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金文洙·59) 경기도지사는…

  • ▲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26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뉴데일리
    ▲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26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뉴데일리

    김 지사는 노동운동을 하던 운동권 출신으로 대표적인 좌파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입으로 1994년 민자당(한나라당 전신정당)에 입당하면서 우파로 변신했다. 1996년 15대 국회의원(경기 부천소사)을 시작으로 내리 3번 당선됐고,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김 지사는 2010년 6월 2일 있을 지방선거 재출마를 두고 고민 중이다. 김 지사 정치의 종착역이 '대통령'인 만큼 1년 뒤 지방선거 재출마와 2012년에 대선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민할 시간도 많지 않다. 최근 김 지사의 행보는 다른 시.도지사와 달리 눈에 띈다. 정치적 발언이 많아졌고, 그가 발표하는 사업은 모두 굵직하다. 그래서 정치적 해석이 많이 붙는다. 뉴데일리는 지난달 26일 김 지사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공관에서 만났다.

    김 지사는 당초 계획했던 시간을 훌쩍 넘겨 200여분이란 장시간 동안 인터뷰를 했다. 스스로 "내가 너무 말을 많이했나"라고 할 정도로 그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편집자 주> 

    국회의원과 도지사, 일 해보니 어떻습니까.

    즐거운 점도 있구요. 사업을 할때는 즐겁고, 권한이 없으니까 좀 답답하고요. 도지사는 소위 말하면 모든 공직자들이 보좌하게 돼 있거든요. 자기가 판단해서 결정내리면 일이 되죠. 국회의원은 회의체니까 과반합의가 없이는 아무것도 안되잖아요. 도지사는 집행기관이니까 의사결정 내리면 모든 공직자가 따라오니까. 그게 차이가 있죠. 권한 자체야 국회의원은 대통령 탄핵, 헌법개정 발의권, 법을 만들고 고치고, 국무총리 임명동의, 장관 청문회, 그 다음에 각종 국정감사, 예산결산 다 하잖아요. 어마어마한 권한이죠. 제가 갖고 있는 사무가 8500가지가 넘어요.

    국회의원 보다 할 일은 많은데 권한은 적다는 말씀이군요.

    네. 권한은 거의 중앙이 다 갖고있죠. 대한한국이 지방자치가 발전이 안돼있죠. 지방선거는 있지만 지방자치는 없죠. 그게 제일 문제죠.

    권한이 국회의원 보다 축소돼 있으니 극복하는 길은 보다 더 권한이 많은 자리에 가는 수밖에 없겠군요.

    글쎄요. 국회의원 자신이 권한이 많은데 제가 국회의원들 만나면 그러는데 '당신들이 대신에 합쳐라 제대로 힘만 합쳐라 그러면 대통령 보다 권한이 더 많다. 대통령은 입법권이 없잖아요. 그런데 사실 국회의원이 법을 못 만들고 있죠. 반면 국회의원의 권한은 법안 발의, 심의, 제정, 개정까지 다 하니까 비교가 안되죠. 감사에 탄핵까지 어머어마한 권한이 있죠.

    김 지시께서 대선을 도전할 것인지, 도지사 재선을 할 것인지 고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저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제가 결심한 대로 다 되면 결심은 금방하겠지만 결심하는거와 그렇게 되는거와는 다른 거 아닙니까.

    결정 안하셨다는 건 늘 하시는 답변인데요.

    (웃으며)실제로 그러니까요.

    사모님은 의견이 어떻십니까.

    우리 집사람은 '당신이 무슨 대통령에 나가냐'고 그러죠.

    지사 취임 뒤 언행을 보면 대권도전 발언이 많던데요. 국민들은 벌써 다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 (저 사람이) 대권병이 걸려서 저러나 이렇게 생각하죠.

    요트대회는 몇 나라가 참가합니까.

    10개팀이 순위대로 참가하는데 9개가 외국팀이고, 우리나라에선 이번에 경남이 참여하게 됐습니다.

    요트쇼는 어느 분 아이디어로 시작하신거죠.

    우리 보좌관 아이디어인데 상과대학 후배고, 농민운동하던 분입니다.

    처음 아이디어를 받고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요트가 되겠나'저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가만 들어보니까 정말 산업적으로 엄청나더군요. 우리가 대형선박의 1위니까 요트는 마음만 먹으면 10년내로 1등으로 금방 올라섭니다. 그리고 시장이 고부가가치에다가 시장규모도 크고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산업이에요. 철조망 쳐놓고 바다로 못나가게 하는게 문제지 그것만 고쳐놓으면 금방 올라섭니다.

    요트산업의 대중화가 중요한데 도차원의 프로젝트가 있습니까.

    호화 요트만 요트가 아니거든요. 아주 싼 것도 많아요. 350만 400만원짜리도 많아요. 싼 것도 있어요. 그리고 비행기도 4000만원, 5000만원짜리도 많아요. 초호화 요트만 요트로 생각하는 건 잘못된 겁니다. 아주 다양해요. 지금 요트도 우리가 1등 하겠지만 비행기도 부품이 20만 가지에요 최고의 하이테크 산업이다. 우리나라가 조종사 숫자가 만오천명이 넘어요. 일본보다 많아요. 그런데 활주로가 레저 민간 비행기가 내릴 수 있는 활주로가 전국에 하나도 없어요. 그것만 하나 만들어줘도 다 몰려오죠. 

