, 반대 31로 소토마요르 대법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친(親)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 2명을 포함한 민주당 진영은 60명의 의원 가운데 와병중인 에드워드 케네디(매사추세츠) 의원 1명을 제외한 나머지 59명이 모두 찬성표를 행사했으며 공화당 의원 40명 가운데 9명이 당 노선에서 이탈, 인준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소토마요르는 8일로 예정된 대법관 취임선서라는 형식적 절차를 거쳐 공식적으로 대법관 자격을 갖추게 되지만, 대법관 임명의 실질적 관문인 의회의 동의 절차를 통과함으로써 미국 역사상 여성으로는 3번째, 히스패닉계로는 최초의 대법관이 됐다.

    소토마요르는 최근 사의를 밝힌 데이비드 해켓 수터 대법관의 후임으로 대법원 역사에서 111번째 대법관으로 일하게 된다.

    미국 대법원의 역사에서 여성이 대법관에 임명된 것은 1981년 샌드라 데이 오코너 대법관이 최초이며 이후 93년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가 여성으로서는 두번째로 대법원에 입성했다.

    오코너 대법관은 2006년 중도 사임해 현재 9명의 대법관 가운데 여성은 긴스버그 대법관이 유일하지만, 소토마요르의 임명으로 여성 대법관은 다시 2명으로 늘어난다.

    소토마요르는 푸에르토리코 이민자의 후손으로 뉴욕 브롱크스에서 태어나 프린스턴대학과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했으며 1992년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에 의해 지방법원 판사로 지명된 후 97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항소법원 판사로 임명됐다.

    미국에서 대법관은 사회의 이념적 기울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대법관 인선을 둘러싸고는 첨예한 정치적 공방이 벌어어졌으며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8년 재임중 대법원이 보수성향으로 기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토마요르는 전반적으로 진보적 성향으로 분류되지만 물러나는 수터 대법관이 진보적 판결에 가세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소토마요르 취임 후에도 대법원의 이념적 판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인준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 가운데 찬성표를 행사한 9명은 조지 보이노비치(오하이오), 멜 마르티네스(플로리다), 키트 본드(미주리), 저드 그레그(뉴햄프셔), 올림피아 스노우(메인), 수전 콜린스(메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라마 알렉산더(네테시), 리처드 루가(인디애나) 등이며, 존 매케인(애리조나), 미치 매카널(켄터키) 등 주요 중진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상원이 인준안을 가결한데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소토마요르 대법관과 그의 가족뿐만 아니라 미국민에게도 굉장한 날"이라며 환영입장을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