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맹정주 서울 강남구청장은 '녹색 전도사'로 더욱 유명하다. 강남구의 '탄소마일리지 시스템'은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지방녹색정책 보고회에서 우수 사례로 소개됐으며, 이 대통령으로부터도 긍정 평가를 받았다.

  • ▲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8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8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녹색성장은 생존 위한 필수 사항"이라고 말했다. ⓒ 뉴데일리

    맹 구청장은 8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녹색성장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거나 자원을 아끼자는 도덕적 차원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이며, 우리의 건강한 생존을 위한 필수적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강남구는 지방자치단체로는 전국 최초로 지역 내 폐식용유 수거함을 설치, 하수구에 버려지는 폐식용유 전량을 회수하는 등 녹색환경 지키기에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자출(자전거출근)' 확산을 위해 자전거 무인대여 시스템, 자전거 도로와 같은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는 맹 구청장은 자전거 타기 실력을 높이기 위해 '맹연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맹 구청장의 '녹색성장'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을 평가한다면.

    ▶ 지난 3일 경남 창원에서 개최된 녹색성장 지방정책보고회에서 전국 최초로 개발한 강남구 탄소마일리지 제도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강남이 선정된 것은 탄소마일리지 제도를 타 자치구가 벤치마킹 포인트로 삼아 녹색성장을 조기에 지방으로 확산하고 국민 실생활에 정착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자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

    'Green is investment for future', 즉 녹색성장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거나 자원을 아끼자는 도덕적 차원이 아니다. 미래에 대한 투자이고 우리의 건강한 생존을 위한 필수적 사항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녹색성장은 시급한 테마이자 국가 대계다. 강남구도 자전거 정책, 폐식용유 폐건전지 등을 재활용하는 것을 포함해 다방면에 걸쳐 적극 동참할 계획이다. 또 침체된 국가경제에 일자리 창출을 할 수 있어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 '탄소마일리지 시스템' 도입 계기와 성과는.

    ▶  강남구 지역 내 사용처별 에너지 소비량을 보면 기업이 76.4%, 가정이 19.8%, 공공부문이 3.2%이다. 기업부문에서 에너지를 대부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는 행정력으로 에너지 절감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우선 지역 내 22만 세대, 2만3개 기업, 75개 학교, 54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에너지 절약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돌입했다.

    지난 3월 18일 '온실가스 감축 원격모니터링 시스템 및 그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특허를 획득해 국가경쟁력 강화 및 전국으로 보급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탄소마일리지 회원에 한해 우리은행 저탄소 녹색통장을 개설하면 인터넷 뱅킹, 텔레 뱅킹 등 전자금융 수수료와 자동화기기 이용수수료를 100% 면제받도록 은행측과 협의를 마쳤다. 또 가정에서는 감축된 탄소마일리지를 기부금으로 어려운 가정에 기부도 할 수 있다.

    본 시스템은 타 기관과 비교하면 에너지 사용량 입력방식이 자동이며(타기관은 수동), 에너지 절감량 산출기준도 강남구는 전년 동기대비 사용량 증감이지만(타기관은 아파트 평형별 표준 사용량)이다. 또 강남구는 공동주택 에너지 사용량 파악도 각 세대별로 파악이 가능하다(타기관은 아파트단지별로 파악). 그 외에도 강남구는 주소 이전시 사용량 파악이 가능(타 기관 불가능)도록 돼있어 우수하다는 평을 받았다.

    ▷  탄소마일리지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 2009년 4월 말 현재 일반가정은 12만세대중에서 11만7000세대가 참여 했고, 기업은 3342업체, 학교는 61개교, 공공기관은 37곳이 가입했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량은 일반가정집에서 6420톤, 기업이 5175톤, 학교와 공공기관 342톤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82억원의 절감효과를 얻은 셈이다.

    금년도 5월중으로 탄소마일리지 인센티브는 이산화탄소 발생량 10㎏ 이상 절감한 주택회원 4만5322명에 62만 포인트(온실가스 감축량 620만kg)로 3억2100만원(1가구당 7082원 상당)이 지급될 예정이다. 또 기업은 20개소로 감축률과 감축량 순위에 의거해 3000만원, 학교(7개소)와 공공기관(7개소)은 감축률에 따라 각각 500만원 한도 내에서 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본인 마일리지금액을 불우한 이웃돕기를 위해 기부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올 9월에는 경품행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가솔린과 전기를 겸용 사용하는 친환경 자동차인 하이브리드 차량(1대) 외에도 고급 자전거(50만원 상당) 52대, 3만원권 친환경 문화상품권 1000매의 경품이 지급된다. 강남구는 올해 회원 가입 목표를 전체 세대 70%인 17만 가구로 설정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만톤 감축할 계획이다.

    정부적 차원에서 ESCO사업(에너지시설개선사업)이 활성화되도록 에너지 과다 소비업자를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자치단체장에게 위임해 줄 것을 지난 3일 경남 창원에서 개최된 '녹색성장 지방정책보고회'에서 건의도 했다. 그리고 본 시스템으로 절감한 온실가스를 정부에서 구매해 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 강남구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은.