    요트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요트 설계회사가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기술육성책은 있습니까.

    오늘 국토해양부에 다녀와 사인까지 했는데 2일에 복합산업단지 기공식을 합니다. 이미 업체들이 있는데 우리나라 요트업체 문제는 아직 설계능력 떨어지고, 주요자재 생산이 안돼요. 아직 초보적 수준이죠 하지만 금방 따라갈거에요.

    디자인과 브랜드 산업육성이 중요할텐데요.

  • ▲ 김 지사는 인터뷰에서 GTX가
    ▲ 김 지사는 인터뷰에서 GTX가 "단순한 교통혁명이아니라 수도권 공간의 혁명"이라고 자신했다.ⓒ 뉴데일리

    그게 제일 어려워요. 가장 어려운 점이 그거에요. 외국에 물어보면 문화라는 거죠. 우리사람 제일 부족한게 설계를 못하는 이유가 타본적이 없으니까 설계를 할 수가 없어요. 차도 타본사람이 설계를 할 수 있죠. 공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문화적으로 친숙하지 않기 때문에 설계력이 없다는 거죠. 그런 점에서는 앞으로 우리 도가 하는 것은 문화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남해안에 안 하는데 우리는 왜 하느냐' 이 질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요트 마리나가 한강에 있으면 사람들이 퇴근하고 매일 탈 수 있죠. 데일리가 가능하죠. 경기도 전곡에 있으면 위클리 가능하죠. 부산이나 남해안에 있다면 일년에 한번 휴가철 한 번 정도 탈까말까하죠. 그러니까 금방 알아듣겠더라구요. 또 시장이 대형선박보다 큰 이유는 대형선박은 출항하면 돌아오기 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요트는 금방갔다가 돌아옵니다. 두 시간 타고 돌아와 서너시간씩 먹고 쉬고 놀고 합니다. 주변에 레저시설이 다 형성되고 선박수리도 계류장에 보관하고 운영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면 이곳에서 부가가치가 다 형성됩니다. 이런 식으로 이 문화를 처음에 스타트를 시켜줘야 해요. 그걸 우리가 하려고 합니다. 소위 씨를 뿌리고 있는 중이죠.

    이것도 처음에 반대가 엄청 많았습니다. 우리 공무원들 다 반대했습니다. '경기도에서 무슨 요트대회를 하느냐'고, 아까 말씀대로 요트가 공무원에겐 욕 먹기 딱 좋거든요. 예산도 하나도 없고 제가 억지로 밀어붙였죠. 의회는 말할 것도 없고 언론에서도 매일 비판했죠. 다 반대했죠. 그런데 대박이 터졌죠. 35만명이 몰려왔는데 이게 몰려온 숫자로는 세계 1위입니다. 배 역시 한대도 못팔줄 알았는데 배가 600억이 넘게 팔렸어요.현장 판매가 그래요.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이와요. 한국이라는 시장이 완전히 불모지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많이 팔리니까 '이 어찌 된 일이냐' 해서 올해는 더 많이 옵니다. 완전 대박이 터져서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서는 1등을 했죠.

    우리가 하면 전국적인 파장을 일으킵니다. 다른 지방에서도 '경기도도 하는데 왜 우리는 안 하느냐. 경기도는 물도 별로 안 좋은데'하면서 말이죠. 이게 제대로 되는 겁니다. 우리가 하는 걸 보고 다른 지방도 따라와야 요트산업이 됩니다. 혼자서는 요트가 절대 안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대한민국이 움직입니다. 그래서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고, 경기도가 치고 나가야 그 길이 열립니다. 지방이 아무리 해도 열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GTX(Green Train Express)'라 불리는 광역급행철도(일명 대심도 전철)인데 지하 40m를 내려가는 기술이 세계 최고입니다. 속도도 시속 200키로로 기존 철도의 3배나 됩니다. 비용도 기존철도와 지하철에 비해 30% 이상 단축됩니다. 혁명적인 철도라 할 수 있죠. 3년 동안 제가 연구한 것인데 제 공약이 '경기도를 뻥 뚫겠습니다. 1시간 내에 도착하는 경기도를 만들겠습니다'였습니다.

    그래서 대한철도학회, 대한교통학회, 대한터널학회 3개 학회에 연구용역을 줬고 그 결과 물이 GTX입니다. 지금 자전거 탄다고 하는데 자전거 갖고 산업이 됩니까. 교통이 됩니까. 레저나 스포츠는 될 지 몰라도...지금 우리나라 철도가 세계 5위입니다. 그런데 GTX를 하고 나면 동경,뉴욕,런던,파리를 능가하는 지하철도 부분에서 1위로 올라섭니다.

