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게임 중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온: 영원의 탑' 운영진이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동안 게임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혀 유저들의 반발이 거세다.

    아이온을 운영하는 엔씨소프트측은 27일 "노 전 대통령을 함께 추모하고자 영결식이 진행되는 시간 동안 plaync 게임 및 웹서버를 일시 중지한다"고 공지를 띄웠다. 29일 오전 10시 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동안 서비스가 정지될 전망이다.

  • ▲ 온라인게임 '아이온:영원의 탑'을 운영하는 plaync 측이 띄운 공지 <화면캡처>
    ▲ 온라인게임 '아이온:영원의 탑'을 운영하는 plaync 측이 띄운 공지 <화면캡처>

    ◇"추모와 게임은 무슨 관계?" 불만 터트리는 유저들

    이에 게임 유저들은 아이온 홈페이지 아이온게시판을 통해 "노 전 대통령 추모와 게임이 무슨 관계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아이디 '슈발늠'은 "노 전 대통령 돌아가신건 애통하고 슬픈일이지만 이를 명분으로 유저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서비스 중단을 일방 통행으로 알리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혼백'은 "노 전 대통령이 사망하신 일은 정말 슬픈 일인데 서버 정지와는 어떤 관계가 있느냐"며 "공지에 '노 전 대통령을 함께 추모하고자 게임서비스 일시정지한다'고 하는데 회사 전원이 영결식에 참여하는거냐"고 따졌다.

    '리나엔더슨'은 "노 전 대통령이 사망해서 추모하는건 당연하지만 게임 서비스 중단은 웃기는 말"이라고 비꼬았다. 그는 "진짜 추모 의미를 원한다면 서비스 중간에 운영자가 전체 공지로 '지금 영결식 중이니 게임을 잠시 멈추고 노 전 대통령 마지막 길에 애도의 묵념을 하자'는 그런 방법이 더 좋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너희들도 전부 애도해라'고 유도하는 거니? 오바하지마"

    운영자측에 원색적 비난을 가하는 유저도 있었다. '졌소부인'은 "지금 노무현이 문제가 아니다. 운영자들 게임 서비스나 제대로 하면서 노무현 추모나 하고 그래라. 지금 남 걱정(할 때냐)? 팔자좋네"라고 비꼬았다.

    'nuguri'는 "애도는 하지만 좀 오버하는거 같다"며 "운영자 측에서 독단적으로 판단해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너희들도 전부 애도해라'고 유도해 가는거 같다. 외국에서 살다 온 친구가 이런 일은 소송감이라고 하더라. 이렇게 까지 하면서 오바할 필요가 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나라가 민주주의냐"

    일부 유저는 "민주주의 국가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헬켓'은 "우리나라는 왕정국가 아니다. 다수 이용자들에게서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체가 이용자 의견과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서비스가 중단돼서는 안된다"며 "온라인 게임 서비스사가 한 나라의 전 대통령 자살 또는 타살로 인해 일시 서비스 중지를 하는 예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엔씨소프트가 얼마나 무책임한지, 또 자사 온라인 게임유저들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고 있는지 확실히 알게 됐다"고 비판했다.

    ◇"국민한테 자살 가르친 노 전 대통령, 한심하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도 거셌다. '델피루시아'는 "영결실 때문에 게임을 못한다고 하니 기분이 나쁘다"며 "국민한테 자살이라는 지식을 가르쳐 준 노 전 대통령이 한심하다는 생각 뿐이다"고 질타했다.

    's관우s'는 "노 전 대통령이 게임 유저에게 해준게 뭐가 있느냐" "따지고 보면 우리한테 아무런 도움이 안된 사람이다. 그런데 그가 죽었다고 왜 유저가 피해를 봐야 되는냐"고 항의했다.  또 그는 "추모한답시고 장장 7시간동안 서버를 안연다고 하는데 정액 끊어놓은 유저들은 어떻게 하느냐. 솔직히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plaync 측은 's관우s'와 같은 정액권 사용 유저의 불만을 고려해 28일 '파워 이용권 상품' 등을 이용하는 유저들에게 1일 정액 쿠폰을 지급하겠다고 재공지했다. 이러한 공지가 게시 된 이후에도 유저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 앉지 않았다.

    일부 유저들은 자신의 글이 삭제됐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배킹'은 "왜 내 글을 지웠는냐, 유료사이트에서 (운)영자들 마음대로 애도 시간을 정해 애꿎은 유저들을 상주로 만드는게 옳은 일이냐"며 반발했다.

    운영자 조치에 반색하는 유저도 더러 있었다. 그들은 "멋지다"(에반젤린릴리) "오랜만에 plaync 맘에 드는 일 하는구나"(무극패왕)이라고 칭찬하는가 하면, 서비스 중지에 불만을 터트리는 유저들을 향해서는 "폐인같은 놈들, 게임 몇시간 안하면 죽냐"(알라뽕) "하루 게임 못한다고 떠드는 한심한 것들"(무원) "당신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이 창피하다"(데닌) "게임중독자"(생명) "추모하기 싫음 7시간 동안 처 자"(거프)라는 등 비난을 가했다.  게임 서비스 중지로 인한 찬반 논쟁은 영결식이 끝날 때까지 계속 이어질 조짐이다.

    아이온을 비롯해  plaync 측이 게임 서버를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와 '리니지2'도 노 전 대통령 영결식 기간에 맞춰 서비스가 일시 중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