    ▶ 금년 10월부터 누구나 자전거를 이용 할 수 있도록 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을 민자를 유치해 운영한다. 규모는 250여개 스테이션에 자전거 3000대를 강남구 전지역 내 운영하며  이용료는 최초 30분은 무료이며 효율적 관리를 위해 초과시간은 유료화 할 것이다.  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 도입을 위하여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6월부터 10월까지 시설물 공사를 완료하고 10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더불어 올해 자전거인프라 구축을 위하여 개포동길 등 3개 노선에 자전거전용도로 10.26㎞를 설치하고 자전거ㆍ보행자 겸용도로 74.09㎞를 설치해 자전거 이용자 편의를 도모할 것이다. 10월부터는 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 도입으로 출퇴근, 통학, 쇼핑, 업무 등 단거리 교통수요를 흡수하여 교통난완화, 에너지 절약 및 탄소배출 저감에 따른 대기질 향상에 기여하리라고 생각한다.
     
    그 외에도 출근, 통학, 쇼핑 등 생활권 중심으로 이용 패턴을 전환해 단거리 교통수요 변화에 맞는 출근 및 업무용 자전거 임대 사업을 추진한다. 또 자전거의 안전한 이용을 위해 22개 동 주민센터와 17개 남여 중고등학교에 자전거교실을 운영하고 안전사고 예방과 자전거이용률 제고를 위하여 전 구민을 상대로 자전거 보험가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자전거 이용 주민이 늘어남에 따라 자전거 관련 통합 정보 제공과 출퇴근용 임대 자전거 신청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자전거 홈페이지주소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강남구 자전거이용 활성화 계획을 한눈에 보실 수 있으며 국내외 자전거도시 형태 및 자전거 관계법규, 자전거 역사, 종류, 안전한 자전거타기 등 자전거에 관한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향후 자전거 홈페이지를 통하여 자전거 동호회 활동 및 활발한 커뮤니티가 가능토록 지원하고 금년 도입될 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 회원 가입 및 관리 등도 할 수 있도록 확대 운영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자전거교실에서 배워서 시간이 날 때마다 타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환경문제와 교통난은 날로 심각해져 현 시점에서 유일한 해결방법은 친환경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는 길 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법규나 제도 등에 한계가 있어 이제는 중앙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 ▲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8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 맹정주 강남구청장은 8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녹색가정에서 녹색도시가 탄생하고 녹색도시가 되어야 녹색국가, 녹색지구가 가능하다"며 생활속의 녹색 실천을 강조했다. ⓒ 뉴데일리

    ▷ 그동안 녹색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부족하거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 무에서 유를 창조하다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 시스템자동화를 위해 고생을 많이 했다. 우선 몇 가지만 이야기하면 에너지 공급업체(한국전력,대한도시가스,서울시상수도사업본부등)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는데, 개인 정보보호와 보안상 문제로 난색을 표해 기관마다 10여 차례 방문해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아직은 일반시민이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이를 적극적 동참으로 이끌어내는 게 힘들었다.

    ▷ 그외에도 강남구가 추진하는 녹색정책이 있다면.

    ▶ 지난 2월부터 지역내 20개 노선 전 구간에 총 7181개 가로등을 친환경 LED램프 등으로 교체 시공 중이다. 4월부터 전 지역을 순회하며 운전 습관을 고치면 25% 이상 연비를 향상시키는 '에코드라이브 운전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차제로는 전국최초로 지역내 폐식용유 수거함을 설치하여 하수구에 버려지는 폐식용유 전량을 회수하고 있다. 또 관내 431개 편의점에 폐건전지 수거함을 설치하여 폐건전지 및 폐휴대폰 배터리 등을 수거한다. 환경보전시범학교 15개교(초등 8개, 중등 7개)와 민간환경단체와 연계하여 환경기초시설 현장견학, 여름환경교실, 환경 포스터 및 글짓기 공모전 등 환경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신축하는 문화센터나 주민편의 시설에 태양광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하드웨어 부분에도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 탄소배출 절감에 노력하고 있다.

    1300여 직원은 업무를 추진하면서 작은 생활 실천사항으로 친환경제품 구입, 물 아껴 쓰기, 점심시간대 실내 등 끄기 및 온도 적정 유지, 1회용품 사용 줄이기 , 대중교통 이용, 전기 사용량 줄이기, 종이 아껴쓰기 등의 다양한 녹색생활 실천과제를 수행·홍보하고 있다.

    그리고 '에코 강남'을 위해 양재천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다. 양재천은 작년에 대한민국 '아름다운하천 100선'에 선정됐다. 1995년부터 꾸준히 생태하천으로 복원해 왔던 양재천은 현재 3~4급수인 수질을 2급수로 상향되도록 추진하고 있으며 식생개선, 보안등 개선, 편익시설 설치도 진행하고 있다.

    ▷ 녹색정책과 관련해 구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 지구온난화로 전 세계가 자연재해에 봉착해 있다. 특히 우리나라도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2013년부터는 온실가스 배출 의무대상국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져 이산화탄소 등 규제대상 물질 배출을 감축해야 한다. 그래서 강남구는 국제 협약사항에 부합되도록 조기에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한 탄소 마일리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부응하는 가정, 기업 등에는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또 에너지 절약 및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한 교통수단으로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의 밸리브와 같은 무인대여시스템을 도입하여 보다 편리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 중에 있다.

    구민들도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동참할 수 있도록 작지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탄소 마일리지 제도 및 자전거 이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저탄소 녹색성장' 하면 멀리 국가적 대의명분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은 작은 데서 출발한다는 것을 유념해주셨으면 한다. 당장 생활 가까이에서 손에 잡히는 실천을 나부터 해야 한다. 녹색가정에서 녹색도시가 탄생하고 녹색도시가 되어야 녹색국가, 녹색지구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