    재원은 어떻게 조달하고, GTX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우선 민자에서 60%를 부담하기로 했고 동탄 신도시 개발이익금과 국비(15%), 지방비(5%)로 재원을 충당할 계획입니다. 처음 우리가 연구할 때는 민자가 51%만 부담하면 되겠다 했는데 우리나라 건설회사 중 1등 부터 10등까지 다 달라붙었고 이들이 '우리 안이 좋다'고 해서 60%를 부담하기로 했어요. 또 우리는 3개 노선을 제안했는데 (민자에서) 4개 노선을 하겠다고 하고, 동시에 착공을 하겠다고 합니다.

    동탄에서 서울 삼성역까지 22분만에 갈 수 있습니다. 또 삼성역에서 경기 일산 킨텍스까지가고, 의정부에서 금정까지 갑니다. 거리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경기도 전역을 30분 내로 갈 수 있습니다. 이건 혁명적인 일입니다. 단순한 교통의 혁명만이 아니라 수도권 공간의 혁명입니다.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그랑파리'를 발표했는데 파리를 확장시키고 이로인한 통합시너지를 높여 영국 런던이나, 독일의 베를린을 능가하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우리도 같은 맥락이다. 경쟁에 이기려면 일정단위 내에서 시너지 강화시켜서 끌어 올라가는 방식인데 그런 면에서 매우 획기적이고 혁멱정이다. 지하에는 GTX, 바다에는 보트와 요트, 하늘에서는 에어쇼를 해 이 부분에서 우리가 세계 최고수준을 만들고 싶습니다.

    GTX 착공은 언제쯤 할 계획입니까.

    지금 4월 30일에 이미 민자에서 국토해양부에 제안했고 지금은 적격성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중으로 결판이 나면 바로 착공에 들어가고 우리 계획대로라면 2016년에 개통됩니다. 제가 GTX를 제안하니까 국토부에서도 아무 말 못합니다. 교통학회, 철도학회, 터널학회가 연구해 내놓은 결과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을 단 한 사람도 못만났습니다. 다 반론은 있지만 GTX에는 아무도 반론이 없다. 진짜 획기적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지방자치를 한다는 게 넌센스 아닙니까.

    그럴수록 지방자치를 해야죠. 대통령이 왜 불행해지느냐. 그것도 제가 연구를 많이 해봤는데 절대권력 때문에 불행한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절대권력 때문에 저렇게 된 거 아닙니까. 다른 이유가 있겠습니까. 저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는 게 절대권력 때문에 불행해진 거 아닙니까.

    노 전 대통령이 절대권력자였나요.

    절대권력이죠. 아니면 왜 거기 돈을 갖다 주고 그 난리를 칩니까. 이유가 뭡니까. 제가 (노 전 대통령) 취임 전 부터 미리 지적을 많이 했잖아요. 똑같은 멤버들이에요. 박연차, 강금원, 안희정, 이광재 다 그대로에요. 내가 이야기 했던 그 사람들 그 출연진 그대로 입니다.(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당선자 시절 측근 비리 의혹을 제기해 민형사상 고소를 당했는데 모두 승소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자살 이유는 돈 때문이란 겁니까.

    돈 때문이라기 보다 검찰수사 때문 아닙니까. 검찰수사는 돈이죠. 다른 게 뭐가 있습니까. 검찰수사라는게 저도 받아보지만 이게 어마어마합니다. 정말 잠을 못자요.

    100% 검찰의 압력 때문이었다는 겁니까.

    그것 때문이라고 봐야죠.100%라는 이런 말은 좀 어떨 지 몰라도 다른 게 뭐가 있겠습니까. 제가 노 대통령 재산을 전부 다 들여다 봤거든요. 모든 걸 다 들여다 봤어요. 현지 답사해서 다 들여다 봤어요. 노 전 대통령 재산이 원래 6억 얼마로 나와있습니다. 명륜동에 집이 있었는데 대통령 하고 나서 집이 갑자기 없어졌어요. 대통령 재산등록을 보면 집이 갑자기 없어졌어요. 6억이 넘는 집이었는데 어떤 이상한 사람한테 팔았더라구요. 그 사람이 왜 그 집을 샀는지 모르지만 그리고 대통령 재산이이 취임과 동시에 '0'이 됐습니다. 그래서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원래 (노 전 대통령이)재산이 많아요. 땅도 있고 많은 분입니다. 그래서 참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결국은 집없이 살 수 있나요. 나이 드니까 자기 자식도 집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고, 봉하마을 사저도 잘 지은거 아닙니까. 저것도 필요할 테고, 여러가지 사람 사는데 집 필요하니까. 결국은 그런 과정에서 문제가 다 터진 거 아닙니까.

    노 전 대통령 자살을 운동권의 분신자살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궁지에 몰린 좌파에 단결의 메시지를 전달하려했다는 해석인데요.

    저는 수사를 많이 받아본 사람입니다. 감옥도 많이 가보고, 수사는 더 많이 받아봤구요. 그런데 수사가 매우 괴로운 겁니다. 노 전 대통령은 얼마나 괴로웠겠습니까. 부인이 계속 불려다니고, 자식을 계속 부르고, 자기 친한 사람은 다 감옥에 갔죠. 저는 대한민국 검찰에 대해 매우 놀라운 믿음을 갖고 있어요. 노 전 대통령이 매우 견디기 힘들었을 겁니다.

