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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국호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민주공화제의 틀을 만들어 광복 이후 건국의 토대를 마련해줬다"면서 "임시정부는 실로 우리 대한민국의 뿌리요 정신적 토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남산 백범광장에서 열린 '제90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기념식'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임시정부 수립은 3.1운동을 받들어 민족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위대한 선택이었다"면서 "임시정부가 주도한 광복군 활동 등 독립운동은 한민족이 살아있음을 온 세계에 알렸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만시지탄이지만 바로 오늘 외국에 묻혀 있던 애국선열 여섯 분의 유해를 이 나라 이 땅에 모셨다"며 "선 열들과 임시정부 요인들의 해외 후손들을 초청해 선조의 희생과 헌신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엄숙하고도 자랑스럽게 보여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단재 신채호 선생 등 독립유공자 예순 두 분께 가족관계등록부를 만들어 드렸다"면서 "일제가 만든 호적을 거부하고 해외에서 풍찬노숙을 하며 조국광복에 헌신하신 선열들께 이제야 대한민국의 국적과 호적을 바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그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유족들이 호적이 없어 무국적자의 자손이란 이유로 온당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며 "나라를 대표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해 독립유공자들께 국적을 부여하고 그 유족들이 국가의 보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공헌을 항구적으로 기리기 위해 위패봉안시설을 새롭게 건립할 것"이라면서 "이 위패봉안시설에는 일제 강점기 동안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2만여 독 립유공자의 위패를 모시게 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여기에는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경제위기와 관련해 "애국선열들이 기나긴 힘든 시기에도 광복의 희망으로 고통을 견뎌냈듯 우리도 희망을 갖고 이 어려움을 이겨내자"면서 "임시정부의 기본정신인 대동단결처럼 우리가 이념과 지역과 계층을 뛰어넘어 하나가 된다면 어느 나라보다 먼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G20 금융정상회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공동의장국으로서 사전에 논의해야할 의제를 정하고 우리의 주장이 합의문에 반영되는 중심적 역할을 수행했다"며 "경제위기로 고통받는 인류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위기극복을 위한 전 세계의 재정투자가 지속가능한 녹색성장에 쓰일 수 있도록 주장했다"고 소개한 뒤 "대한민국의 꿈이자 비전인 녹색성장이 인류에게 보다 나은 삶을 가져다주리라 확신하며, 온 세계가 우리의 정책을 인정하고 호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은 국제기준의 일방적인 적용대상국(rule-taker)에서 국제기준의 능동적인 기준설정자(rule-maker)로 성장하고 있다"며 "'도움받는 나라'에서 '도움 주는 나라'로, 전후 변방의 약소국에서 성숙한 세계국가로 발돋움한 유일한 나라"라고 힘주어 말했다.