    노 전 대통령과 사적관계가 있습니까.

    저는 몰랐죠. 국회의원 되고 알았어요. 1988년 저는 감옥에 있었는데 그때 '노무현이라는 사람 열심히 뛰는구나'하고 생각은 했어요. 그 뒤 89년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당시 국회의원 할 때 국회의원 사무실에 잠깐 들른적이 있어요. 노동관계에 대해 얘기하려고 들른적이 있죠.

    86년 5월 인천사태후 감옥에서 나와 96년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될 때까지 꼭 10년이 걸렸습니다. 이념의 노예에서 해방된 게 언제입니까.

    (웃으며)권력의 노예로 바뀌었습니까? 감옥에서 많이 바뀌기 시작했죠. 소련이 무너지는 것을 보니까 형편이 없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당시 소련 여자들이 청바지 한장 값에 몸을 팔아야 하는 형편없는 이야기를 듣고 그 사회가 정말 문제가 많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죠. 그리고 '사회주의 길은 안되는 구나' 생각했죠.

    그때 안병직 교수 같은 분은 그래도 서울대학교 교수 아닙니까. 토론도하고, 방황도하고, 모색도 할 수 있는 좋은 위치였죠. 하지만 우리는 밥을 못 먹으니까. 매일 먹고 사는게 힘들었죠. 정말 서민이 아니라 서민 이하였죠. 그래서 안 교수님이 처음 생각 바뀌었다고 했을 때 저는 '서울대 교수니까 바뀌었다'고 봤어요. 나는 밑바닥에 있었으니까 바뀔 수 없는 사람이고, 안 교수님은 역사를 하셨기 때문에 보는 눈이 굉장히 크고 넓죠.

    87년 이후에 노동운동 상황이 바뀌었어요. 안 교수님이 저에게 충고를 했는데 '김군! 자네는 이미 노동현장에 필요가 없네. 다른 거 생각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제가 '무슨 말씀입니까?'하고 되물으니까 안 교수님이 '노동자들 다 자기들 알아서 해. 자네가 노동자보다 더 못살아. 생각해봐 자네 뭐 있어'라고 하시더군요. 진짜로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렇더라구요. 안 교수님이 '그 사람들 다 자기 살기 위해서 하는거야. 자네도 자네 살길 생각해. 그러면서 그 속에서 사회를 위해서 생활해야지 본인은 아무것도 없으면서 앉아서 남을 위한다고 하니...너 부터 제대로 하고 네 가족부터 잘 돌보라'고 하시더군요. 가만 생각해보니 맞는 말씀이에요.

    안 교수님은 개인적으로 저한테 미친 영향이 엄청나요. 단순한 이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 것 부터 굉장한 영향을 줬죠. 그래서 민중당을 했죠. 합법적인 제도권 내에서 활동을 하려 한 것인데 표를 못얻어 완전히 망했죠. 저는 이재오나 누구보다 장기표씨를 좋아했어요. 장기표씨 선거사무장을 했었고 저는 민중당 비례대표 3번을 받았는데 한명도 당선이 안됐고, 표를 못받아 선거관리위원회로 부터 해산 명령을 받았죠. 그러다 김낙중 간첩 사건이 터졌다. 그때 안 교수님이 '봐라 자기 생각을 정리 못하면 이런 일이 앞으로도 계속 터질 것이다. 생각을 분명히 정리해야 된다'고 충고했다. 그런 속에서 서서히 생각이 바뀐거죠.

    안 교수님이 김 지사가 바뀌는데 10년 가까이 걸렸다고 하더군요.

    10년 걸렸네요 정말. 아마 80년에 남영동 사건 때 70명이 넘게 잡혀갔는데 안 선생님은 이 사건이 터지고 '아!  이게 안되겠다'고 생각했데요. 그리고 일본 동경으로 가서 완전히 바뀌었죠. 80년도에 벌써 손을 털었죠. 저는 80년도에 노조위원장을 했어요. 남영동 사건 뒤 나오자 마자 파업을 했고, 파업에서 완전히 대승을 했어요. 그때부터 저는 상승기류를 탄 거죠. 좌파에서 최대두목으로 나서게 된 거죠. (감옥에서)나와 민중당 할 때만해도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민중당이 실패하고 나니까 '합법적인 정당도 안되잖아'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다시 권인숙씨가 하던 노동인권연합소장을 했어요. 그때 권인숙씨는는 자기 남편과 보따리 싸서 미국 유학을 갔죠. 저는 그래도 구로동 5거리에 권인숙씨가 하던 노동인권을 맡아 소장을 하고 있는데 그때 YS(김영삼 전 대통령)쪽에서 제안이 온 거에요. '이제 한 번 들어와서 (당시)민자당을 해보지 않을래'하고 제안이 왔어요. 그래서 또 안 선생님과 상의를 했죠. 상의를 해보니까. YS가 특별히 나쁜 사람도 아니잖아요. 사람이 자유주의자지만 그래도 그때는 개혁을 워낙 세게 할 때니까 '뭐 잘하네'라고 생각했죠. 문민정치도 하면서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구로공단에 앉아 쭈그리고 있는 것 보다야 안 낫겠나 싶어 들어갔죠.

    정당에 들어왔는데도 제 생각은 다 정리가 안됐죠. 애매한 구석이 많이 남아있었죠. 이런 데 대해서 저는 안 선생님한테 늘 물어보기도 하고, 공부도 하고, 소위 말하는 사상 이념적 방황과 학습, 이런 걸 계속 한거죠. 조금조금씩 생각이 정리가 돼 나간거죠. 아직까지 다 정리됐다고 할 수 없죠. 여러가지로 독특한 점이 남아있는거죠. 전부 제대로 치유됐다고 할 수도 없고, 처음부터 완전히 자유민주자의 길만 걸었던 사람과는 다른 독특한 특성이 많이 남아있을 거에요. 제 그 사상적 궤적이 매우 특이하죠. 아주 독특한 자기 개성이죠. 저도 그게 뭔지는 모르지만 뭔가가 있을거에요. 우파에는 어떤 사람을 깊이 연구하는 게 없어요. 좌파의 이론가들은 저를 연구하는 사람이 많아요. '저 인간이 어떤 인간이냐' '지금 하고 있는 게 저것은 좌파가 봐도 수긍할 만 한거다' 이런 것도 상당히 있을 거에요.

  • ▲ 인터뷰를 한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 뉴데일리
    ▲ 인터뷰를 한 인보길 뉴데일리 대표.ⓒ 뉴데일리

    김문수 스타일을 연구하는 좌파는 누구죠.

    글 같은 게 나오는 거 보면 보이죠. 한겨레에 있는 김효순, 서강대 손호철 교수, 등 수두룩 합니다. 이런 좌파에서는 '저 인간이 지금 어떻게 저리가 저 짓을 하느냐'고 처음에는 욕도 많이 하다가 요즘에는 그래도 욕이 조금 옛날 보다는 잊어먹어서 그런건지 모르지만 적은 편 아닌가요. 옛날보다는 욕을 좀 덜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요.

    좌파들이 오면 저는 정면으로 얘기합니다. 일전에 제가 쌍용자동차 위원장하고 정갑득씨라는 금속노조위원장이 있어요. 정갑득씨가 노조에서 제일 센 친구인데 저는 다짜고짜 물었어요. '쌍용자동차를 살릴거요. 죽일거요' '살리려면 머리띠 매야겠어요 안매야겠어요' 그랬더니 가만히 있죠. '빨리 문 닫고 싶으면 매든지 자빠지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했죠. 본인들도 한계상황에 온 것을 알죠. 이런 극한 상황에서 어떻게 되겠느냐는 질문을 안 선생님이 잘해요. 이 분이 역사를 했기 때문에.

    저는 늘 '어떤 좌파든 다 바꿀 수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좌파가 틀렸기 때문이죠. 이상을 추구하면서 현실적은 고려를 안하는 게 문제죠. 평등해야 한다고 하는데 평등이라는 건 좋은 가치고 이상이죠. 그러나 지금 이 상태에서 어디까지 평등할 수 있느냐. 이런 생각을 안하죠. 구호로서는 좋지만 인간이 인간다워지기 위해선 어떤 물질적 조건이 충족이 돼야 인간다워지느냐는 생각은 안하죠. 북한에 가보면 제일 재미있는게 '우리는 우리식대로 살자'는 게 금강산에 붙어있어요. 우리 식대로 사는 게 굶어죽는거에요. 우리 식대로 라는 게 뭐하는 거에요. 말은 좋지만.

    그런 점에서 우파들이 좌파들을 바꾸기 위한 구체적인 경험이 별로 없어요. 좌파는 매우 불리한 악조건 속에서 은인자중하면서 때를 기다립니다. 조직을 할 때 단선으로 하는 게 아니라 항상 복선 조치를 취해요. 비교도 하고 만약의 경우도 대비하죠. 좌파가 이렇게 득세할 때까지 30년 이상 걸렸죠. 엄청난 세월을 버텨온거에요. 그런데 우파들은 보면 권력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동지는 어디서 부터 생기는지, 적을 어떻게 교란 변화시켜 아군을 넓혀 나가는지, 문화예술이 왜 필요한지, 선동선점이 뭘하는 것인지, 인간의 의식화는 어떻게 해야 되고 왜 필요한 지 기본이 없어요. 그러니까 사상 또는 전략전술을 보면 애같고, 유치하죠. 집회를 가 보세요. 좌파들은 절대 먼저 내세우지 않습니다. 윤도현이다 뭐다 하면서 인기인들 내세워 기타치고 재미있게 해서 불러 모읍니다. 어디까지가 운동이고 어디까지가 놀이인지 모를 정도로 교묘하게 끌고가요. 영화도 다 잡아버렸잖아요. 문학도, 미술도, 학교교단도 그렇죠. 국회에서도 강기갑 대표 하는 걸 보세요. 일당백이잖아요. 첫째 신념이 있으니까, 두번째 그런 끈기와 인내 확신 비전을 갖고 있으니까, 그 다음에 그 전술이 매우 독할 때 독하지만 대단한 순발력과 자기전술운용능력이 있어요.

    노동운동할 때 제가 늘 부러워했던 것이 영국의 노동운동, 미국의 노동운동이에요. '야! 한국노동운동이 언제 저렇게 발전하냐'했죠. 노동운동 할 때는 그런 걸 우리 모델로 생각했는데 지금 우리 노동운동은 어느 정도입니까. 쌍용차 CEO들도 왔다갔는데 그 사람들 얘기가 '문화혁명 때 꿈꾸던 세상이 바로 쌍용자동차 여기있네'라고 합니다. 일 안하고, 매일 놀고, 돈은 제일 많이 받고, 기가 막힌 거죠. 결국 그러다 망했지만. 그러니까 세상에 우리 노조처럼 강성이면서 돈 많이 받고, 많이 놀고, 일 적게 하고 이런 곳이 어디 있습니까. 그러니까 옛날 좌파가 꿈꾸던 것들이 상당 부분 여기서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 허점이 많은 거죠. 그래서는 사회가 유지될 수 가 없죠. 제대로 해 나가야 하는데 그 사령부가 어디냐. 저는 이론상으로 이야기 한다면 우파의 사령부는 한나라당이 돼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우리 당은 웰빙당이에요. 웰빙은 제대로 하는 것 같아요. 개인웰빙은 하죠. 그러니까 내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면 되고, 내 후원금 거치면 되고, 내가 뭐 하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국민이 어떻게 되느냐, 나라가 어떻게 되느냐는 두 번째에요.

    당에 들어가서는 실망하지 않았습니까.

    당시는 별로 실망안했습니다. 그렇게 실망한 게 없어요. 그때는 어떤 동네인지 배우기 바빴죠.

    노무현 전 대통령 자살 사건으로 노 전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비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여러 평가를 많이 하는데 노 대통령을 그렇게 평가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저는 그 둘을 비교하는 것은 오늘 처음 들었고, 우리가 리더십을 얘기할 때는 이승만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 정도를 비교해 볼 수 있죠. 노무현 대통령을 그런 리더십과 비교하는 것은 오늘 처음 듣는 얘기네요. 다만 저는 노 대통령에 대해 매우 저도 충격을 많이 받았고, 노 전 대통령이 봉하마을 내려간 것은 잘 한거라고 봐요. 그것은 칭송 받을만 하다고 봐요. 그런데 봉하마을 가서 그렇게 웅장한 집을 짓지 않고 원래있던 그 초라한 집 속에서 생활했더라면 더 언행이 일치되고 더 존경받지 않았을까요.노 대통령이 봉하마을에 가서 살았고 살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거죠. 그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도 대단하다고 봐요.

    왜 대단하죠.

    그로 인해 권양숙 여사는 면책이 된 것 아닙니까. 모든 허물을 다 덮었구요. 가정적일 뿐만 아니라 한 개인이 죽음으로서 자신의 여러가지 문제를 다 덮은거죠. 매우 용기있는 사람이죠. 잘했다고 보지는 않지만요. 운동권에서는 투신이라고 하는 용어가 있습니다. 그냥 몸을 던진거죠. 투신을 한건데,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죠. 잘했다라는 말씀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몸을 던진 것은 상당한 불을 지른거죠. 그것도 굉장한 거죠.

    자신의 허물을 덮어 좌파가 설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 같아요.

  • ▲ 국회의원 시절 '노무현 저격수'로 명성을 떨쳤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노 전 대통령 자살의 원인이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에 있다고 주장했다. ⓒ 뉴데일리
    ▲ 국회의원 시절 '노무현 저격수'로 명성을 떨쳤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노 전 대통령 자살의 원인이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에 있다고 주장했다. ⓒ 뉴데일리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우리 애국세력에서 해야될 것은, 그런 것을 시비거는 수준으로는 안된다는거죠. 우리는 한 단계 더 높은 비전을 갖고,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 나와야죠. 그 직에 있으면서 부패되지 아니하고, 그러나 나라가 필요할 때는 스스로 목숨을 던질 수 있는, 용기와 정말 청렴과, 그리고 통찰과, 상당한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걸출한 지도자를 만들어내야죠. 어떻게 만들어지느냐. 학교를 통해서 젊어서 부터 지도자의 덕목이 무엇이고, 어떤 위기적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할 것인지, 몸가짐은 어떻게 해야하고, 관직에 나갔을때는 어떻게 조심하고, 물러설 때는 어떻게 물러서고, 또 어떻게 사회에 봉사할지, 이 모든 것들을 제대로 잘 가르쳐 줘야 하는데 없죠. 정치적으로 토양이 척박해요. 서로 비방하고 욕은 할 지언정, 교과서도 없고, 학교도 없고, 스승도 없고, 동반자도 없고 뭐 하는거에요.

    늘 이야기하는데 한나라당이 지금 해야할 게 정치지도자를 양성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야 합니니다. 국회의원이라고 정치지도자가 아니거든요. 초등학교 부터 노인정에 있는 사람까지 정치는 어떻게 돼야 하는지, 정치인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국회의원은 어떻게 해야 좋은 국회의원인지,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이 좋은 대통령인지, 박정희 대통령이 여자를 끼고 죽은 것은 잘한 일이 아닙니다. 저는 그것을 미화하지 않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한 것중에서도 유신을 선포한다든지, 개헌을 한다든지 쿠데타를 한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가 일제시대때 만주군관생활한 것도 잘못이구요. 그러나 그 잘못 속에서 다시 또 잘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줬잖아요. 굉장히 귀한 것이죠.. 저도 제가 좌파적인 생각을 가졌던 것은 잘못이에요. 

    저는 고속도로를 반대했습니다. 그때는 다 반대했습니다. 지식인이라는 사람들 다 역사적으로 길목길목 이미 검증이 끝날 만한 일에 대해서 명백히 오류를 저지른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여기에 대해서 솔직한 자기비판과 고백이 있어야 합니다. 그게 역사잖아요. 그것이 교과서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박정희 대통령이 위대한 민족중흥의 지도자이지만, 그의 오류를 정확하게 지적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새로운 지도자를 만들어 내야 선진국으로 갈 수 있죠. 박정희 만한 지도자만 계속 나온다면 선진국이 안되는거죠. 노무현 대통령이 갖고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장점은 찾아서 배워야 합니다. 모범을 만들어내야죠. 저는 그렇게 봅니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에 교육이 없고 생각이 없어요. 웰빙밖에 없으니까요. 어떤 신념을 갖게 되면 웰빙에 지장이 있습니다. 두 번째 한나라당이 잘못된 게 국민과 소통이 안돼요. 소통이라는 건 매우 조직적이거나, 생활이 밑으로 내려가든지, 그 언어가 신금을 울리든지, 언어가 안 되면 노래를 하든지, 그림을 그리든지, 만화를 그리든지, 텔레비전을 이용하든지 해야 하는데 소통이 부족해요. 이 두개를 고치지 않고는 절대 정당으로서 성공할 수 없어요. 이 두개가 제일 부족해요.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 어떻습니까.

    (웃으며)제가 이 대통령에 대해선 할 말이 많은데 이제 살아있는 권력이기 때문에 저도 조금 신경이 쓰이네요. 제가 이 얘기는 여러 경로로 통해서 많이 하는데 첫째는 통일부를 복원 강화해야 돼요. '통일부를 없애겠다'는 발상은 아주 잘못됐던 거에요. 통일은 우리 애국세력, 그리고 우파의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 소명이에요. 이 통일을 위해서 우리 힘의 상당한 부분을 집중해야 합니다. 이것을 무시하고, 통일문제는 '뭐 외교부에서 하면 안되느냐'는 것은 정말로 위험한 발상입니다. 대한민국 헌법을 보면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 그 부속도서'입니다. 탈북자가 오면 먹을 거 주고, 집도 주고, 정착금까지 현금으로 다 줍니다. 그래서 통일을 전담할 수 있는, 통일문제만을 고민할 수 있는 통일부는 강화돼야 합니다.

    두번째가 통일에 관한 전문가들을 널리 써야 합니다. 널리 써야 합니다. 가리지 말고 써야 합니다.
    세번째로 여기에 대해서 단순한 비전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플랜이 있어야 해요. 그런데 우리 현 정부에서 이 비전이 약하고, 조직은 와해상태에 있고, 그리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이 매우 학습수준에 지나지 않아요. 나쁘게 말하면 아마추어 수준이에요. 우리의 시스템이 그렇다는 거죠. DJ는 굉장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옳다 그르다'를 떠나 오랜 세월동안 숙성된 생각을 갖고 있어요. 자기 삶을 건 생각을 갖고 있어요. 저쪽이 이렇게 나오면 이렇게 하고, 그게 뭐 여러가지 비판을 받든 말든간에 분명히 자기관이 있어요. 통일관이 있고, 대북한관이 있고, 그걸 풀어나갈 구체적인 방안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집권기간에 그것을 풀었나요.

    상당한 부분을 해냈죠. 노벨상 까지 탔잖아요. 사실 아닙니까. 노벨상 타면 되겠느냐 우리 다 그렇게 욕하잖아요. 'DJ가 사심이 있었다'고 말을 하죠. 그러나 저는 대단한 일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노벨상 탄 것 자체가 대단합니다. 김정일 만나서 회담한 것도 대단한 겁니다. 그것도 처음이니까. 그리고 개성공단이라는 것도 대단한 겁니다. 간단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이 개성공단이든지 여러가지를 해결해나가는 데 우리가 쩔쩔매는 것을 생각해보세요. 저는 굉장히 냉정하게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모든 걸 잘했다고 하는 게 아니라 저는 DJ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보는 대표적인 사람이에요. 그러나 지금 우리 하는 것을 보면 다시한번 생각해봐야해요.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느냐 ' '당신 통일에 대해서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느냐'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하고 개성공단을 쥐어 흔들 때 당신은 무슨 대응을 하고 있느냐' 제가 갖고 있는 비전의 첫 번째가 대한민국 헌법을 중시해야 된다는 거죠. 북한은 대한민국의 땅이고, 북한 주민은 대한민국 국민이에요. 북한 주민에 대해서는 인도적인 지원을 해야 됩니다. 거기에는 조건이 없어요. 굉장히 중요한 대북관이고 통일관입니다. 이것도 제대로 모르고 헌법도 제대로 모르고 있으니…

    그 말씀에 이의를 제기할 국민은 별로 없을 것 같은데요.

    왜 많이 제기하죠. 우리 한나라당에서도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내가 이렇게 얘기하면 굉장히 비판하죠. 크게 봐야 될 것과 구체적으로 실행이 얼마나 잘 되느냐와는 차원이 다르죠. 제가 또 많이 비판하는게 과학기술부도 없앴거든요. 말로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있다고 하는데 사실상 없어진거에요. 왜 없애요. 과학기술자는 여기와서 10번도 수십명이 와서 얘기합니다. '잘못됐다'는 겁니다. '왜 없앴느냐'고 물어보면 '정부기구를 축소해야 한다', '작은정부를 해야 되기 때문에'라고 하는데 작은정부하려고 통일부 없애고, 과학기술부 없애고, 여성부 없애고 통일부는 있지만 반신불수가 됐죠.

    다 중요하겠지만 지도자라면 그래도 선택을 해야하죠. 지금 제일 필요한 것 3가지를 꼽으라면.

  • ▲ 김 지사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묻자
    ▲ 김 지사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묻자 "촛불시위를 겪으면서 굉장히 소심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뉴데일리

    지금 이명박 대통령께서 하시는 것 가운데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경제위기의 극복이죠. 극복을 넘어서 바로 경제기적을 이룩하는 계기로 삼아야죠. 그게 1번이죠. 그 다음에는 국정의 기본철학과 운영원칙이 문제죠. 이게 애매해요. 그러니까 비전이 잘 안보이죠.

    두번째 정부가 해야할 것은 기업이 하지 못하는 R&D, 교육, 이런 것들을 강화해줘야 합니다. 기초R&D라든지, 기초과학이나 돈이 많이 드는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것을 정부가 도와줘야 합니다. 기업은 단기이익에 주로 충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꾸준하게 체질을 강화하면서 새로운 기초과학을 통해서 점프할 수 있는 도약대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세번째 교육에서 대혁명을 일으켜야 합니다. 핵심은 대통령이 하는 게 아니에요. 대학교육은 대학자율에 맡기고, 개방하고, 세계적인 대학이 들어올 수 있게 개방하고, 자유를 맡겨줘야 해요. 초.중.고등학교 교육은 자치단체장한테 다 맡겨줘야 합니다. 대통령은 손을 털어야 합니다. 손을 터는 것으로 혁명을 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과외수업 몇시까지 단속한다는 것을 갖고 이걸 갖고 그러는 건 되지도 않고, 만인의 웃음거리 밖에 안 됩니다.

    정확한 결단과 과감한 집행이 필요해요. 그런데 우리 대통령께서 불행하게도 촛불시위를 겪으면서 굉장히 소심해지셨어요. 그래서 늘 좌고우면해요. GTX는 왜 잘 못하냐. '어 이거하면 지방에서 수도권만 도와준다고 하지 않을까' 정부는 15%만 내고 60%는 민간이고 20%는 개발이익인데 15%내는 것 갖도고 그렇게 꼭 좌고우면해야 되겠습니까. 지방은 광역철도 같은 경우 80%를 국비로 지원합니다. 이것은 15%만 도와주는 건데 '아이구 이건 또 어떻게 될까'하고 고민하면 아무것도 못하는거죠. 임기는 금방 다 가버립니다. 저도 임기 4년인데, 임기 5년 금방 가버립니다. 그러니까 미국도 그렇지만 초반에 100일이 정말 중요합니다. 전광석화로 밀어치워야 합니다. 그래야 그 트랙을 밟고 나가는거죠. 저는 '(이 대통령) 이미 안되겠구나'하고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요. 저는 그러나 아직 오바마 보다 더 임기가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까. 지금도 안 늦습니다. 경제는 비교적 잘 하시는 편이에요. 외교도 그런데로 잘하세요.

    그러나 정치적 리더십, 그 중에 첫번째가 박근혜 전 대표하고 잘 관계를 가져가야 합니다. 그건 기본입니다. 박 전 대표하고 호흡이 맞아 나갈 때 본인의 정치운용 선택의 폭이 크고, 그 다음에 힘을 받습니다. 그런데 계속 화합이 안되면 본인 운신의 폭이 너무 좁아져요. 당에서 부터 좁아지죠. 야당은 벌떼같은 사람들 아닙니까. 저 사람들은 완전히 맹수죠.육식성 정당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초식성 정당입니다. 원래 달라요. 생리자체가 달라요. 밖에는 맹수가 으르렁거리고, 안에는 자기보다 더 큰 대중적 지지와, 권한은 없지와 대중적 지지와 인기를 갖고있는 박 전 대표같은 사람이 있단 말이에요. 이게 되겠어요. 정치적으로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만 모든 정책이 집행이 되는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